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이 중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군인들에 의해 산서성 강주 성당이 피훼(被毁)되었다. 샬 신부가 정부와 교섭하여 1646년 정부는 총독에게 파괴된 성당을 배상해주라고 명령을 내렸다.
1646년 1월 푸란코이스 푸르따도 신부가 샬 신부에게 보낸 서신중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예수회 선교사들은 당신의 음영하(陰影下)에 안전한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강남성 회안현(淮安懸)성당을 군인들이 전부 점거하였는데 당신이 총독에게 서신 한장을 보내자 즉시 성당을 돌려주었습니다. ……생략」
순치황제의 고문으로 활동
순치황제의 친정이 1651년 2월 1일 시작되면서 샬 신부의 생애 중 가장 중요한 시기가 시작되였으며 그때 샬 신부의 나이는 59세였다. 샬 신부는 흠천감의 일뿐만아니라 신부로서 사목도 기치(棄置)할 수 없었다. 샬 신부가 과학과 서양학문에 뛰어났으므로 많은 사대부들과 유생들이 찾아와 그의 시간을 빼았었다.
순치황제는 아직 유년이므로 황제에게도 시간을 내주는데 인색할 수 없었다. 순치황제와 샬 신부의 우의는 중국 역사사상 전무후무(前無後無)하다고 하겠다.
순치황제는 만13세에 친정을 시작했는데 순치황제는 총명하였으나 적은 일에도「발풍발광(發風發狂)」하고「화열급폭(火烈急暴)」하여 감히 누가 옳은 일을 간하지 못했다. 샬 신부만이 위험을 무릅쓰고 순치황제에게 옳은 것을 간하였으며 순치황제는 샬 신부를 마화(瑪法)라고 불렀다. 마화란(만주말로 瑪法을「마화」로 읽음) 만주어로 존부(尊父) 사부(師父) 존장(尊長)의 뜻이다.
샬 신부는 상소를 올렸다. 첫째 상소는 어전성(御殿城) 중건과 내외 성(城)수 리는 엄청난 공사비가 들므로 물가가 오르고 국민들이 공사에 부역되고 공사비 부담으로 도탄에 빠지게 되므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상소였는데 황제가 이 상소를 받아들여 공사를 중단하였다.
두번째 상소는 만주인은 원래 샤마니즘을 신봉하였는데 황태후가 몽고인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라마교를 신봉하여 황궁 안에 마라교들의 세력이 강하여 피해가 크고 라마사원과 탑을 건조하느라고 국비가 많이 소모되므로 금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순치황제가 두번째 상소도 받아들였다.
순치황제의 황후가 될 처녀를 간택하여 황태후가 데리고 있었는데 황태후는 이 처녀를 샬 신부가 양부(養父)처럼 지도재 주기를 바랐다.
황궁 안에는 라마승이 많았는데 라마승을 멀리 하고 샬 신부에게 부탁하므로 라마승들이 원한을 품고 샬 신부를 모함하였다.
순치황제의 결혼식은 9월 27일이었으며 샬 신부의 나이는 당시 60세였다. 샬 신부는 의녀(義女)의 결혼식이므로 반드시 참석해야 되었으며 황태후는 1주일 전부터 사람을 보내어 샬 신부의 건강을 물었다.
황태후는 샬 신부에 대하여 특별한 예우를 하였으며 황제 결혼식에 참석한 답례로 궁녀를 시켜 금팔찌 두개를 보내왔는데 이것은 만주(滿洲) 풍속에 의한 것이다.
샬 신부가 성당 앞에 기념 아치를 세울 때도 황태후가 거액의 돈을 기부하고 많은 초를 사서 보냈다. 황태후가 병이 나서 샬 신부에게 기도를 부탁하였는데 다음날 쾌유되어 황태후는 샬 신부를 더욱 신임하고 라마승을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샬 신부가 순치황제를 알현할 때는 세번 무릎을 꿇고 아홉번 절하는 예가 면제되었으며 이러한 예(禮)를 면제 받은 사람은 단지 대학사(大學士) 네명 뿐이었다.
순치황제는 샬 신부가 독신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황궁에서 사람 3~4명을 한밤 중에 사제관에 보내어 비밀히 살펴보게 하였다. 순치황제는 샬 신부가 정결한 생활을 하는 것을 알고 더욱 신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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