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와 역사 속에서 영원한 진리를 사람들이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을 그 본질로 하고 있다. 그러기에 변화하는 세계와 사회 그리고 역사는 단순히 종교의 관심을 끄는 대상일 뿐만 아니라 바로 종교의 내용이기도 하다. 종교의 교리가「인식의 차원에서 만이 아니라 인간의 온갖 경험을 존중해서 이에 바탕하여 쓰여져야 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성심여자대학 종교교육연구소가 일반인에게 그리스도교를 객관적으로 소개하려는 의도에서「그리스도 신앙의 진리, 그리스도교 입문」을 출판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관연 이 책은 제1부「신앙의 진리와 하느님」제2부「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에 이어 제3부「교회와 세계」에서 사회, 민족, 세계, 환경문제 등에 지대한 관심을 보임으로써 신학을「일반인」의 관심에 접근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1부와 3부에는 변화하는 현대 사회를 조심스럽게 진단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반성하고 또 민족의 교회로서 갖추어야 할 과제 등을 생각하게 하는 값진 글들이 실려있다.
특히 3부 11장「교회와 환경의 관계」에서 현대 세계의 절박한 환경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에 대해 그리스도 신앙의 기본입장을 밝히고 실천적 제안을 하고있는 것은 생태계에 대한 교회의 일반적 관심을 보여주었다는 차원을 넘어 하느님과 종교를 새로운 눈으로 이해하게 해 주는 것이어서 높이 평가된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이 책의 부제가 나타내는 「입문」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스도 신앙의 진리」에 대한 기초신학적 반성을 느낄 수 없다. 가령 신론부분(1부)에서 한국인의 하느님 관념을 다루어 한국인의 신론 형성에 관심을 보인듯하나 한국인의 신체험을 읽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신감각도 지나치게 서구식으만 분석이 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교리인 삼위일체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제2부의 제목에도 불구하고), 성령이 중심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흠이다. 그리스도 없는 그리스도 신앙과 그에 대한 「입문서」가 가능할까? 교회론에서도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가장 중요한 교회개념이 된「하느님 백성」개념이 빠져있다.교회가 사회와 세계에 관심을 진지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은 교회가 자기의 인격성, 다시말해서 인간을 위한 인간의 교회를 발견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입문서」의 계획에 따라 구성되었다기 보다는 이미 쓰여진 여러글들을 모아 주제에 따라 분류한 인상도 짙게보여 주고있다.
그러나 책제목 때문에 이 책의 글들이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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