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들이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사목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주임신부에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타교회로 가는 수가 있다.
부부들이 문제가 있을 때 사목자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사목자는 부부들에게 관심이 많고 성서와 신학 공부도 많이 했고, 부부들을 다룬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사목자를 찾아가는 부부들이 문제가 대단히 심각할 때가 많다.
나는 아무리 내가 좋은 지향을 가지고 있고, 성서와 신학공부를 많이 했고, 기도를 많이 해주어도, 부부상담에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부상담에는 별도의 상담기법이 필요하다.
■신학적 또는 개인적 고찰
어느 형태의 상담에 있어서나 관계의 치유가 가장 중요하다. 자기 자신, 부부, 이웃, 웃어른, 세계, 하느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가장 중요하다. 관계의 치유는 공동체안에 사랑을 유지하는 성령의 은혜라고 볼수 있다. 성서를 보면 여러 관계 중에 가장 중요한 관계가 부부관계이다. 성서에는 부부관계가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과의 관계, 또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에 비유되었고, 신비스런 관계로 묘사되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부부관계는 하나의 성사(聖事)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하느님이 맺어주신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내 생각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부부관계의 영적인 면을 중요시하지 않고 있다. 어떤 때에는 사람들이 부부관계의 실천적이고 자연적인 면을 너무 절대화해서 생각한다. 모든 인간관계가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에 의하여 형성되는것인 만큼 부부관계의 영적인 면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교회는 결혼식의 주례자가 누구냐 할 때 단상에서 식을 주관하는 사람이 주례자가 아니고,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 당사자들이 참된 주례자라는 교리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신랑 신부가 서로 부부로서 같이 살겠다고 사회적 또는 법적인 계약을 하는 것이 결혼식의 내용이기 때문에 두 사람을 맺어주는 주례자가 따로 있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성당에서 거행되는 결혼식에 있어서는 신랑 신부가 하느님께 부부로서 맺어질 것을 약속드리고 또 하느님이 두 사랑을 맺어주시기 때문에 중간에 주례자가 따로 필요없다는 뜻에서 신랑 신부 당사자들을 가리켜 그 결혼식의 주례자라고 일컫는 것이다.
우리 교회의 이런 교리의 실질적인 내용은 신랑 신부가 부부가 되겠다고 하느님께 직접 약속드리고 또 하느님이 그들을 직접 맺어주시기 때문에 그 약속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말해서 이혼을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특색이다.
사목자는 부부들에게 이러한 혼인성사의 특징을 잘 이해시키고 그들이 백년해로 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계약결혼이니 시험결혼이니 하는 개념들이 범람하는 현대사회에서 부부상담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사목상담자로서 나는 부부의 관계성에 중점을 둔다. 나로서는 파탄에 이른 결혼을 바로 잡을 능력이 없다. 또 책임도 없다. 부부만이 파탄에 이른 자기네들의 결혼을 바로잡을 수 있다. 나는 사목상담자로서 옆에서 도와줄 뿐이다.
이제 다음주부터 부부상담의 기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상담의 절차를 검토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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