현대와 같이 과학기술 문명과 인간의 정신적 사고가 발달한 시대는 없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연구발표 논문들, 그리고 수많은 정보들 속에 현대인은 자기 전문분야의 서적 읽기에도 급급하고 있다. 현대는 과학주의, 물질주의 편의주의, 실용주의의 정신이 오늘날의 사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문명의 시기에 현대인 들도 과연 종교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인류역사 안에는 종교의 필요성을 주장한 사람도 있었고 종교의 무용론과 폐지론을 주장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종교의 폐지론을 주장한 이들중에는 적극적으로 종교의 말살정책을 펴고 종교인들을 박해한 이들도 있다. 종교의 폐지론을 주장한 이들중에는 유물론의 원조라고 불리우는 데모크리루스(Democritus, BC. 460 ? 306?)를 비롯하여 포이에르바하(L.Feuerbach, 1804-1872) 칼 맑스(Karl Marx, 1818-1883) 니이체(F.W. Nietzsche, 1844-1900) 샤르트르(J.P.Sartre, 1905-1980) 알베르 카뮤(A, Camus, 1913-1960) 등을 들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유물론과 변증법적인 사고에 기초를 두고 과거의 신중심적인 사고에서 인간중심적이며 실존론적인 사고를 펴고 있다. 포이에르바하는 자신의 저서「그리스도교의 본질」(1841)과 「종교의 본질」(1845)에 서 「인간의 감정이 신을 만들어 낸 것이며, 종교는 인간의 이기적 감정을 투사하여 대상화한 인간감정의 소산물」이라고 하였다. 맑스는「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으며, 니이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였다.
그밖에 현대의 무신론사상과 공산주의 사상속에는 종교는 없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찌기 사회과학의 창시자라 하는 오귀스트 꽁트(Auguste Comte, 1798-1857)도 종교는 인간의 인성이 발달하게 되면 자연히 소멸될 것이라고 하였다. 즉 그의 저서「실증철학」(1842)이라는 책에서 인류의 발달단계를 세 시기로 즉 종교적 (신학적)시대, 형이상학적 (철학적)시대, 과학적 (실증적)시대로 나누어, 과학적이며, 실증주의적인 시대가 오면 인간은 자연히 종교를 버리고 인간 이성의 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은 어떠한가? 동구와 소련에서의 공산주의 몰락과 역사적인 변혁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변증법적 유물사관에 기초를 둔 무신론적 공산주의 이론은 더 이상 현대인들을 물질적으로 구원에로 이끌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역사와 인간 체험이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인간은 종교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인간을 참된 인간이 되도록 인간의 선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끊임없이 고양시켜, 이 지구상에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인류와 평화와 공존을 모색하며, 더 나아가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과의 친교를 추구하는 종교는 우리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인류의 정신적 보물이며 구원 길이다. 다만 종교인들이 이러한 공존, 생명존중, 구원을 희망하는 모습을 구체적 삶 속에 보여주지 못한다면 종교 자체가 갖고 있는 인류구원의 본질적 기능을 왜곡시키게 되는 또 하나의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성실치 못한 종교인들이 보여준 신관을 거부하는 또 다른 형태의 무시론을 낳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인은 자신이 믿든 구원 종교의 사상을 삶속에서 이웃에게 보여주는 삶이 중요하며 그것을 믿음과 확신에 찬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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