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2월 4일 금요일 아침나절은 나환자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다 보냈다. 아침에 나는 미사를 지내러 여자 나환자들 섬에 갔었다. 나환자는 남녀를 모두 합쳐 7백명이다. 우리는 3시에 떠나 반은 배로, 반은 걸어서 셕룽에 도착했는데 그곳의 기차에서 광퉁에서 오는 주교들을 만났다.
3월 21일 성 주간 월요일 오늘 선거가 있었다. 신학교 교장은 게브리앙 주교, 제1보좌관은 로베르 신부, 제2보좌관은 델마 신부가 선출되었다.
6월 7일 화요일 오늘 아침 바람을 무릅쓰고 우리는 배를 타고 절영도 (絶影島)로 갔다. 성당을 축성하고 미사를 드리고 2백 75명에게 영성체를 주고, 79명에게 견진성사를 주었다. 페셀 신부와 나는 항구를 거쳐서 돌아왔다. 신자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들었고, 매우 아름다운 하루였다.
7월 2일 토요일 나는 오늘 아침 동굴에서의 토요미사를 다시 드리기 시작했다. 꼭 10년전 바로 성모왕고 첨례날 나는 이 동굴을 세울 것을 서약했었다. 이것은 오늘 미사에 온 많은 신자들에게 대한 강연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1백 69명의 영성체자가 있었다.
8월 3일 수요일 청년들이 명도회를 재건하기 위해 이 요셉신부를 동반하고 찾아왔다.
8월 25일 목요일 나는 명도회 규약 개정에 관해 위원장에게 회칙을 따라서 정정한 텍스트를 넘겨주었다. 그것은 총회에서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나는 이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뤼카 신부가 전주에 가 있는 동안인 그저께 한 여교우가 라크루 신부를 찾아와서 자기 남편이 영화때문에 순사에게 잡혀갔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에 그 사람은 풀려나와 신부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영화사의 한 사람이 순자 한명을 동반하고 한국인 집들을 돌아다니며 한 장에 21전씩 입장권을 사라고 했으며, 순사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입장권을 사게하기 위해 같이 다녔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그 신자집에도 와서 10장의 입장권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하자 그는 영화에는 관심도 없고 더구나 그에게는 한장 이면 충분해서 그것을 거절했다. 그러자 순사가 그를 경찰서로 데리고 가서 그곳에서 두장으로 낮춰 요구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그 금액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10월 8일 토요일 페랑신부는 어제 그의 부산 새성당 강복을 끝으로 순회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나는「교구지도서」의 몇가지 수정내용이 담긴 회람 제50호를 보냈다. 동시에 미국의 은인들을 위한 소책자를 인쇄하고 12월 20일자 회람 제51호도 인쇄했다. 그것은 지금 인쇄중에 있는 소책자와 더불어 모든 이에게 보내질 것이다.
11월 5일 토요일 60리라고들 하지만 실제는 80리에 가까운 먼길을 갔다. 9시 45분에 출발, 3시에 점심을 들고 저녁 6시 30분에 장재치에 도착했다. 마지막에는 거의 깎아지른듯한 가파른 길이어서 말을 타고 갈 수가 없었다. 마을은 거의 산꼭대기에 있었고 매우 가난하고 다 교우였다.
11월 11일 금요일 10리길을 걸어 가실지역의 마지막 공소인 넉바위공소에 닿았다. 볼품없는 아주 작은 집이었다. 나는 여기에서 아주 잘 교육받은 어린 견진자들을 만났다. 한국 나이로는 7세이고 실제는 6세인 이 어린 소년이 교리문답을 모두 알고 있었다. 9세내지 10세된 다른 소년들은 문답의 풀림까지 알고 있었다. 여기도 또한 매우 가난한 곳이다. 한 어린 견진자는 정말 꼭 필요한 옷들인 누덕누덕 기운 바지와 조끼밖에 없어서 솜도 두지않은 이 옷을 입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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