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자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인간은 죄를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원조들이 범한 원죄와 각자 자신이 범한 본죄까지 모두 사함을 받고 구원에의 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곧 인간 구원의 보증은 일차적으로 세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세주가 제시한 구원의 길은 어느 누구에게든 폭넓게 얼려져 있어야 하는데 세례성사를 받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은 과연이 구원의 길에서 제외되어 있는가.
그리스도는 분명 이 세상 어느누구든 만인을 위한 구원을 제시했는데, 자의가 아닌 갖가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이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가 없다면 그만큼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가 지니는 의미가 다소 퇴색되어 질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리스도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화 업적을 통해 구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요한복음 15장 12절과 13절은「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마태오복음 10장 39절도『자기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성서의 가르침은 어떠한 의(義)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림으로써 구원에의 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을 혈세(血洗)라고 한다. 곧 혈세는 생명을 바치는 극도의 사랑은 모든 장애를 무너뜨리고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고 교리를 체득할만한 형편은 못되지만, 그 가르침에 따라서 살아가면서 급기야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그 가르침을 증거하게 된다면 이 사람은 물로써 세례를 받는 의식은 취하지 않았지만 그의 구원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곧 신앙 때문에 생명을 바친 순교자들이나 어떠한 구원의 진리(예컨대 정의 혹은 순결 등)를 위한 생명을 바친 사람들은 최고의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혈세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자신이 범한 죄를 불같은 뜨거운 마음으로 참회하면 역시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기열성(熱誠)으로 자신의 죄를 씻는다 하여 화세라고 불리워진다.
교부들이 교회의 신앙과 세례 밖에서는 구원이 없다고 한데 대하여, 중세 신학자들은 볼 수 있는 교회 영역 밖에서 은총이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길을 모색한 결과 화세의 교리에 도달하게 되었고, 트리엔트 공의회가 이를 채택했다.
트리엔트공의회는 이에 대해「복음이 선포된 뒤에는 다시 태어나는「세(洗)」나 그「지향」없이는 옛 아담의 상태에서 은총의 지위로 건너오지 못한다」면서 세(洗)와 함께 지향으로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음을 천명했다.
또한 오늘날 신학자들은 구원의 보편의지를 계시하고 하느님께서는 교회내에서 뿐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구원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희생과 승리를 통하여 하느님은 인류를 하나의 전제로서 새로운 상황에 처하게 하였고 하느님과의 화해를 지향하게 하였다고 믿고 있다.
화세에 대한 성서적 근거는 요한복음 14장 23절『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에서 찾을 수가 있다.
또 루가복음 23장 42절부터 43절을 보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우도(右盜)가『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하고 간청하였을 때 예수는『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함으로써 우도는 죽음의 순간에 앞서서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면서 참회의 행동을 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성서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같이 화세는 교회의 볼 수 있는 영역 밖에서도 인간을 구원하고 성화시키는 하느님의 광범한 행위를 포괄하고 있는 구원의『보편적 진리』를 깨워주는 교리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몇 개월간의 교리공부를 통해 신앙이 무엇이며 세례가 지니는 깊은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갑자기 죽을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보통의 경우처럼 예비기간을 거쳐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사정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에 비상조치로 세례를 베풀어야 하는데, 이 경우를『비상세례』(대세)라고 한다.
대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교리 중에 있는 예비자이면 의심의 여지가 없고, 성당에 한번도 가지 않은 사람이더라도「천주존재」「상선벌악」「삼위일체」「강생구속」등 4가지 기본교리를 일러주고 이것을 믿는다는 표시를 하게되면 어느 누구든 대세를 받을 수 있다.
대세는 천주교신자는 물론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 의식과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세례를 집전할 수 있는데, 대세를 받은 환자 등이 죽지 않고 회복되었을 때는 반드시 사제들로부터 보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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