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회사의 업무과장인데 어느날 저녁 회사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고 모호텔 나이트클럽에 들어가려고 통상 그곳에 출입하는 손님들이 하는 대로 호텔 나이트클럽의 주차안내를 맡고 있는 종업원에게 시동열쇠를 맡겨 주차를 의뢰한바, 종업원은 승용차를 주차한 다음 시동열쇠를 보관하고 있다가 호텔 나이트클럽의 다른 종업원으로부터 손님 2명을 그들의 집까지 태워다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날 밤 저의 승낙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보관하고 있던 시동열쇠로 승용차를 운전하여 손님을 그의 집까지 태워다 주고 되돌아 오던 중 좁은 골목길로 우회전하다가 과실로 택시를 잡으려고 길가에 서있던 처녀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그 처녀의 부모와 형제들이 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경우 이를 변상해 주어야 하는가요.

▲오늘 날 우리 사회에도 자동차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교통난과 주차난이 날로 심각해 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자가운전자의 수도 증가일로에 있어 자가운전자들이 차를 운전하여 호텔, 음식점 등 공중접객업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음도 우리의 현실이다.

한편, 호텔, 음식점 등의 건축물 소유자는 당해 건축물의 이용자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건축물의 내부 또는 인근에 주차장을 설치(주차장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건축물부설 주차장으로서 노상주차장이나 노외주차장의 경우와 달리 주차요금을 받을 수 없다)하여 이용자에게 주차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주차공간이 이용하려는 차량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할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리하여 주차장을 설치, 관리하는 공중접객업소에서는 이용자의 편의와 주차장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주차안내를 위한 종업원을 배치하여 주차장을 관리하고 그에 따라 자가운전자인 이용자는 통상 차량 및 시동열쇠를 주차안내원에게 맡겨 주차, 보관토록하고 주차안내원은 적당한 장소에 주차를 하고 시동열쇠를 반환하는 것이 통례라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차량과 시동열쇠를 맡겨 주차를 의뢰한 후 시동열쇠를 반환받을 때까지 위 차량은 주차장관리자가 보관하고 있고 주차의뢰자의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는 떠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위 주차안내원이 주차의뢰자의 승낙도 없이 그 차량을 제멋대로 운행하다가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 위 주차안내원의 차량운전은 차량소유자를 위하여 운행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또한 호텔 나이트클럽 이용자가 통상의 예에 따라 그 주차안내원에게 시동열쇠를 맡기고 호텔 나이트클럽에 들어간 것이 차량관리에 잘못이 있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귀하에게는 이런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