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 최고의 가치로 등장한지 오래인 우리사회는 성윤리의 타락과 난무하는 폭력,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청소년문제로 인해 더더욱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이러한 사회현상들은 사회의 기초인 가정의 가치관마저 급속도로 변질시켜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가톨릭교회는 가정의 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노력들을 결코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은 가정이 교회와 다름없는『복음이 전달되는 곳이요 복음이 빛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정성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 중 가장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매리지 엔카운터」이다.
흔히「ME」라는 약자로 표현되는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는 우리말로「부부일치운동」혹은「부부주말강습」등으로 불리운다.
부부일치운동 즉 ME는 원만한 결혼생활을 더욱 아름답고 차원높게 성화시키는 전세계 가톨릭교회 운동이다.
ME는 결혼생활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부부들을 위한 것으로 참부부가 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둔다. 그러나 ME의 궁극적인 목표는 참부모가 되도록 하는데 있다.
ME는 2박3일의「주말」로부터 시작한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44시간 동안 계속 진행되는 ME주말은 ME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방법을 통해 참가 부부들로 하여금 대화생활과 혼인성사의 은총 그리고 부부성의 귀중함을 깨닫게 한다.
특히 주말에 참여하는 부부들은 그동안 부부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대화방식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은 서로의 존재를 깊이 체험하게 하는 것으로, 결혼생활의 전반적인 태도와 끊임없는 부부의 대화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게 한다. 동시에 부부로서의 임무의 중요성을 더 잘 깨닫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ME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부부들의 문제해결이나 혹은 사람들을 가톨릭교회로 이끄는 수단으로 굳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특별한 대화방법을 통해 부부들은 배우자에 대한 개방과 신뢰감을 새로이 맞보게 되고, 이 방법은 부부들이 주말을 마치고 집에 돌아간 후에도 대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러한 경험들은 결국△남편 또는 아내로서 자신의 가치를 믿게 하고 △배우자를 우선으로 여기게 됨으로써 부부들이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더욱 가까워지게 도와준다.
또한 △부부간의 계속적인 사랑이 세상을 사랑으로 충만케 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이루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발견케 한다.
ME는 1950년대 말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시 문제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있던 칼보 신부는 대부분의 가정문제가 불안정한 부부관계로부터 비롯된다는 확신아래 부부의 인간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동시에 청소년들도 돕기위해 매리지 엔카운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안했다.
1962년 28쌍의 노동자 부부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초로 ME주말에 참가한 것을 출발로 라틴아메리카 여라 나라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67년 미국 노톨담대학에서 첫 영어주말이 실시됐고 이때 주말에 참여했던 예수회 척 갤러그 신부에 의해 미국 전역에 활기찬 운동으로 전개, 현재 70여개국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 첫번째 주말이 실시된 것은 1976년 2월 메리놀회 마 도날드 신부(한국이름ㆍ진학)와 주한미군 부부들과 함께 3쌍의 한국인 부부가 영어로 진행되는 한국 첫 주말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77년 3월에는 19쌍의 부부와 신부4명, 수녀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우리말 주말이 열렸다.
전국 14개 교구에서 7백차가 넘는 주말을 실시해온 한국 ME는 1만7천4백11쌍의 부부와 1천38명의 성직ㆍ수도자 등 총 3만5천8백60명의 ME가족을 지니고 있다. (89년12월31일 현재)
ME는 2박3일의 주말이 끝난 후에도 ME부부들이 주말의 의미를 잘 소화하고 이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마련, ME자체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결혼을 앞둔 젊은이 혹은 약혼자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본당ㆍ가정에서 실시할 수 있는 각종 사도직 프로그램을 전개, 궁극적으로 교회의 쇄신을 위한 노력에도 일조해 왔다.
그 동안 ME는 사회 전반에 참된 부부관계와 가정의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 이를 뿌리내리기 위해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ME는 특정인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으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잇는 형편이다.
이것은 일차적으로「ME」라는 용어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외국어에 대한 어색함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 신자들이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각종 용어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본당과 연결한 프로그램의 활성화 등은 한국ME가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월드 와이드 매리지 엔타운터(World Wide Marriage Encounter)협의회의 명칭을 지닌 한국 ME는 2년에 한번씩 전국가족 모임과 연1회의 지역가족 모임을 갖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