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4월 10일 화요일 베르모렐 신부가 오늘 아침 일찍 학교의 주요 교사인 김화정의 문제 때문에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그를 조래란 별명으로 부르고 있는데, 그는 학생들에게 공산주의를 가르쳤다는 것이다. 나는 그가 가르치고 있는 명도회에 들렸고, 그는 나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는데 거기서 나는 그에게 이번 사건은 그릇에 물을 넘치게 할 한 방울의 물이었다고 말하고, 또 그가 이 학교에 해를 끼친 것을 다 타이르고, 끝으로 다시 이런 짓을 하게 되면 해고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김찬수로 하여금 이 결정을 받아들이게 하는 일이었는데 왜냐하면 교사의 부족과 다른 이유들 때문에, 이못된 선생을 내일 당장 갈아치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5월 7일 월요일 로마에 갔었던 신학생 송(宋)안당이 오늘 아침 5시에 그의 집에서 사망했다. 그러므로 이 반의 처음 세 학생이 다 죽었다. 전아오스딩은 로마에서, 김도마는 8일 전에, 그리고 오늘은 송안당이 죽은 것이다.
5월 27일 일요일 나는 2명의 새 사제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임지를 정해 주었다. 서 벨라도 신부는 나자렛으로 파견된 페셀 신부의 후임으로 부산으로 가소 이 안드레아 신부는 나주로 간다. 교황사절이 가을에 한국에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필요할 경우 충칭에서의 나의 피정을 취소하기 위하여 교황사절의 방한이 사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그에게 편지를 썼다.
6월 26일 화요일 화려하게 장식되고 초만원을 이룬 대당에서 9시에 주교미사. 2명의 주교들이 제대 성직자
석에서 참석했고, 복음 낭독 후 김요한 신부가 강론대에 올라가 15분 가량 축사를 했다. 축하면 끝에 베르모렐 신부가 아주 섬세하고 정다운 축사를 낭독했고 이어서 드프레 주교가 자신과 뮈텔주교의 이름으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역시 다정한 축사를 했다. 코오피를 들기 위해 흡연실로 오니 부주교가 나의 성직자들과 선교사들과 한국인 신부들의 선물인 금줄이 달린 금제주교용 십자가를 아름다운 보석 상자 속에 넣어주었다. 2시 반에는 폭죽의 예포가 사람들로 가득찬 동굴의 광장으로 우리를 불러냈다. 명도회 회장, 남녀 학교의 학생대표, 본당들의 대표가 축사를 낭독했다. 이어 프로그램에 따라서 나는 답사를 했고 만세삼창, 그리고 강복을 주었다.
7월 15일 일요일 어제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9시 10분부터 9시 30분까지는 일찍이 본 적이 없는 폭풍우가 계속돼 번개와 무시무시한 천둥소리와 함께 쏟아졌다. 벼락이 내 창앞에 떨어졌으나 다행히 전화선 위로 떨어져 피괴침구실을 했다.
9월 18일 화요일 전보에 의하면 오늘 저녁 부산에 도착하기로 되어있던 교황사절의 방문이 무기한 연기되었다는 것이다. 오늘은 신학교의 개학날이다. 신학생은 1백 5명인데 그 분류는 다음과 같다. 대신학생:28명 소신학생:62명 예비신학생:15명 2명의 환자가 오지 않아서 오늘의 실제 숫자는 1백 3명이다.
11월 30일 화요일 가등성당의 강복. 주보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
12월 13일 목요일 우중에 성 벨라도를 주보로 하선필성당을 강복했다. 나는 이번 순시중 처음으로 특별히 교리교육을 잘 받은 7명의 이곳 어린이들에게 상을 주었다.
12월 18일 화요일 투르뇌와 텔랑드 신부가 공소로 떠났다.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가밀라 수녀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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