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치황제는 오래전부터 유럽의 화가 한 사람을 원했는데 그루벨 신부는 화가였으므로 황궁에 출입까지 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교무시찰원 신부의 명령을 받고 샬 신부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한장은 마카오로 가져갔다. 그루벨 신부는 유럽으로 가져갈 공문서와 서신을 옮겨 적는데 일정이 바빠서 샬 신부가 저술한 회고록은 옮겨 적지 못하였다.
샬 신부는『제2의 실크로드』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 유럽까지 최단거리 육로를 찾는데 힘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샬 신부는 순치황제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황제의 추천서를 받아 디에스뗄 신부와 도트빌레 신부에게 주어 육로로 유럽을 가게 하였다.
두 신부는 1661년 4월 13일 북경을 출발하였으며 그들의 짐 속에는 로마로 가는 문서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었다. 도트빌레 신부는 아깝게도 감숙성 서녕부(西寧府) 부근에서 병사하였다. 도트빌레 신부 대신 하잇리히 롯 신부를 대신 가게 하였다. 디에스뗄 신부와 롯 신부가 메소포타미아까지 육로로 가서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1664년 2월 20일 로마에 도착하였다. 두 신부가 발견한 길은 중국의 감숙성과 네팔을 통과하는 길이었다. 디에스뗄 신부는 그곳에 선교구를 세우면 된다고 주장하였다.
로마 교황청 평의회에서 1664년 3월 26일 해로가 봉쇄될 때를 제외하고는 육로를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샬 신부는 기억력이 뛰어나고 다방면에 있어서 박식하였다. 그는 천문학뿐만 아니라 교의학 교회법 일반 법률학 성경학 세계사 교회사에도 박통하였다. 샬 신부의 서고에는 약 3천여권의 유럽 서적이 있었으며 이 서적 중에는 수학과 천문학 계통의 서적이 주종을 이루고 다방면에 걸친 서적이 있었다.
샬 신부는 유럽에서 발행하는 신간서적도 구해 본 것을 알 수 있다. 샬 신부는 대포와 기중기 천문의기(天文儀器)를 만들고 돛이 두개 달린 배도 만들어 황제의 포어(捕魚)와 유람선용으로 만들었다. 샬 신부는 라틴문에 능통하였으며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도 잘했다.
샬 신부는 많은 저서를 냈으나 독일어로 저술한 것은 없었으며 독일어로 된 것은 편지 한장 뿐이었다. 성격은 솔직하고 열성적이었으며「이격이노(易檄易怒)」라 하였다.
당시 예수회 회원들 중에는 샬 신부가 흠천감 감정으로 있는 것에 대하여 첫째는 수도자가 관직에 있는 것은 수도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며 두번째는 흠천감 일은 미신행위이므로 교회법에 어긋난다고 비난하였다.
당시 중국의 천문학은 점성학의 수준을 넘지 못하여 하늘을 보고 점을 쳤으며 일식과 월식을 알아내고 국가의 행사, 황궁의 장례ㆍ제사 일을 정하고 능침을 쓸 때 묘자리를 보고 역서(曆書)를 만들었는데 선교사들간에 문제가 된 것 중에 중요한 것은 민역(民曆)이었다. 이 민역에 길일(吉日)과 흉일(凶日)을 기록하였다.
1649년 9월 13일 부글리오 신부와 마갈하에스 신부 등이 샬 신부에게 정식으로 퇴직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냈다.
샬 신부는 1652년 3월 7일 해명서를 써서 예수회 총장에게 보내고 그 후에도 계속 해명서를 써서 보냈다.
샬 신부를 옹호하는 선교사들도 많이 있었다. 마르티니 신부는 로마 예수회 본부에 가서 샬 신부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하였다. 로마 예수회 고스윈 니켈 총장은 이 문제를 로마 신학교의 교수 5명을 선정하여 심사를 위탁하였다. 심사위원들은 네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심사를 하였는데 결국 흠천감 일은 과학연구이며 선교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심사위원회에서는 흠천감 감정직에 대하여 호감을 표시하였다.
교무시찰원 시몬 다쿤하 신부는 로마에서 중국으로 돌아와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1660년 1월 12일 심사위원회가 심사한 내용과 결과를 전단(傳單)을 만들어 중국 각지 선교사들에게 보냈다. 이때 청년 선교사 페르비스트 신부가 중국에 온지 불과 2년밖에 안되는데 샬 신부가 흠천감 감정직에 있는 것을 옹호하였으며 변호하는 글을 써서 로마 예수회 본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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