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창간 60돐을 맞아 60주년기념 사회조사를 실시했다 (본보1549호 4월1일자 1면 사설참조).「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조사는 복음화 3세기에 진입하고 신자수 2백만을 넘어선 오늘 격변하는 사회의 흐름과 함께 급속한 속도로 변화하는 한국천주교회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미래를 대비하기위해 시도됐다. 서울을 비롯 전국 5개 교구에서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16개본당 성인신자들을 조사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조사책임자 노길명수 교수(고려대ㆍ사회학)를 비롯 오경환신부(서울가톨릭대ㆍ사회학), 조광교수(고려대·국사학)와 본사의 이윤자 취재부국장이 연구위원으로 조사 실무를 맡았다. 본보는 이 조사가 한국교회 현실에 대한 냉철한 조명을 토대로 미래 교회의 성장과 발젼을 설계하는 작은 시금석이 될것을 기대하면서 조사에 응해준 신자들과 조사에 협조해주신 각본당 신부님께 거듭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아울러 본보는 이번 조사결과를 빠른 시일내에 보고서로 작성 출판, 교회의 제반활동계획의 참고자료로 제시할 예정이다. 다음원고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종합적 평가로 조사책임자 노길명교수가 대표 집필한 것이다. (편집자註)
조사방법
본 조사는 여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연구위원회에서 담당하였다. 이 위원회에서는 수 차례의 모임을 통해 기존연구의 조사내용과 조사방법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한국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안들을 협의하였다. 그 결과, 조사의 내용은 신자들의 사회적·종교적 배경에 관한 것과, 신앙심과 종교적 태도에 관한것, 그리고 신앙생활에 관한 것의 세부분으로 경정 하였으며 표본의 추출방법은 다단 추출법(多段抽出法 multi-stage sampling)에 의한 집락표본추출방법(集落標本抽出法 cluster sampling)을 사용키로 하였다.
이 방법은한국가톨릭교회의 구조적 성격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몇개의 교구를 선정한 다음. 선정된 교구에서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몇개 본당을 추출하고 추출된 본당에서 다시 몇개의 반을 선정하여 선정된 반의 전체성인신자들은 모두 조사대상으로 삼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에 의해 선정된 교구는 5개, 본당은 16개였다. 그리고 조사기간은 1987년 9월15일부터 10월15일까지의 1개월간이었으며. 배포된 질문서는 1천2백8매, 회수된 질문서는 1천1백10매였다. 따라서 회수율은 91.89%였다.
수집된 질문서의 편집과 부호화 작업(符號化作業 Coding)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사회조사연구실에서 담당하였다. 질문서의 편집결과. 17매의 질문서는 응답내용이 불성실한 것으로 판단되어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라서 최종적인 분석대상으로 삼은 질문서는 1천93매였다.
이 조사의 통계적 분석작업은 고려대학과 전자계산소에서 담당하였다. 이때의 분석내용은 응답항목별 단순집계와 백분율의 계산, 질문항목간의 교차분석, 그리고 유의도검증을 비롯한 그밖의 통계분석등이었다.
머릿말
70년대 이래, 한국교회는 여러면에서 급격한 변동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자의 수효는 1974년에 1백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12년이 지난 1986년에는 2백만명을 넘어설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별다른 요인이 개입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될것으로 전망된다.
신자수효의 폭발적인 증가는 보다 합리적인 신자관리와 보다 체계적인 사목방법을 요구한다. 신자들의 배경과 종교의식, 그리고 그들의 신앙생활과 삶의 내용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서는 그들에게 알맞는 사목행정과 사목활동을 펼칠수 없다. 따라서 신자들의 죵교의식과 신앙생활의 내용을 파악하는 작업은 한국교회의 위상(位相)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지향해 나아가야할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는 기본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있다.
한국교회는 1982년 창립2백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이에 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를 시행한바 있었다. 당시의 분석된 결과를 보면,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은 다원적이면서도 서로 상충되는 측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또한 그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도 나타났었다.
