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에서 11월에 걸쳐 이곳에서는 별똥별이 가는 것을 많이 볼수 있다.
하루는 저녁기도를 하고 있는데 온 동네 주민들이 소리를 지르며 tam-tam을 두들기며, 냄비를 두드리며 쫓아다녔다.
놀라서 다른 수녀님들을 돌아다보니 모두들 태연하게 기도를 하셨다. 억지로 참고 기도를 마친 후 무슨 큰 사건이 얼어났느냐고 물으니, 별똥별이 지나갔다고 한다. 이곳 주민들은 별똥별이 재앙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에 별똥별을 쫓기위해 고함을 지르고 tam-tam을 치고, 소리를 지르면서 별똥별이 사라지는 쪽으로 뛰어다닌다. 그리고 별이 사라지면 자기들이 쫓아버렸다고 흐뭇해한다.
12월에서 3월까지 이곳의 날씨는 몹시 더우며 비가 오지 않는다. 너무 더워서 덥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이렇게 날씨가 무더울 때는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뱀의 출현이 잦다. 하루는 우리가 키우는 개가 개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원장님이 개집을 들여다보니 그곳엔 큰 뱀 한마리가 있어 놀라 고함을 쳤다.
이 고함소리에 크게 놀라 뛰어가니 원장님께서「내가 뱀을 삽으로 누를 테니 뱀의 머리를 치라」고 하셨다. 그 순간 나는 내 자신이 겁이 많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막대기로 뱀의 머리를 두들겼다.
「이젠 죽었다. 그만해라」고 하는 원장님 말도 듣지 못하고 계속 두들기고 나니 뱀머리에서 약 15cm정도가 납작해서 있었다.
대공습작전(?)이 끝나고 나서 원장님의 천식이 재발되고 입술이 보라빛인 것을 보면서 나는 아마 내 몸 전체가 보라색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속으로 떨리고 다리도 몹시 후들거렸지만 서로를 위해 태연한 척 애썼다. 며칠후 이곳 본당에서 사목 경험을 쌓고 있는 본방인 부제님이 시골에서 브아(큰 뱀) 한 토막을 들고 와서 맛있으니 시식해 보라고 권했다. 우리는 너무 놀라 기절할 것 같았다.
어제 부제님이 한 마을을 방문했는데 그 마을의 백인이 개를 데리고 사냥을 갔는데 큰 나무위에서 뱀을 덮쳐 칭칭감고 있던 부아가 갑자기 나타나 개를 삼켜버렸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놀란 백인이 동네 사람들을 불러모아 연장을 가지고 가서 개를 통째로 삼켜 힘이 빠진 굵다란 뱀을 두들겨 죽이고 배를 갈라 개를 구해냈다고 한다.
그리고 죽인 뱀을 가지고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이 부제님이 그곳에서 얻어 온 뱀 한토막의 지름은 15cm정도였다. 그 맛이 기막힌다며 좋아했다.
이 계절에는 오렌지가 사라지고 빠빠이가 많이 난다. 더울 때 인스턴트 주스를 마시는 것은 문명국에서나 볼 수 있는 일로 이곳에서는 큰 빠빠이(2~3kg)를 따서 먹으면서 갈증을 해소한다.
하느님께서 적당한 곳에 적절한 것을 주신다는 사실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수 없다.
빠빠이는 우리나라의 참외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 안에 검은 씨가 가득 담겨 있다. 이 씨는 구충제의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이곳의 환경상 주민들은 회충ㆍ요셉ㆍ십이지장충 등에 감염돼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이 과일과 함께 약을 주시니 그 오묘하신 섭리에 감탄하며, 하느님께서 백성들을 아끼시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 베네딕도 수녀님을 만나기 위해 BANGUI(수도)에 가는 길에 신부님의 차를 타고 동행했다.
LOBAY강 지역은 특히 커피생산지로 유명하다. 몇십리를 가도 커피밭이었고 그 좋은 커피꽃 향기는 곳곳에 가득했다.
그 꽃은 흰색과 보라색으로 줄기를 따라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한쪽엔 꽃이 만발하고 한쪽은 커피열매가 빨갛게 여물어 가고 있었다.
12월에서 1월사이에 커피를 수확하여 땅바닥에 널어 말려 우리돈으로 1kg에 2백 50원 정도로 거래된다. 커피가격의 국제시세가 하락추세여서 농민들은 사기가 꺾여 농사지을 힘이 없다고 했다.
커피재배는 잘 되기 때문에 집집마다 커피 나무가 많고 어떤 사람들은 몇 헥타르의 넓은 커피밭을 가지고 있다.
도시는 다르지만 시골에선 지금도 땅에 금을 그으면 내 땅이 된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로 게으른 자는 도둑질을 하게 마련이므로 커피추수계절 약 2~3주동안 식구들은 주야로 들판을 지켜야만 한다.
그래서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외에는 마을에 사람이 다니지 않아 한산하다.
주일미사 때에도 사람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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