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리따스 수녀회. 이 회 수녀들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그 위에 머리수건을 두른 것처럼 보여 다른 회 수녀들과 복식에 있어서 금방 구분이 된다.
20세기 들어와서 창설된 대표적인 수녀회 가운데 하나인 이 회는 1937년 이탈리아인 선교사 안토니오 가보리 신부가 일본 도쿄에서 설립했다.
1914년 사제서품을 받은 가보리 신부는 특히 그리스도의 복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선교 지방에서 일생을 봉사할 것을 다짐하고 1931년 일본 미와자끼 본당에 첫 부임하면서 우선 22명의 자매 봉사자들과 함께 지역민들 중 가난한 이들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이후부터 중일전쟁과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자 앞으로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인 수녀들을 양성해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수녀회를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본 한국 브라질 서독 로마 등 9개국에 이 수녀회가 진출해 있다. 우리나라에는 1956년 당시 광주교구장이었던 현대주교(미국인)의 초청으로 광주에 첫 진출했다. 한국 진출 당시 일본 본원에 한국인 수녀가 이미 11명이나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창설이 매우 순조로웠다고 한다.
광주시 서구 임암동에 한국본원을 두고 있는 까리따스회(관구장ㆍ김순자 수녀)는 90년 8월 현재 전국 10개 교구 62개 분원에 총 3백90명의 회원들이 창설자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
이 회의 창설 이념이자 고유의 영성은「예수 성심의 사랑을 온 세상에 전파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가난한 자와 청소년들에게 참된 삶의 길을 안내해 주는 것과 동시에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등을 영성을 구현하는 활동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직접 선교와 까리따스사업, 출판선교, 교육선교, 성서공부반 운영 등이 포함된다.
직접선교를 위해 까리따스회는 전국 45개본당에 수녀들을 파견, 본당 사목을 돕고 있으며, 특히 가정방문을 통한 이른바 가정사도직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밖에 해외선교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86년 파푸아뉴기니에 5명의 수녀를 파견한데 이어 오는 9월 3일에는 1명을 더 파견하며, 앞으로도 계속 선교수녀를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까리따스」란 말은 이탈리아어로「사랑」또는「애덕」으로 번역된다. 따라서 까리따스사업이란 인간구원을 위한 애덕활동을 뜻한다. 이를 위해 이회는 현재 고아원과 양로원, 탁아소, 병원 등의 사회복지사업을 광범위하게 펼치고 있다.
또 까리따스회는 생활 성서의 각종 단행본 신심서적 등을 간행, 출판물을 통한 선교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밖에 제주의 신성여고를 운영, 청소년 교육사업에도 정열을 기울이고 있다.
까리따스의 자랑할만한 점은 무엇보다 공동체유대의식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예수성심대축일이나 빈첸시오 성인축일, 돈 보스꼬 성인 축일 등 교회 내 큰 축일에 전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체 의식을 돈독히 한다.
「아카데미아」라고 부르는 이 축제를 통해 노래와 춤, 연극 등으로 온 가족이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까리따스 수녀들의 기도생활도 다른 수녀회의 수녀들의 그것과 좀 다른 점이 있는데, 예컨대 모든 성직 수도자들이 의무적으로 바치는 성무일도 가운데 낮기도를 이 수녀회 특유의 기도로 대신하고 있는 점 등이다. 이들은「예수성심께 바치는 기도」를 낮기도로 바치고 있다.
또「서로 사랑하라」(요한 13, 34)등 예수가 남긴 사랑에 관한 말씀들을 성서에서 발췌한「사랑의 메시지」를 뽑아 하루 일과 중 틈틈히 묵상하고 실천하는 부분도 이 수녀회에서만 볼 수 있는 기도생활이다.
매년 한차례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는 까리따스회는 성소자 피정을 매월 둘째 주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 까지 본원과 서울 수련원에서 마련하고 있다.
■광주본원=광주시 서구 임암동 323(전화: 062-672~6780)
■서울 수련원=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62 (전화: 02-542~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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