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꼬복음서는 예수께서 제자들을 교육시켜 전교에 파송하고 제자들이 전교활동에서 돌아올 때까지의 공백을 세례자 요한의 순교보도를 삽입시켜 메꾸고 있는 이것은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있지 않는 동안에는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독자들에게 인상을 주기 위한 서술방법이다. 이것은 마르꼬가 복음서를 쓸 당시의 사도들의 전교활동이 예수의 파견에 따른 것이며, 그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드러내려는 것이었다.
제자들의 첫 전교활동은 우선 갈릴래아에서 이루어졌으며 그들은 둘씩 짝지어 흩어져서 여러 마을로 다니면서 전교하였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회개하라고 외쳤다. 이 말은 세례자 요한이 처음 등장했을 때 외쳤던 제1성이었고 예수께서 전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재촉한 첫 말씀이었다.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자기들의 첫 전교가 성과있는 것에 자기들 스스로가 놀랐다. 더욱 놀란 것은 주님의 명을 따라 마귀를 쫓아내니까 마귀가 굴복하고 병자에게 기름을 바르니까 그 효과가 나타나 병이 고쳐지고 하는 기적의 행적이었다. 이와 같은 제자들의 첫 전교활동은 사도행전에서 보는 것처럼 사도들의 전교활동을 그대로 반영하는 기사들이다.
사도들은 예수께서 떠나가신 후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전하며 세례를 주고 죄악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악을 쫓아내고 병자들에게 기름을 발라주는 병자의 성사를 행하였다. 제자들은 주님이 직접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는 등 기이한 기적을 행하시는 목적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기적을 베푼 사람이나 기적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떠들며 돌아다니지 말라고 신신 당부하시곤 하였다. 명예나 인기는 하느님나라를 이룩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전교활동하는 사람들의 기본정신이었다.
야고보서에 보면 사도들도 이런 정신으로 일했음을 알 수 있다: 여러분 가운데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들을 청하십시오. 원로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믿고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죄가 있으면 그 죄로 용서를 받을 것 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서로 죄를 고백하고 서로 남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모두 온전하게 될 것입니다. (5장14~16).
트리엔트 공의회는 제자들이 병자들에게 기름발랐다는 마르꼬 복음 6장13절과 위에 인용한 야고보서의 귀절을 들어 병자성사가 주 그리스도께서 설정하신 신약성서상의 성사라고 언명하였다.
병자를 치유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것은 하느님의 도움이 내리고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도래했음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의 은혜가 내린 것이다. 제자들의 첫 전교활동기사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모든 전교활동의 원형이며 오늘 날까지 그리고 앞으로 교회가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완성하는 사명을 띤 본보기로 제시되는 기사이다.
제자들이 전교활동을 하고 예수께로 되돌아 왔다.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주시고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의 여러 마음을 다니시며 가르치고 성교하셨다고 전하는 마태오복음서와 대조할 때 제자들이 전교여행을 마치고 어디서 예수와 만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아마도 갈라질 때에 만나자는 장소와 일시를 약속했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그들은 스승님께 저들이 그 동안 한 모든 일과 가르친 내용을 예수께 보고하였다.
여러 가지 자세한 말씀을 드렸겠지만 마르꼬복음서는 이렇게 간단하게 보고사항을 적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행하고 가르친 것이 스승이신 예수의 지시대로 했으며 예수께서 하신 일과 같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이미 우리 글에서 예수의 제자들을 사도라고 호칭한 바 있지만 마르꼬복음서에서 예수의 제자들을 사도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마르꼬 복음서는 4복음서 중에 제일 먼저 쓰여졌고 예수의 일대기를 거두절미하고 그 활동을 사도교회의 활동과 일치시키려는 의도를 볼 때 이 첫 호칭은 주목할 만하다.
사도라는 말이 파송된 자란 뜻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이지만 여기서 파송되었던 제자들을 사도라고 부른 것은 초대교회와 그 이후교회의 선교사들이 주님의 파송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문구이다. 이 파송된 자들이 가르치는 것을 우리는 지금도 듣고 있는 것이다. 돌아온 사도들은 여러가지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겠지만 세례자 요한의 순교사실을 알려드렸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거기를 떠나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고 마태오는 전하고 있고 루가는 그 곳을 벳사이다라고 전한다. 제자들의 전교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급기야는 그 소문이 헤로데 안티파스왕의 귀에 까지 들려왔다.
헤로데는 소문으로 들으면서 예수라는 사람의 활동으로 잘못 알았다. 제자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기적을 하고 가르쳤기 때문이었다.
그는 요한을 죽인 자로서 예수를 죽은 요한의 화신으로 믿고 심기가 불안하여 안절부절 못하였다. 권력에 미친 이 자가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 일이었다. 열두 사도를 본격적으로 교육하여 막 교회의 들을 잡아야 하는 이 때 예수께서 헤로데와 상대할 때가 아니다. 그 뿐 아니라 제자들이 지금 몹시 지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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