가톨릭신문사에서는 창간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한국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에 관한 사회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연구소는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이 지난 5년 동안 어떠한 변화를 보였는가를 파악함으로써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를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사회·종교적배경
응답자들의 성별구조나 지역별구조를 비롯한 인구학적특성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집계한 교세통계표의 구조와 별로 차이를 갖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본 조사의 응답자들이 한국교회의 신자들을 대표할수 있으며 따라서 본조사의 결과들은 한국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을 거의 그대로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될수 있다는 점을 뜻하는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응답자들의 사회적배경을 한국인의 일반적인 인구학적 성격과 비교해 보면, 응답자들의 계층수준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들면, 1985년도 경제시획원의 인구센터스에서는 한국인의 교육수준별 분포가 국졸이하 20.9%. 중졸이하 18.4%. 고졸이하 26.8%, 전문대이상 8.2%인것으로 분석되었지만, 본 조사에서는 국졸이하 12.6%.중졸이하 14.2%, 고졸이하 41.4%. 대학이상 30.5%, 무응답 1.4%로 나타나, 가톨릭신자들의 교육수준이 한국인의 그것보다도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점은 직업구조에 있어서의 관리직과 전문직종사자의 비율이나, 가족의 월평균 총수입액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분석되었다.
본 조사에서 나타난 관리직과 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은 7.6%였으며, 월 소득액 1백만원이상자의 비율은 11.0%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교회의 구조적 성격이 중산층의 종교로 변화되었음을 나타낸것이라고 할 수있다.
한편 응답자들의 종교적 배경을 보면, 전체의 60%이상이 성인이 된 이후에 입교한 신자들이고, 태중교우의 비율은 4분의1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것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추세를 그대로 나타낸것으로 해석된다. 입교동기를 보면, 태중교우를 제외할경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 』입교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자와의 결혼을 위해 』입교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7.1%나 되는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태중교우를 제외한 입교자들의 41.5%는 타종교에서 개종한것으로 밝혀졌는데 불교에서 개종한 경우는 21.3%. 개신교에서 개종한 경우는 14.7%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같은 집에 거주하는 가족 모두가 가톨릭신자인비율은 응답자의 3분의2가 채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20%정도는 가족중에 타종교신자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가정복음화라는 측면에서 크게 주목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앙과 종교태도
먼저, 교의적 측면에 관한 응답자들의 신앙정도는 하느님의 존재·하느님의 천지창조·천당의 존재·지옥의존재·예수님의 천주성·기적·성령의 은사등을 어느 정도로 믿고 있는가로 측정하였다. 응답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이러한 내용들을 신앙하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러한 내용들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고 응답한 배율은 대부분 3분의 2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내용에 따라서는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이러한 응답결과는 5년전의 조사결과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서 교리교육과 신자재교육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것으로 해석된다. 교의적 측면에 관한 응답자들의 신앙정도를 그들의 사회적 배경과 교차시켜보면 몇가지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즉 거의 모든 질문항목에 대해 남자보다는 여자가 연령은 높을수록, 그리고 영세한 기간은 오래되었을수록 신앙의 정도가 보다 강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리고 교회내에서의 가입단체의 수효가 많을 수록 천지창조·천당의 존재·예수님의 천주성등에 대한 신앙심이 상대적으로 굳건하고,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천당과 지옥의 존재·기적·성령의 은사에 관해 보다 굳은 신앙을 갖고 있는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성서나 교회에서 가르치는 하느님은 인간사회의 불의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갖는 분이시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45.8%가 『불의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 개입하는분 』이라고 응답하였으며, 34.5%는『어느정도 개입하는 분』이라고 응답하였다. 이 질문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하였다.
응답자의 35.8%는 자신의 신앙심이 굳건하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자신의 신앙심이 굳건하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정도였다. 이러한 응답 경향은 연령과 정비례의 관계를 맺고 있어,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신앙심이 굳건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특히 50대이상의 연령층에서는 그 비율이 대단히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평가하는 신앙심의 정도와는 별개로, 전체 응답자의 88.8%는 가톨릭 신자로서의 등지나 자부심을 샂고 있다로 응답하였다. 그러나 가톨릭신자로선 느끼는 긍지나 자부심의 정도는 응답자들의 사회적·종교적 배경과는 무관한것으로 분석되었다. 단, 교회에서의 가입단체의 수효가 많을수록 긍지나 자부심을 『대단히 많이 느낀다 』고 응답하는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분의3정도는 성직자와 수도자의 인격이나 생활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그러나 『대단히 만족한다』는 비율은 성직자와 수도자 공히 30%를 넘지 못하였다. 응답자들은 성직자와 수도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건으로서 『헌신적이고 봉사적인 태도 』(35.5%)와 『겸손하고 온유한 태도 』(33.9%)를 들고 있으며, 응답자의 90%이상이 본당신부는 본당운영에 있어서 모든 일을 『신자들과 협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응답하였다.
