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증식기적과 물위를 걸으신 기적은 지금까지의 예수의 활동 제1기를 끝맺음하는 사건으로 예수께서 하느님이 보내신 참다운 메시아시라는 것을 여러가지 가르침과 기적으로 대중을 특히 제자들을 교육시키려는 것이었다.
마르꼬와 마태오는 이 기적 소개에 이어 제자들의 교리 교육을 목표로 전통적인 유대아 교사들과의 토론을 통하여 제자들의 신앙고백에 이르는 과정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빵의 증식기적과 수상보행의 기적에 이어 곧 바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 즉 성체교리와 이 빵을 주시는 이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교리교육으로 계속 된다.
예수의 일행이 호수를 건너 갈릴레아 쪽으로 건너 간 다음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고 예수를 메시아왕으로 모시려고 하던 군중은 없어진 예수를 찾았다. 그들은 빵의 기적이 있었던 호수 동쪽으로 배가 한척만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 배로는 제자들만 타고 갔고 예수는 그들과 함께 가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예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예수를 찾아낸 후의 대화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들은 자기들의 세상요구의 만족을 위하여 예수를 찾고 있었다.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안락한 생활을 꿈꾸며 예수를 찾았다. 그들은 영원한 생명의 빵의 진가를 깨닫지 못하고 당장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빵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예수는 가파르나움 쪽으로 되돌아갔음이 분명하다. 마침 그쪽 티베리아에서 이 쪽 호수가로 와 있는 작은 배 몇 척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이내 그 배들을 집어타고 예수를 찾아 건너갔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서 예수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사방으로 몹시 찾아 다녔다는 뜻으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언제 여기 오셨습니까?」그 자리에는 가파르나움에서 모여 온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를「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요한 복음서에서는 대체로 제자들이 아직 예수의 정체를 모를 때 부르는 사회적 존칭으로 쓰여진다.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가 자기 스승한테서 예수가「하느님의 어린 양」이라는 말을 듣고 따라가서「랍비」라고 부르며 머무시는 곳이 어디냐고 물은 적이 있다(요한 1, 38). 니꼬데모도 유대아의 랍비들을 대표하여 예수를 찾아가서「랍삐」라고 불렀다(요한 3, 2).
빵의 증식기적을 보고 예수를 자기들의 메시아 왕으로 모시려고 하던 아들이 예수의 빵의 기적을 세속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복음사가는 드러내고 있다. 예수께서 대답하신 것을 보면 이 점이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 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언제 오셨느냐』는 물음에 대답하시지 않으셨다. 그것은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관심사도 아니고 예수의 관심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들이 생각하는 육식생명의 빵과는 다른 영원한 생명의 빵에 관한 심오한 말씀을 하시려고 유도구로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었다. 중요한 말씀을 하실 때는 언제나「정말 잘 들어두어라」라는 유도구를 사용하신다.
본래 원문대로는『진실히 진실히 너희게 말한다.』라고 되어있고 진실히는 아멘의 번역이다. 아멘이란 말은 히브리어의 그리스식 음독(音讀)으로「진실이다」, 「그대로 되어지리다」의 뜻이다.
예수께서는 구원에 불가결한 심오한 진리를 말씀하실 때 장엄한 선언을 하는 유도구로 이 말을 앞세운다. 구약에서는 십계명을 지키겠다는 결의의 표시로 (신명 27, 15~26), 또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로 두 번 겹쳐서 이중적 사용을 했다 (시편 72, 1).
사도 바오로는 감사(고린전 14, 16: 고린후 1, 20), 기도(로마15, 33: 데살 3, 13), 찬미(로마 1, 25: 9, 5: 11, 36:16, 27:갈라 1, 5: 에페 3, 21: 필레 4, 20 :디모전 1, 17: 6, 16: 디모후 4, 18)끝에 써서 사도이후시대의 모든 기도문, 찬미가, 신경 끝에 전례용어로 사용되었다.
사도 요한은 묵시록에서 아멘이란 말을 그리스도 자신을 표시하는 말로 썼고(3, 14), 복음서에는 예수의 장엄선언의 유도구로 쌈아멘을 20번 썼다. 예수께서 니꼬데모에게 구름을 타고 오는(人子)를 선언할 때『진실히 진실히 너희에게 말한다.』라고 하였고 오늘 대목에서 영원한 생명의 빵을 주게 될 사람의 아들에게 대해서 선언하면서 똑 같은 말을 하셨다.
『썩어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Tm지 말고 영원히 살게하여 없어지지 않을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그 권한을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받았다』이 말씀은 군중에게 빵의 기적으로 그들을 먹여 살린 사실이 썩지 않고 영원히 살게 하는 천상양식을 주신다는 하나의 징표임을 가르치고 계신 것이다.
사도 바오로도『음식은 배를 위하여 있고 배는 음식을 위하여 있다』(고린전6,13) 는 말을 하며 이곳도 저것도 다 썩어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고, 또 먹고 마시는 등에 관한 규율을 지킴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골로 2,22)고 할 때 육신 생명에 관한 마음씀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생명의 방편일 뿐이지 목적은 아니며, 우리는 영원생명에 두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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