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행위

인간의 행위가 위격적 행위임을 전제하고 즉 인식과 동의를 갖춘 행동을 전제로 평가를 받는 데는 다음의 세가지 점을 고찰해야 한다.

1. 대상

행위 자체가 지니고 있는 윤리적 의미나 인식의 차원에서 볼 때 인간은 성장과정에서 이웃으로부터 좋은 일, 나쁜 일을 배우게 된다. 인간의 윤리적 인식은 늘 세 가지 차원을 전제하고 있다. 그 하나는 외부로부터 초대 내지 요구사항으로서의 객관적이고 타율적 규범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이 내부로부터 수용하고 수락하며 추종하거나 거부하고 반대하는 주관적이고 자율적 인식이며 마지막으로 위격적 평화공존을 위한 적합성과 합리성의 확인이나 긴장과 갈등으로 대치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행위 자체는 세가지 윤리성을 지닌다. 기도나 자선과 같은 선행과 저주나 사기 같은 악행과 육체적이며 일상적 가치 중립의 행위들이다.

2. 상황

어떤 행동이 이루어지는 역사적이며 사회적 차원의 성격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육하원칙의 사항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동하는 주체, 대상, 시간, 장소, 방법, 이유 등의 성격이 드러나는 조건들이다. 같은 행동이라도 상황에 따라 윤리성이 증감되거나 변화되거나 가중되게 한다. 과거 고해성사 때 윤리성을 식별할 수 있도록 죄의 종류와 그 죄를 변케하는 상황은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한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예컨대 같은 절도행위라도 일반적인 것이 있을 수 있고 성물(聖物)절도가 있으며 살인에도 단순한 살인이나 존속살해와 같이 구분될 수 있는 것과 같다.

3. 지향

행동하는 사람이 무슨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행동의 윤리성은 다양해질 수 있다.

첫째. 지향 자체의 성격에 따라 일반적이고 전체적 지향과 개별적이고 특별한 지향으로 구분된다. 누가 희사하려 할 때 그 행위는 남을 돕는 것이나 어떤 인후보자가 선거 때 명성을 얻어 득표에 이롭게 하려는 지향을 둘 수 있다.

둘째. 상존적 지향(尙存的 志向)과 현대적 지향(現代的 志向)의 구분을 볼 수 있다. 영세한 신앙인이라면 하느님의 뜻을 받들고 진리에 따라 살겠다는 지속적이고 잠재적 지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혹이나 신앙의 위기에 처했을 때 신앙을 재다짐하게 된다.

셋째. 직접 지향과 간접 지향을 구분할 수 있다. 직접 지향은 직접으로 의도하는 지향이고 간접 지향은 묵인과 같이 수반되고 인지되는 지향이다. 예컨대 누가 절제 수술을 받을 때 치료는 직접 지향일 것이며 지체의 절단은 묵인된 혹은 간접적으로 의도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지향은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으며 행위의 직접 동기가 될 수 있으므로 그 윤리성은 아주 중요하게 부각된다.

4. 윤리적 행위의 특성

첫째. 행동 자체가 윤리적으로 나쁜 것이면 상황이나 지향과 관계없이 윤리적으로 항상 나쁘다(살인, 간음, 절도 등).

둘째. 행동자체가 윤리적으로 선하거나 중립되는 것은 상황이나 지향의 윤리성에 따라 그 윤리성이 결정된다.

셋째. 인간의 행위가 선행이 되기 위해서는 윤리적 행위 요인이 모두 선하거나 적어도 중립적이어야 한다.

윤리적 행위의 요인 중 하나라도 악하면 그 행동은 윤리적으로 악하다.

행동의 결과에 대한 윤리성

인간의 현실적 조건으로 볼 때 행위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르게 마련이다. 행위의 결과는 대부분 그 행위의 의미이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행위의 결과에 대한 윤리성은 그 결과의 성격과 행위의 요소와 함께 고찰할 때 그 윤리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첫째. 행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바르고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둘째. 이중 삼중의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보다 안전하고 보다 정당한 결과가 생기는 행동을 선택한다(임상 실험과 처방의 경우).

셋째. 피해나 악한 결과는 극소화 시켜야 한다.

넷째. 가치의 경중만이 아니고 상황의 우선 순위도 참고하여야만 지혜롭고 정당한 행위가 될 수 있다. 내용상 우선 순위가 있고 시기적으로 우선 순위가 있을 수 있다.

1. 직접 결과

행동의 직접 결과는 행동 자체에 내포된 내용이고 행동하는 사람의 의도와 직결되는 것으로 윤리적 책임은 그 행동의 주체에게 있다.

2. 간접 결과

직접 결과와는 달리 위격적 행위나 윤리적 행위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만 그 윤리성을 알 수 있다. 간접 결과가 직접 결과와 마찬가지의 윤리성을 지니는 경우는

첫째. 행동 주체가 그러한 결과를 예측하고,

둘째. 예방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셋째. 예방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해당된다.

3. 한 가지 행동에 여러 가지 결과가 따라오는 경우

인간의 행동은 복합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의 행동이 많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어 행동의 결과도 여러가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결과가 모두 선한 것이라든지 혹은 악한 것이라면 윤리적 판단이나 평가를 할 때 단순하겠으나 여러 결과 중에는 선한 것도 있고 악한 것도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선악이 혼합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원리와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동시에 생기거나 아니면 좋은 결과에 나쁜 결과가 뒤따라오는 경우에 윤리적으로 가하다. 악을 통해 선을 추구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담낭수술로 담석증을 극복하는 경우와 같다.

둘째. 나쁜 결과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 선한 행동도 나쁜 지향으로 옳지 못한 행동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선악의 복합적 결과가 생기는 행동을 할 때에는 그에 상응한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상황적 요소). 예컨대 병의 치료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절제 수술을 받는 경우와 같다. 그러므로 윤리적으로 정당한 행위는 행동 자체만이 아니고 그 결과도 좋거나 중립적인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나쁜 결과는 묵인될 뿐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