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성탄과 새해의 기쁨속에서도, 몸 하나 덩그러니 버려진 채 오갈데없이 길가에서 숙식하는 걸인들을 위해서 따뜻한 온정보다 냉소의 눈길만이 따가울 뿐이다.
「달리는 전교사」로서 서울시내 구석구석에 하느님의 복음말씀을 심고다니는 개인택시 운전기사 김무웅(44ㆍ곤라도)씨.
김씨는 택시를 운행하면서 수시로 마주칠 수 있는 길가에 버려진 걸인들을 데려다 직접먹이고 입혀주고 직업까지 알선해주는 남모르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해오고 있다.
더러운 옷차림과 지독한 악취로 인해 감히 접근하기조차 꺼려지는 걸인들이지만 김무웅씨는 손수 목욕까지 시켜주면서 그들에게 새로운 「재활의 꿈」을 심어주기위해 노력한다.
『너희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것(마태 25,40)이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사회구석구석의 보이지않는 더러움을 씻어주고있는 김씨.
그래서 김씨를 아는사람들은 김무웅씨를 그 누구도 감히 흉내낼수 없는 그리스도의 「빛을 심고 다니는 사람」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복잡한 도로에서 길을 건너는 노인들을 보면 그냥가지를 못하고 차에서 내려노인을 부축해주고난 뒤에 지나가는 김무웅씨는 얼마전 어떤 교통사고 현장에서 아무도 나서려하지 않는 위급한 화자를 대신둘러업고 응급실까지 뛰어 데려다주기도했다. 김씨가 이렇게 남다른 사랑의 실천을 하게 된 것은 특별한 기적적인 체험이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우연히 지난 84년「운전기사 사도회」의 총무직을 맡으면서 불우한 이웃시설들을 방문해볼 수 있었던 김씨는 자기의 주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속에 살고 있다는 새로운(?)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던것.
이때까지 자신의 생활테두리 안에서만 집착하고 살아왔던 김씨는 이에 충격을 받고 그때부터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차안에 조그맣게 마련해 놓고 파는 껌과 성가테이프의 수익금으로 어려운사람에게라면 한박스라도 사다주고 돈이없어 공부를 하지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하기 시작한 김씨는 얼마전 수산시장의 상인들 중심으로 불우이웃돕기운동을 전개, 매달 고아원, 양로원등에 생선 궤짝등을 실어다주는 모범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죽고 사는것은 하느님의 뜻에 달린 일』이기 때문에 이틀 일하고 하루쉬는 그하루마저 하느님께 봉헌하고 산동네 고아원등을 방문하고 있는 김무웅씨는 『봉사를 인위적으로하려한다면 귀찮고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마음속으로부터 울려오는 소리를 그대로 실천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하고있다.
어렸을때부터 「사제가 되는것이 소원」이었고 그래서 어린시절 수십리나 되는 성당까지 어두운 산길을 마다않고 걸어다녔던 기억도 갖고있는 김무웅씨는 이제는 자신의 택시가 시민들의 「발」이 되기보다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조그마한 「교회」가 되어 하느님의 충실한 사도로서 살아갈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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