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수녀심께 가기위해 Bangui에서 새벽 7시에 시외버스(?)를 탔다. 자가용으로는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손님을 모아 가느라고 시내를 3차례에 걸쳐 1시간40분동안 운행한 관계로 그곳에 11시45분에 도착했다.
그 버스는 반트럭과 비슷한 차로 우리나라에서는 폐차처분되고도 남을 정도로 오래된 차였다.
출발하는데 백밀러가 뚝 부러졌다. 운전수는『미안해요』라고 말하면서 발로 부러진 백밀러를 의자 밑으로 차넣고 출발했다.
그 운전사는 가끔 내리막길에서는 밧데리 접선줄을 떼고 오르막에서는 붙이는 등 경제성(?)과 위험성을 보이며 운전했다.
거치는 마을마다 친척들에게 인사한다고 차를 세우라고 야단이다. 그리고 팔려고 내놓은 물건들을 사느라 아우성치기도 하고 순경들은 손을 내밀며 돈을 달라고 소리친다. 천천히 쉬면서 여행한다고 마음먹고 차를 타는 일이 현명한 일이다.
대체로 이곳 주민들은 흙을 이겨서 집을 짓는다. 가운데는 좀 넓게 공간을 두고 비올 때 식사를 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양쪽엔 흙으로 벽을 막아 방을 만든다. (방문은 없음). 방안에 가구가 없으며 여기저기 물건들이 흐트러져있다.
대부분 방은 유리가 없는 작은 창만 있기 때문에 방은 대단히 어둡다. 작은 창은 태양열을 막기위해 또 벌레나 파충류들을 못 들어오게 하기위한 것인 듯 아다. 집 바닥은 흙으로 되어 울퉁불퉁하며 조금 생활이 넉넉한 사람은 나무침대와 의자를 몇 개 갖추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돗자리를 깔거나 혹은 맨바닥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밤에는 춥고 덮을 것이 없기 때문에 방안에 모닥불을 피워 추위와 벌레들을 막는다.
또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뱀의 출입을 막기 위해 석유 호롱불을 밤새도록 켜 놓는다.
음식준비는 밖에서 하며, 식사도 주로 밖에서 옹기종기 모여 손으로 먹는다. 담이 없어 집앞은 마당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아침식사는 원두커피를 부수어 끓인 물과 작은 과자나 빵조각으로 해결하지만 없으면 커피 한잔만으로 식사를 떼운다. 그리고 점심은 없어서 대체로 거르고, 저녁엔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꺼내놓고 식사를 한다. 내일을 위해 저장하는 일이 없다. 저장할 곳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굴 만나든 그들은『수녀님, 배고파요』하며 빈손을 내민다.
아이들이 물만 먹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니 배가 쪼르륵 거려 공부를 어떻게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부인들은 끓인 물로 배를 채우고 새벽7시부터 들판에 나가 끓는 태양아래서 밭을 맨다.
나도 가진 것이 없어 그들의 빈손을 채워 줄 수가 없어 그저 딱할 뿐이다. 이럴때마다 나는『주님, 보소서. 이 배고픈 형제들을. 먹을 것이 필요하나이다』하며 주님을 향해 손을 벌릴 뿐이다.
이 곳엔 열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꽃들이 많다. 플랑봐이얀트라는 큰 나무가 있는데 이 꽃은 건조기(12월)가 시작되면 붉은 꽃을 피우기 시작, 날씨가 더워질수록 만개하여 온 나무가 타는 듯 붉게 물든다.
그리고 키가 큰 빨마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사용한다. 또 큰 줄기를 찍어 즙을 받아 술(깡고야라고 부름)을 만들어 마신다. 키 큰 코코낫나무는 열매를 달고 있다가 바람이 불면 열매를 떨어뜨린다. 이곳 코코낫 맛은 매우 순하다.
이곳은 늘 날씨가 덥지만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묵은 잎이 떨어지고(단풍은 들지 않음) 새잎이 돋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단 날씨가 덥기 때문에 계절을 착각한 나무들이 비만 오면 꽃봉오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러나 계절이 아니면 열매를 맺는다 하더라도 잘 익지 않으며 또한 제맛이 나지 않는다.
여기서는 12월이 수확계절인데 쌀, 참깨, 마뇩, 땅콩 등을 추수하며 그나마 날씨가 덥고 비가 잘 오지 않으면 큰 수확은 기대할 수 없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채로는 호박, 고구마, 작은 감자, 마늘, 양파, 토란, 작은 토마토 등이다. 그 외 말린 잎사귀, 버섯등도 볼수 있다.
백인들집에서 볼 수 있는 꽃은 홍초가 있는데 우리나라 것보다 훨씬 크고 아름답다. 그 외 장미, 채송화, 분꽃, 금잔화 등도 볼수 있고, 잡초사이에서 보라빛 나팔꽃도 간혹 보인다. 물론 선인장은 종류도 다양하고 키도 무척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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