한편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서 『선거에서 가톨릭신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과 『시국문제와 관련하여 데모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반수를 훨씬 넘는 비율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찬성율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연령은 낮을수록, 교육수준은 높을수록 그리고 대도시지역 거주자일수록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현행 전례방식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에 대한 만족도는 5년전의 조사결과에서 보다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3분의1정도는 미사예절을 비롯한 교회의 전례가 한국적 분위기에 맞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응답율은 여자보다도 남자에게서, 교육수준은 높을수록, 그리고 직업별로는 학생·관리직종사자·전문직종사자에게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4분의3은 미사의 강론 내용이 『신앙및 영성생활』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미사나 연도와는 별도로 『교회정신에 맞는 제사의식을 제정할 필요성』에 관해서는 45.8%가 『필요있다』고 응답하였고 30.9%는 『필요없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결혼할때 궁합을 보는것에 관해서는 『미신행위이므로 절대로해서는 안된다』가 40.3%『흥미로 해본다면 상관없다』가 32.8%『어느정도 타당성이있으므로 해보아도 무방하다가 20.5%『앞으로의 결혼생활을 위해 절대 필요하다』가 6.4%인것으로 집계되었다.
타종교에 대한 응집자들의 태도틑 그 종교들의 교리나 사상의 측면뿐만 아니라 그 종교들이 한국사회에서 나타내는 활동이나 역할의 측면에서도 별로 호감을 갖지 않는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36.6%는 불교의 교리와 사상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반면,응답자들의 4분의3 정도는 개신교와의 재일치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였으며, 3분의2정도는 개신교와 연합하여 시국기도회를 개최하거나 정의구현단체를 조직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였다. 그리고 응답자의 80%정도는 비신자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타종교인과의 결혼에 대한 찬성율은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결혼에 종교가 문제시 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은 상대가 비신자이든, 아니면 타종교신자이든 10% 미만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약 3분의2정도는 이제 한국교회는 외국의 원조를 받지 않는 자립교회가 되어야 하며, 선교사를 외국에 파견해여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응답자의 70%는 불우이웃이나 농촌교회를 위해 이차헌금을 걷는 것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가장 좋은점에 관해서는 여러가지가 지적되었지만, 오늘의 한국교회가 나타내는 모습보다는 과거의 역사나 전통을 지적하는 것이 더 많았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으로서는 『신자들의 신앙심부족』(25.3%),『신자들의 열성과 참여부족』(18.5%),『전교노력의 부족』(11.8%)등을 비교적 많이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응답자들의 3분의 2정도는 『자신의 표양으로 남에게 모범을 보이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전교방법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응답자들의 86.3%는 『한국교회나 한국사회의 상황으로 보아 21세기에는 한국교회가 보다발전한 것』이라는 낙관적인 태도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들의 기도 및 성사생활은 교의적 측면에 관한 신앙정도 보다는 비교적 약한것으로 분석되었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평균 한 주일에 한번 정도는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도 영한다고 응답하였지만, 한달에 한번이상 고백성사를 받는다는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30% 이상은 판공성사 정도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적어도 하루에 한번이상 기도를 한다는 응답율은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기도생활과 성사생활은 남자보다도 여자가, 연령은 높을수록, 교육수준은 낮을수록,그리고 교회에서의 가입단체수는 많을수록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피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은 영성독서나 그밖에 교회출판물에 대한 접촉정도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 응답자들 중 한 주일에 한번이상 성서를 읽는 비율은 37.6%에 불과하며, 3분의1 이상은 한달에 한번 정도도 성서를 읽지않는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응답자들의 반수 정도는 교회의 정기간행물을 전혀 구독하지 않고 있으며, 두가지 이상을 구독하는 비율은 11.4%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밖의 교회 서적을 1년동안 거의 읽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체의 3분의1정도나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의 80% 정도는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문헌이나 교황의 회칙ㆍ훈령ㆍ사도적 권고 등을 거의 읽지 않았던것으로 응답하였다.
