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떨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면 정말 온 전신의 뼈가 녹아내리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낍니다. 절대로 내 자식이 틀린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떤 때는 부모 마음을 이다지도 생각해주지 않는 아들이 한스럽게 생각돼요』
지난 87년 1월 3일「제헌의회그룹」사건으로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둘째 아들 생각으로 흥청거리는 세밑의 기쁨 속에서도 유독 피가 마르는 고통을 겪고있는 어머니 정계영(60ㆍ마리안나)씨는 『새해부터는 절대로 돌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소란이 없기만을 바란다』고 한숨짓는다.
3남 3녀의 자녀들 가운데 막내아들 민병래(28ㆍ가벨)가 「안산 노동해방투쟁위원회」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이어 둘째아들 민병두(30ㆍ라파엘)마저 81년에 이어 두번째 구속되는 불운을 당한 정씨는 『믿고 의지할데 없이 오로지 묵주알만을 굴리면서 하느님께 매달리고 있다』고 눈물짓는다.
「양심수 전원석방」을 위해 지난 1월 5일부터 같은 처지에 있는 어머니들과 함께 단식 농성 투쟁에 참여하고 있기도 한 정씨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자기일이 아니라고 냉정하고 무관심하게만 지켜보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정씨는 『이번 선거에서 한가닥 기대를 걸었지만 정치인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모든 것이 무산됐다』고 허탈해하면서 『그러나 정의와 진실은 곧 밝혀지게 되리라는 아들의 말을 굳게 믿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집에서는 자극한 효지이고 밖에서는 가난한 친구를 대신해서 등록금을 내주는 착한 아들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다시 반문하기도한 정계영씨는 『새정부는 더이상 젊은 대학생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내세운 공약을 철저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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