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 가톨릭교육기관에 한국교회사를 연구하는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과 어린이를 위한 교회사 서적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한국교회의 실정이 안타깝습니다. 바로 지금이 연구자들이나 교회 전체가 한국교회사와 순교사에 대한 단계적 조명을 새로이 시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ㆍ최석우 신부)의 책임연구원 차기진(루까ㆍ36)씨는 순교자성월을 보내면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순교의 역사라는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교회는 현재 많은 신자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우리의 교회사를 발굴해내고 이를 현실 위에서 재조명하는 작업은 신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1백3위 성인에 대한 읽을 만한 성인전이 부족하다는 것을 비롯 한국교회의 순교사가 제대로 정립돼 있지 못하다는 자성의 소리도 높다.
차기진 연구원은 이러한 이유로『외형상의 표현을 중시해가는 현대교회의 현상과 더불어 교회사와 같은 내적이고 장기적인 문화사업이 등한시되고 있음』과『전문 연구 인력의 부족으로 인한 한계성과 교회의 편협된 시각, 그리고 일부 연구자들의 왜곡된 주장』등을 들면서 빠른 시간 안에 극복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연구원은 또한『전체 한국교회의 차원에서 순교신심 앙양을 위한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사목적 배려와 함께 신자들의 순교자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가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교회사와 순교사 연구에 대해『과연 한국교회의 순교사는 정립되어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앞선다는 차 연구원은 한국교회사와 순교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작업으로『순교선조들에 대한 자료의 계속적 발굴ㆍ자료집의 간행과 대중화, 아울러 조기 공소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지방교회사의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6년째 활동하고 있는 차기진 연구원은 공주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등 한국의 교회사 연구에 헌신해오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최석우 소장신부를 보좌해서 실무적인 일을 맡고 있는 차 연구원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하고 있는 사소한 원고정리에서부터 교구사 발간, 각종문헌ㆍ자료발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일에 관여, 교회사연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1964년 창설된 한국교회사연구소는 한국교회의 역사와 관계된 모든 자료를 발굴ㆍ보존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신앙선조들의 복음사를 올바로 정립한다는데 근본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국내 교회사 연구를 위한 연구소 중 교회 내외적으로 그 업적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교회사연구소는 다양한 출판, 연구사업과 함께 자체 도서관을 운영, 한국교회자료의 총집산지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이다.
이곳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차 연구원이기에 한국교회사와 순교사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남다르다.
『한국교회가 시행해온 순교자현양사업은 외적인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 2백주년과 시성식을 지낸 후 점점 퇴색되고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차 연구원은『순교자현양을 위해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본당단 위로 연례 순교성월 행사를 계획하는 일에서부터 교구별 또는 한국교회 전체가 순교자 현양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작업까지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면서『아울러 신자 개개인도 집안에서 순교신심에 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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