한편, 지난1년동안 피정이나 기도회, 신앙강좌나 교육프로그램에 한번이상 참석해본 경험이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 수준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참석경험이 있는 자들의 대부분은 그것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한번이상 시국기도회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자들은 30%선에 불과하였다. 시국기도회의 참석경험은 40대후반의 고연령층과, 광주대교구 및 청주교구의 신자, 영세시기가 오래된 신자, 그리고 교회단체활동을 많이하는 신자들에게서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본당신부나 본당수녀와 개인적인 면담이나 대화를 거의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특히 응답자의 84.7%는 본당신부와 거의 면담을 갖지 못하고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응답자의 50%이상은 다른 신자들과 신앙에 관한 대화는 물론 살림살이나 일상생활에 관한 대화도 별로 갖지않는 개인주의적 신앙생활을 하는것으로 밝혀졌다.응답자들의 반수이상이 신앙공동체적 생활을 거의 하지않고 있다는 점은 구역모임이나 반모임에 대한 참석빈도와 교회단체에 대한 가입여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70%정도는 본당 신자들과 형제 자매라는 공동체생활과 공동체의식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것으로 분석되었다. 공동체의식의 정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수준은 낮을수록, 그리고 단체활동은 많을수록 높은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응답자의 40% 정도는 각종 후원회에 가입하고 있는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비율은 여자에게서, 연령은 높을수록, 농촌보다는 대도시지역에 가까울수록, 관리직과 전문직종사자에게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태중교우보다는 늦게 영세한자들일수록, 그리고 자발적으로 영세한 자들에게서, 단체활동을 많이 하는 자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3%가 집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응답하여 전통적인 제사의식이 가톨릭신자들간에도 널리 행하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사의식의 시행여부는 응답자들의 영세시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그 비율은 태중교우에게서는 47.1% 국민학교 입학 후 중학교 졸업 이전에 영세받은 자에게서는 71.9%,고등학교 입학 후 성인이 된 이후에 영세받은 자에게서는 81.5%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세받은 이후 민간신앙에 접해 본 비율은 비교적 낮은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율이 토정비결 27.0%, 사주ㆍ관상 또는 점 19.0%, 택일ㆍ작명 12.0%, 굿 2.3%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가톨릭신자들의 『전교활동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본 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응답자들은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로서 전교 노력의 부족을 세번째로 많이 지적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지난 1년간 이웃에게 성당에 나올 것을 권면해 본 일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교활동을 응답자들의 여러 배경들과 교차시켜 보면, 연령은 높을수록, 교육수준은 국졸 이하와 중졸 이하 그리고 대학원 이상에서, 직업은 전문직과 관리직종사자에게서, 영세시기는 태중교우 보다도 성인이 된 이후에 영세한 자들에게서, 입교과정은 자발적으로 영세한 자에게서, 그리고 교회 단체활동을 많이하는 자들에게서 전교활동이 보다 활발한 것으로 분석 되었다. 한국가톨릭교회는 최근들어 급속한 양적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신자의 수효가 급증한다는 사실이 곧 한국교회의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다. 한국교회가 질적으로 성장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의구성원인 하느님 백성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그렇게될 때 한국교회의 진정한 성장과 발전은 가능하게된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은 보다 충실히 수행될수 있는것이다.
결론적 평가
본 조사연구는 이러한 관심아래 한국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의 실재는 어떠한가를 파악하기 위하여 시행되었다.
조사결과에서는 몇가지의 중요한 사실들이 발견되었다. 신자들의 사회적 배경을 보면, 중산층의 비율이 높아 한국교회의 중산층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점은 신자들의 교육수준, 거주지역, 직업구조, 월평균 소득액 등이 한국인의 평균수준 보다도 훨씬 높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신자들의 종교의식은 그렇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확고하고 건전한것으로 나타났다. 교의적 측면에관한 신앙의 정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었으며 사회참여를 비롯한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대한 관심과 지지 역시 높은 편이었다. 또한 한국교회의 위상과 방향에대해서도 비교적 분명한 태도를 갖고있는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실제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신자들의 대부분은 신앙의 근간이며 교회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성서나 교회의 지침서 및 그밖의 교회출판물들을 별로 읽지않고 있으며, 신자 재교육에도 별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교회의 공동체활동과 전교활동에 있어서도 대단히 소극적인 생활을 하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가톨릭 신자들은 종교의식과 신앙 생활간에, 신앙 생활의 교의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간에, 또한 종교적 자부심과 종교적 활동간에 큰 괴리를 갖고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신앙심을 비롯한 종교의식과 종교적 태도는 비교적 굳건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타내는 실제의 행위나 활동은 소극적이며, 교회에 대한 관심과 기대 및 긍지는 많으면서도 신앙생활은 개인주의적이며 습관적인 수준에 안주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들은 5년전에서와 별로 차이를 갖지 않는 것이었다. 지난 5년동안 신자들의 수는 50%이상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의 내용은 별로 향상되지않았으며, 신앙의 의식적인 면과 실천적인 면간의 격차도별로 좁혀지지않은것으로 밝혀졌다.
본 조사는 포괄적인 연구였다. 따라서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후속 연구들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본 조사에서 밝혀진 신자 재교육의 필요성과, 신자들의 종교적 신앙심이 나태도를 그들의 실제생활로 연결시킬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있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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