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부터 어느 형태의 삶을 선택하고 어떤 경정을 할 것인가를 배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사람들을 곧잘 접하게 된다.
양가감정(兩家感情)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차일피일 뒤로 미룬다.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다가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결정을 내리다보면 완벽하려던 결정은 그만 더 불완전한 결정이 되고 만다.
이런 사람들은 부모가 어려서 자녀에게 확고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 밑에서 자란 자녀도 자연 흐리멍텅한 사람이 된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고통을 받을까?
첫째로 완전 벽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세상에 완전한 결정이 있다고 믿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일이다. 완전한 결정이란 있을 수 없기때문이다.
사막을 가다가 웬만큼 깨끗한 물이 있으면 마셔야 한다. 차디찬 맥주나 깨끗한 샘터의 약수라야 된다는 식으로 완전한 것을 찾다가는 탈진하고 말 것이다. 완전하다는 것과 최고로 우수하다는 것은 같지 않다. 우수한 것, 최고로 좋은 것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완전벽은 있을 수 없는 것을 완강하게 원하고 주장하기 때문에 매사를 결정하고 넘어가지 못해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사람이 상사로 있으면 그 부하직원들은 애를 먹는다. 별것도 아닌 결재서류를 퇴근시간이 다 돼서야 결재해주니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완전벽이 심한 사람일수록 편견이 심하다. 어떻게 자기가 하는 것만이 완전할 수 있단 말인가?
둘째로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들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자신이 없고 또 무슨 실수나해서 망신당하는 것이나 아닐까 하고 두려워한다. 차라리 망신을 당하느니 결정을 무한정 뒤로 미루고 본다. 이들은 무슨 일이건 결정을 내리면 대개의 그 결정이 크게 잘못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평범한 진리를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늘 득실의 비중을 따져서 어떤 최종결정을 내리니까 엉뚱한 결정은 하지 않게 되고 비슷비슷한 것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거기에 개입(介入)되기 마련인 사람들중 임부 또는 상당수가 그 결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그런 결정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자신이 내린 결정은 자신이 선택한 최선의 것이라고 믿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셋째는 매사에 우선순위가 없는 삶이다.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급한 것이며 무엇이 덜 중요하고 늦게 해도 되는지 하는 우선순위가 있어야 하고 그 우선순위를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결정지연증(決定遲延症)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아무런 기준이나 준기가 없으니까 어느 것을 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무기력 상태에 빠져 허송세월을 하게 된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도 일종의 노이로제증세라고 까지 할 수 있다.
결정은 이것이 아니면 저것으로 바꿀 수도 있고 또 일단 결정 했다 해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변경할 사유가 있으면 변경할 수도 있다는 여유를 가지고 있을 때 결정은 쉬워 지는데 노이로제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쉬운 일을 어렵고 어렵게 꼬아서 결정하려 든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볼 때는「왜 저렇게 어렵게 살아갈까…」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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