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과 대내적으로는 중간상인들의 농간에 희생당하고 빚에 쪼들리고 있는 농촌을 돕기 위한 농산물의 도ㆍ농 직거래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어 농촌살리기에 서광으로 비춰지고있다.
이 같은 도ㆍ농 직거래는 몇몇 의식있는 본당신부나 평신도들의 주도하에 단편적이고 소규모로 개설되는 수준이어서 도시본당과 농촌본당간의 사랑나눔 차원에서 전 교회적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농산물의 도ㆍ농 직거래는 극성을 부리고 있는 중간상인들에 의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을 도와주고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도ㆍ농 직거래는 현재 진행 중인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원안대로 체결될 경우 우리 농촌이 받게 될 엄청난 타격을 줄여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점을 갖고 있는 농산물 직거래는 현재 취급되는 대부분의 농산물이 무농약ㆍ무공해로, 시장의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 때문에 도시본당 신자들에게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한국가톨릭농민의 사무국장 이병철씨는『현재 우리 농촌의 토양은 지력이 극도로 악화되고 오염상태가 심각한 형편』이라면서『신자들부터 유기농업을 통한 농산물의 도ㆍ농 직거래를 실천하여 농촌ㆍ농민ㆍ소비자 모두를 살리는데 앞장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농산물직거래는 비싸게 팔려고 하고 싸게 사려는 생존경쟁의 관계가 아닌, 생산자ㆍ소비자가 같이 살고 같이 존재하고 같이 발전하자는 상호부조의 관계로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 농산물직거래는 물건과 물건을 거래하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간 사랑의 관계로서 농민들은 소비자를 위해 사랑으로 생산하고 소비자는 농민들에게 가격을 보장해주면서 서로 유대를 맺고 제휴하는 차원으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요청되고 있다.
서울 옥수동본당주임 정원기 신부는『현재 본당에서 이뤄지고 있는 농산물직거래는 주로 무공해식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며『이는 농민들에게 상품을 제값에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인들에게도 무농약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활성화될 경우 사랑나눔의 차원에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대전교구 서천본당 월산공소 양만규(가브리엘)씨는『산지에서 포기당 3~5백원정도하는 배추가 소비자에게 3~4천원이상에 거래되는 것을 볼 때 중간상인의 농간을 알 수 있다』면서『농산물의 직거래가 거래 차원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먹거리를 통한 사랑나눔의 차원에서 이뤄지길』희망했다.
도ㆍ농 농산물직거래를 통해 농촌교회를 살리고 도시본당신자들이 싼 가격으로 싱싱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직거래보다는 전국 주요 농산물을 원하는 교구ㆍ본당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교회내에 초교구적인 중간유통기구 설치가 시급히 요망되고있다.
대전교구 사목국장 유흥식 신부는『교구차원에서 농산물의 도시본당과 농촌본당간의 직거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이는 교구내에서의 교량역할은 가능하지만 타 교구ㆍ본당과의 직거래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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