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기쁨을 깨우쳐 주고자 노동자의 모범을 보여준 그리스도처럼 흙에서 태어나 평생을 흙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신앙인의 올바른 모습을 행동으로 가르쳐 주고 어려운 농촌본당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수원교구 갈전리본당 전임총회장 최기환 (토마ㆍ71세)옹.
그는 1백여년동안 퍼내지않고 지켜왔던 신앙을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새로운 전교의 요람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갈전리본당의 오늘이 있게 한 산증인이다.
신앙의 역사는 깊지만 논농사외에는 생활을 꾸려갈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이곳 갈전리본당. 자연히 본당사정은 어려울 수 밖에 없었고 4대째 신앙을 이어온 최기환 회장은 그럴수밖에 없는 본당형편이 참으로 안타까왔다.
더욱이 본당운영의 뼈대를 이루는 재정ㆍ사무체제ㆍ사목회구성 등 조직적인면에서 낙후성을 보이던 본당의 상황을 타개하고 어떻게 하면 새로운 열정을 신자들의 가슴속에 넣어줄수 있을런지 답답하기만했다.
이러한 최회장의 안타까운 마음을 읽기라고 하듯 1964년 봄 공소시절 강당으로 사용하던 공소회관에서 신자들은 최옹에게 본당살림을 맡겼다.
『어깨가 무거웠지요. 1년 예산이 몇 십만원을 채우기도 힘들었으니까. 농사가 생활의 기본이고 수입의 전부니 여름에는 보리, 겨울에는 쌀로 교무금을 받을수 밖에 방법이 없었지요. 신부님따라 판공다니며 신자집에 가보면 차마 교무금얘기가 나오질 않아서 애 많이 먹었습니다』
99%이상이 신자인 이곳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60년대 당신만 해도 본당 총회장 선출은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행사해야 할 일중에서 가장 큰 일이었다.
이때부터 최회장은 지금까지 「휴일」이란 말을 하늘나라에 맡겨 놓고 생활이 신앙이요, 신앙이 생활인 삶으 살기 시작했다.
평소에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최회장은 철도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쉬는 날이면 회장단을 이끌고 다니며 마을마다 떨어져 있는 교우 가정을 방문, 신자들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형편에 맞게 교무금을 받으면서 신자와 함께 희노애락을 나눴다. 어쩌다 신자로부터 어떤 마을에 예비자가 생길조짐이 보인다는 연락을 받으면 피곤을 느낄 사이도 없이 퇴근후 달려가서 입교를 시키곤 했다.
『미사가방을 목에 걸고 신부님 오토바이 뒤꽁무니에 앉아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신부님 가시는 길을 따라다녔습니다. 산길 · 들길을 누비며 사목하시는 신부님들을 보며 그것이 당연한 나의 몫이 라고 생각했지요』
교회가 새롭게 변모하기 위해서는젊은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줘야 한다며 본당신부와 신자들의 만류에도 불구, 25년여동안해왔던 총회장의 일에서 작년 11월 물러난 최회장은 그 공로를 수원교구에서도 인정을 받아 교구장 공로패를 받기도했다.
쾌활하고 괄괄한 성격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앙인이 면서 교회일을 어떻게 소닭보듯 할수 있겠느냐는 최기환 회장은 『불평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려고하는 마음가짐이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야할 자세 아니겠습니까』라며 하느님의 새로운 자녀를 더 늘리기 위해 면소재지에 마련하 성전터에 새성전이 들어서는것을 보는일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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