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리치 신부
루지예리 신부는 마카오에 가서 폴투갈 상인들로부터 성당 신축비를 모금해 가지고 1584년 4월에 조경으로 돌아왔다. 성당은 1584년 12월에 완공되었다. 2층 양옥인데 아담하고 예쁘게되어 중국인들은 서양식으로 지은 성당을 신기하게 생각하였으며 중국 건축하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서두른 방식으로 서두르지 않고 방에 성모상을 걸어놓고 방문객이 성모상을 보고 『당신들이 믿는 신은 저 여인이요?』하고 물으면 여기서부터 대화가 시작되어 그리스도의 강생구속사업에 대한 것을 설명하여 줌으로써 신아으로 인도하였다. 1583년 루지에리 신부는 존경에서 중국인의 도움을 얻어 천주 십계명을 중문으로 번역하였는데 십계명은 중국의 윤리 도덕과 비슷하여 중국인들로부터 신임을 얻었다. 당시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하여 이목(梨木)에 새겨 찍는 목판인쇄였다. 서양신부들은 찾아오는 유생들에게 중문으로 번역된 십계명을 한장씩 주었다.
그 후에 천주경 성모경 신경을 중문으로 번역 인쇄하여 유생들에게 보냈다. 1584년 루지에리 신부는 존경에서 천주실록(天主實錄)을 편찬하였다. 천주실록은 복건성의 유생 영착이 윤식(潤飾)하고 동년 8월 18일 서문을 완성하여 1584년 11월 초에 인쇄를 끝냈다. 재판은 제목을 천주성교실록(天主聖敎實錄)으로 바꾸었다. 천주실록에 신부를 승(僧)이라 쓰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감생과 수난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지않으며 성세 성사에 대하여는 설명이 되어있으나 성체 도리와 칠성사에 대하여는 누락된 것이 많다. 삼위일체 도리와 교황의 성통제에 대하여도 설명을 피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쓰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신부가 삭발을 하고 승복을 착용하여 종교인 표시는 되었으나 불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천주교를 선교하는데 막대한 지장이 되었다. 루지에리 신부가 마타오에 가서 오랫동안 돌아오지않자 조경에서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번승(서양신부)이 포르투갈 군대를 데리고 올 것이다.』
마태오 리치 신부가 외출하고 집에 없을 때 동네장난꾸러기 아이들이 탑위에 올라가 돌을 던져 성당 기와가 많이 깨어졌다. 인도 흑이 노복이 화가 나서 그중에 장난이 가장 심한 아이 하나를 붙잡아 광에 감금시켰다가 세시간쯤 후에 놓아주었다. 흔히 있는 사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가장 경계하는 서양인의 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므로 크게 문제가 되었다. 광에 갇혔던 어린아이의 친척을 평소서 양인을 증오해왔으므로 이 사건을 날조하여 서양 신부가 어린 아이를 노예로 팔려고 말을 하지못하는 약을 보용시켜 광에 사흘간 가두었다가 이 일이 탄로나게 되자 어린아이를 놓아주었다고 무고하였다. 어린아이의 친척은 돈을 주고 매수하여 거짓증인까지 만들어 놓았으므로 리치 신부와 흑인 노복은 꼼짝없이 누명을 쓰고 중형을 받게 되었는데 다행히 그 고을 유생 하나가 바르게 증언해 주어 무고한 사람과 거짓증인이 장형을 받았다.
당시 중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불치병의 환자를 길에다 내다버리는 패속이 있었다. 리치 신부는 인도노복을 데리고 다니며 길가에 버려진 병자들을 집으로 데려다 정성껏 간호하여 주고 혹은 임종 직전의 환자들에게는 대세를 주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공리적인 중국인들의 눈에는 이런 완전한 포기의 삶을 사는 서양신부의 생활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않아 엉뚱한 소문이 났다.
『서승(서양신부)은 영리하고 재주가 좋아 사람의 머리 속에 보석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거리의 병자를 데려다 빨리 죽게하고 머리속에 보석을 꺼내갖는다.』
총명한 지부 왕반은 두 신부의 훌륭한 자선 행위를 보고 깊이 감동되어 「천화사 (遷花寺)」「서래정토(西來)淨土)」라고 손수 편액을 2개써서 리치 신부에게 보내왔다. 이 편액의 글씨는 상당히 명필이며 글씨를 금으로 도금하였다. 지부 왕반이 「천화사(遷花寺)」편액을 보낸 것은 즉지 방관으로서 천주교를 정식 인정한것을 의미한다.「천화사」편액은 성당문에 걸고 「서래정토」편액은 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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