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순교자 현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본보에서는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순교자 현양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몇몇 신자들의 삶과 활동상을 소개한다.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순교성지와 성인들에 대해 무관심한 신자들이 너무 많아요. 성지순례안내자 교육을 받으면서 배운 것을 토대로 서울시내에 있는 순교사적지와 이곳에서 순교하신 성인들을 알리는데 소명과 사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한국 가톨릭문화선양회(총재=최석우 신부, 지도=유종만 신부)가 실시한 제1기 성지순례안내자 교육을 받고 성지순례안내자 자격증을 취득한 신명자(헤레나ㆍ신수동본당)씨는 신자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시내의 순교사적지에 대한 관심도와 인식이 부족함을 아쉬워했다.
현재 문화선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씨는 문화선양회 여성분과위원들과 함께 이번에 제1차 교육 전과정을 수료, 실무자로서 적극적으로 문화선양회 활동에 임하는 자세를 다지기도 했다.
85년부터 몇 명의 안내자를 중심으로 서울의 순교성지순례를 안내해온 문화선양회는 신청팀이 증가, 지난 88년부터 안내자 양성의 필요성 여부와 가능성 등에 대해 2년간의 연구과정을 거쳐 금년 5월 18일부터 문화선양회 여성분과위원들과 성지순례에 참가한바 있는 여성신자들을 대상으로 안내자 교육을 실시했다.
서울시내 5개 성지 즉 명동성당 지하묘지ㆍ서소문밖 순교성지ㆍ용산 당고개순교성지ㆍ새남터 순교성지ㆍ절두산 순교성지를 중심으로 시작한 제1기 성지순례안내자 교육은 지난 5월 21일부터 7월 18일까지 8주간에 걸쳐 실시, 32명의 안내자를 배출했다.
문화선양회가 서울지역 성지순례를 실시한 것은「우리 주변의 가까운 순교사적지를 찾아보고 그에 깃들어 있는 순교정신을 다시한번 새겨봄으로써 우리 자신이 평소 실천하지 못했던 신앙생활을 반성하고 그 신앙생활 속에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남긴 순교정신을 깊이 받아들이고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에 수료한 성지순례 안내자들은 한국가톨릭교회 내에서는 처음으로 체계적이고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배출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신명자씨는『성지순례라면 으레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과 해외성지를 생각하는데 서울시내에만도 많은 순교사적지가 있다』고 지적, 『우리 가까이에 있는 순교사적지부터 순례하면서 신앙선조들이 남긴 참 순교정신을 깊이 묵상할 것』을 강조했다.
또 신씨는『문화선양회서 실시하고 있는 성지순례는 관광을 목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성지순례에서 탈피,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성지ㆍ성인들에 대해 공부하며 그들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고 닮기위한 내용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우리 한국교회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순교자 신심에 대해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신씨는『세례식 때 외국성인성녀들 보다는 우리나라 성인성녀들의 본명을 택하는 것도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선양회는 제1기 안내자 배출 후 앞으로 전국의 성지를 안내할 안내자 교육뿐 아니라 교포신자들과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자 양성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75년 12월 한국교회사연구소 후원회로 출발한 한국가톨릭문화선양회(회장ㆍ김실희)는 87년 3월부터 정식 활동을 시작, 한국교회사연구소 사업지원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화강좌를 개설하는 등 문화의 불모지인 한국가톨릭문화를 선양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또 88년부터는 한국에서 두번째 신학교로 알려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 소재의 부엉골 신학교터를 매입, 사적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성지개발 및 보존에도 앞장서고 있는 문화선양회는 후원회원수의 부족과 기존 회원들의 참여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뜻있는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성지순례를 희망하는 본당ㆍ단체나 후원회에 가입할 사람은 (02)771~76 한국가톨릭문화선양회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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