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상담과 가정
하느님은 시초에 아담과 에와를 만드시고 그들로 하여금 자녀들을 낳게하셨다는 것이 성서의 이야기이다. 인류의 역사는 가정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생명과 신앙은 가정을 통해서 이어져 간다. 그러므로 현대인의 사목자는 가정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인류의 구원도 한 가정 안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목상담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가정을 이루므로 가정을 떠나서 내담자를 생각할 수 없다. 병을 앓은 체험을 예로 들어보자.
아내가 어려서 병을 않을 때 어머니가 곁에 있으면서 간호를 따뜻하게 잘 해주었다고 가정하자. 이런 경우 병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니겠지만, 가족과 가까워지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반면에 남편은 어려서 병을 앓을 때 어머니가 안정을 해야 한다고 꼼짝도 못하고 잠자리에 누워있게 했다고 하자. 이런 경우 병은 매우 재미없고 따분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런데 아내가 병을 앓을 때 남편이 안정을 해야 한다고 혼자 내버려 두었다고 하면 아내는 대단히 불만족스럽겠지만, 남편이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차이점은 각자가 자란 가정에서의 체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 부부의 가정을 살펴보지 않으면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남편이 맏아들이고 아내가 막내딸인 경우에도 각자 자란 가정 환경의 차이 때문에 서로 맞지 않는 점이 많을 것이다. 새옷을 입느냐 헌옷을 입느냐를 비롯해서 독립심에 이르기까지 자랄 때의 가정에서 오는 부부의 차이는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담자와 상담할 때에는 항상 각자의 가정의 역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 가정의 뿌리계통
가정의 역사를 알려면 가정의 뿌리계통、즉 가족의 계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의 뿌리계통이라는 것은 단순히 통계적 자료를 모아 놓는 것과는 다르다. 가정의 뿌리계통은 자아 발견과 성장의 창조적 도구가 된다. 내담자와 면담할 때、문제점 자체 보다는 가정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쉽고 자연스럽다. 가정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담자가 자신에 대해서나 자기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연히 알게 된다. 아울러 문제해결의 방법까지도 알게 되는 수가 있다.
가족의 계보, 즉 족보를 앎으로써 사목상담자는 그 가정의 문화적 배경, 윤리관, 가치관 등을 알아낼 수 있다. 특히 가족의 심리적 특성, 종교, 신앙생활 등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가정에 일어났던 중대한 사건들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사 다닌 것, 상을 당한일, 스트레스의 사례들, 가정의 전설, 가정의비밀, 가족의 직업 등을 알아본다.
가족의 소단위의 계보를 보면서 비슷한 점과 차이점, 부모의 계보가 자녀들에게 끼친 영향, 족보에 나오는 항렬과 이름의 관련성 등을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내담자에게 자기 가족 중에서 두드러진 사람을 묘사해 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이 나타나서 재미있는 경우가 있다. 같은 인물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식구마다 다를 수가 많다.
그래서 가족 조사를 할 때 3대의 족보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목상담자가 자신의 가정의 계보, 즉 족보를 검토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가정을 알아야 남의 가정도 잘 알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하는 집안의 노인들을 찾아보고 옛 이야기를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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