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내소경의 경우를 취급하는 사람들이 그저 이상하게 생각하는 평민에서 종교문제 판단권을 가지고 있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이관되는 과정을 우리는 지켜 보고 있으며 또 그 소경의 대답의 내용도 예수께 대한 일반적인 인식에서 깊은 신앙으로 옮아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문이 풀리지 않는 보통 사람들은 그 사람 즉 소경이었다가 눈이 뜨게 된 사람을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끌고 있다. 올바른 판단을 얻기 위해서였다. 여기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최고회의 바리사이파들이 아니고 아마도 얌니아 재판소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13절, 15절, 16절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심문을 받았고 18절, 22절에서는 유대아인들의 심문을 받았는데 요한복음서에서는 유대아인이란 말은 바리사이파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소경은 그 치유과정에 대한 심문과 그를 통하여 예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 안식일에는 진흙을 개는 일진흙을 바르는 일, 모두 금지되어 있었고 안식일에 뭔가를 눈에 바를 수 있느냐는 것은 토론의 대상이었다. 소경은 심문에 대답하면서 이 모든 사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자신있게 말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덧붙였다. 『그렇게 하였더니 내 눈이 보게 되었습니다』사실 심문에서 피고가 이 말을 덧붙인것은 요한복음서에서 중요하다. 율법에 눈이 먼 사람들이 멀쩡하게 눈 뜬 사람들을 심문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러니컬하게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사이파 사람들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안식일법을 걸어 예수가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신명기를 인용한 것으로 스스로 예언자를 사칭하거나 점쟁이같은 이교도들의 기적행위자를 말한다.
신명기에 의하면 이교도들이 기적을 행하고 잡신을 섬기라고 유혹하더라도 온 마음과 정성을 다 하여 야훼 하느님을 섬겨야 한다. 그들은 이것을 시험하려고 그런 일을 하지만 그들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라고 훈시하고 있다(13장 1~6). 그러나 이러한 성서인용의 논거는 바리사이파 사람들 사이에서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견이 나와 그들 사이에 분열이 생겼다. 죄인이 어찌 이런 기적을 행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죄인이 기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리(事理)일뿐 성서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파라오왕의 마술사들이 아론의 기적을 흉내냈다는 사실이 기술되어 있고(출애7,11)예수께는 메시아를 사칭하는 자들과 가짜 예언자들이 굉장한 기적을 행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셨다(마태24,24). 다만 요한이 여기서 의도하는 것은 성서의 문구에 따른 논거나 안식일에 관한 율법에 따른 논거보다 사리(여기서는 배내 소경이 눈 떳다는 엄연한 사실에 따른 논거)가 앞선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심문하는 이론이 불리하게 돌아 가는 것을 느낀 바리사이파인들은 소경이었던 사람들에게 유도심문을 던진다. 『그래 네가 그의 기적으로 눈을 떳다고 하자(그것은 사실이니까). 그러면 너는 그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이 사람에게는 예수가 이미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 분은 예언자입니다』라고 거침없이 대답하였다. 누구를 예언자라고 하는 것은 바리사이파인들에게 충격적인 말이다. 그들에게는 민족의 영웅 엘리야와 엘리사만이 예언자였기 때문이다.
하여튼 소경이었던 사람의 신념은 예수가 하느님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분이며 그러한 분은 예언자라고 믿고 있었다. 오천명의 빵기적때(요한6,14)와 장막절에서 예수께서 생명수의 샘이라고 할때 (요한 7,40) 군중들은『저분은 예언자이다』라고 했다. 그들의 예수께 대한 예언자신앙은 예언자=메시아의 전통적인 신앙의 발표였다. 그러나 여기의 소경의 신앙은 예수를 예언자로 믿는 신앙까지는 가지 못하고 자기의 과거를 족집게처럼 알아 맞히는 예수를 보고 『당신은 예언자입니다』라고 한 사마리아 여인의 경탄과 마찬가지 종류의 신앙이었다. 소경은 예수를 경이로움과 존경심의 눈으로 보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 먼 사람을 보게 할수 없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소경심문에서 별 소득이 없다고 판단한 바리사이파인들은 그를 버리고 그의 부모를 불러 자기네들 불신의 근거를 찾으려고 했다. 본래부터 배내소경이었던 것은 그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일은 사실로 일어난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예수께서 행했다는 이 기적의 허위성을 폭로할 작정을 했고 그 일을 근본으로부터 조사해야겠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배내소경의 부모를 불러 심문하였다. 그들은 심문절차에 따라 배내소경이 정말 자기 아들인지를 확인해야했고 그 아들이 분명 배내부터 소경이었는지를 확인해야했다.
소경자신에 대한 심문에서는 바라던 대답을 얻어내지 못했을뿐 아니라 오히려 논리에서 궁지에 몰리기도 하였다. 그의 부모의 대답도 명확하였다. 기적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 분명 자기 아들이라는 것과 날때부터 소경이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부모들은 사리판단이 분명한 사람들이었고 양심적인 사람이라 사실을 사실대로만 대답하고 그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 배내소경이 눈뜨게 되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자기들은 모르는 일이며 나이가 있으니 직접 장본인에게 물어보라고 하였다. 여기서「나이가 있으니」라는 말은 「분별력이 있으니」라는 뜻보다는 법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나이를 가리킨다. 이 경우 만13세를 말한다. 이렇게 부모에게서 유리한 말을 들으려고 하던 바리사이파인들의 작전은 무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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