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의 영성은 창립자 이냐시오 성인의 하느님께 대한 불타는 사랑과 수도회 명칭에서 나타나고 있듯이「예수」와의 깊은 유대관계를 생각지 않고는 언급하기 힘들다.
즉, 예수회의 영성은 한 인물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이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철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투신하고 봉헌한 인물과의 관계 안에서 구체화되었으며, 특히 이 인물이 모든 삶 안에서「예수의 벗」이 되어「예수」의 행동양식을 그대로 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예수회 영성의 특성을 잘 드러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예수회의 특성은 창립자 이냐시오 성인이 자신의 내적변화를 토대로 타인의 영혼을 하느님께 보다 맞갖게 인도하기 위해 저술한「영신수련」과 예수회의 생활규범인「회헌」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중「영신수련」제23항에 보면 이냐시오 성인의 생활 및 사고의 원리가 잘 나타나 있고, 이것은 곧바로 예수회와 연결돼 예수회 행동양식의 원리를 나타내고 있다.
영신수련 23항 원리와 기초=사람은 우리 주 천주를 찬미하고 공경하고 그에게 봉사하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조성된 것이다.
그 외에 땅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 사랑을 위하여, 즉 사람이 조성된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하여 창조된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사물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면 그 만큼 그것을 이용할 것이고, 또 방해가 되면 그만큼 배척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만물에 대해서, 만일 그것이 우리자유에 맡겨졌고 금지되지 않았으며 중용을 지녀야 할 것이니 즉, 우리는 질병보다 건강을, 빈곤보다 부귀를, 업신여김보다 명예를, 단명보다 장수함을 원하지 않을 것이요, 따라서 모든 다른 것에 있어서도 우리는 오로지 우리 자신을 최고 목적에로 보다 더 인도하는 사물만을 원하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예수회는 이런 원리와 기초아래 수도회의 특성을 첨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모든 활동을 하며,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찾는다」는 대전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원리를 가진 예수회는 실천적 삶 안에서 형식보다는 내용을, 또 어떠한 활동도 제약없이 할 수 있는 역동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수회는 모든 소속 회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토록 철저하게 영신수련에 의해 성숙되기를 배려하고 훈련시키고 있다.
이 영신수련을 통해 예수회원들은 어느 것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드러내는데 합당한 것인지를 분별하는 식별력을 갖게되고, 활동하는데 있어 예수의 마음ㆍ눈ㆍ귀ㆍ행동을 따라 할 수 있는 즉「예수의 벗」이 되어가는 힘을 갖게 되며, 이런 특성들이 모여 예수회 행동양식을 형성하게 되고 예수회의 영성으로 비쳐지게 된다.
특히 예수회에서는「식별」이 무척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변화된 실제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천하는데 올바른「식별」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회원의 경우 타수도회와 달리 여러 의무규정이 없는 대신 하루에 한번「양심성찰」을 하도록 되어 있다.
예수회의 식별 방법 중 이냐시오 성인이 회심초기에 겪었던 기초적인 것 하나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군인이었던 이냐시오 성인이 전쟁 중 부상으로 치료하고 있는데, 성인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서가에 장식용으로 꽂혀진 성인들의 열전을 읽게 됐다.
병상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성인은 자연스럽게 공상을 하게 됐고, 그 내용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무훈을 세원 왕비에게 칭찬을 듣는 것이있고, 하나는 성인들의 열전에 나오는 성인들처럼 영웅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성인은 두세시간씩 계속되는 공상에서 하나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두가지 공상 모두 기쁨을 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왕비에게 칭찬받는 공상은 퇴진함과 쓸쓸함으로, 영웅적인 삶은 계속 기쁨으로 남는다는 것.
이 차이점에서 성인은 사람의 생각은 하느님ㆍ인간본성ㆍ하느님을 멀리하게 하는 어둠의 세력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것을 이용, 사람들이 자신의 삶속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들을 올바로 정리해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었다.
1540년 활동 속의 관상수도회로 교황청의 인준을 받은 예수회는 창립자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의 중축인「하느님으로부터 파견받은자」즉 예수의 벗인「사도」로서의 행동양식으로 살도록 불림을 받은자로 살라는 가르침을 따르는 후예답게 전 세계에 교육사업과 복음을 전파시켜왔으며,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진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성인을 비롯 무수한 성인을 탄생시켰다.
현재 예수회는 전 세계에 3만5천여명에 이르는 회원이 있는 가장 큰 남자수도회이고, 한국 교회와는 마테오 릿치, 이승훈의 세례집전, 임진왜란시의 세스뻬데스 신부 등을 비롯 많은 예수회 신부들이 초기 및 선사한국교회 때부터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수도회이며, 한국에는 1954년 정식으로 들어와 서강대학교를 비롯 여러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입회자격은 영세한 3년 이상된 남자로서 대학졸업자에 한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