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리오 신부와 마갈하에스 신부가 수도자가 흠천감 감정직에 있는 것은 미신행위이고 수도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로마 예수회 본부에 계속 서신을 보내자 예수회 본부에서는 제2차로 로마 신학교의 교수 4명을 선정하여 흠천감 일을 심사하게 하였다. 심사위원회가 심사를 하고 흠천감 감정직은 선교사가 해도 별 문제가 될게 없다는 심사평을 발표하였다. 교황 알렉산더 7세는 중국의 흠천감 감정직을 허락하였으며 이 직함은 이교도들에게 선교하는데 유리하다고 발표하였다.
▲아담 샬 신부의 만년과 서세
예수회 프란치스코회 도미니코회 선교사들의 보고에 의하면 당시 천주교 박해를 일으킨 사람은 양광선(楊光先)이었다. 양광선은 안휘성 휘주(徽州)사람으로 당시 70세 였다.
양광선은 천문학자 출신으로 자기보다 우수한 서양 천문학자 선교사들을 늘 질시하여 오던 중 1661년 순치 황제가 죽은 후 그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양광선은 1659년 혹은 1660년에 샬 신부와 천주교를 비난하는 벽사론(闢邪論)를 저술하여 출판하였다. 부글리오 신부와 마갈하에스 신부가 양광선의 벽사론을 배척하는 천학전개(天學傳槪)를 공동저술하여 교우관이 이조백(李祖白)이 윤색을 하여 출판하였다. 양광선은 즉시 또 부득이(不得已)를 저술하여 출판하였다.
양광선은 유럽의 천문학을 비난하는 전단(傳單) 5천여장을 인쇄하여 북경시민들에게 산포(散布)하였다. 박해운동을 벌리는데 드는 경비는 회교도 천문학자들과 환관들 그리고 승려들과 천주교를 싫어하는 단체들의 기부금을 받아서 하였다.
양광선은 황제의 섭정자이며 보정대신(輔政大臣)은 소극륭합(蘇克隆哈)이 평소에 천주교를 싫어해 왔으므로 그에게 의지하고 파직된 예부상서 은격덕(恩格德)이 천주교와 원한 관계에 있었으므로 그와 일당이 되어 박해를 일으켰다.
양광선은 1664년 9월 15일 서당에 있는 샬 신부와 페르비스트 신부, 동당에 있는 부글리오 신부와 마갈하에스 신부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써서 예부에 제출했고 이 고발장은 보정대신 소극륭합에게 올라가 천주교옥사가 일어나게 되었다.
고발된 사람은 우선 샬 신부ㆍ페르비스트 신부ㆍ이조백ㆍ부글리오 신부ㆍ마갈하에스 신부ㆍ허지점(許之漸)ㆍ허바오로 등 8명이었다. 8명은 재판관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는데 샬 신부는 몸이 마비되어 무릎을 꿇기 어려워하므로 재판관이 딱하게 생각하고 작은 의자를 갖다주어 의자에 앉았다고 한다.
샬 신부는 혀가 마비되어 말소리가 분명치 못하여 샬 신부가 라틴어나 독일어로 말을 하면 페르비스트 신부가 대언을 하였다 한다.
심문이 끝나고 약 3주간 쯤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양광선은 이 기간을 이용하여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어 옥사를 크게 일으키는 한편 천주교를 모함하는 전단을 만들어 말을 타고 다니며 북경 시내에 뿌렸다.
페르비스트 신부ㆍ부글리오 신부ㆍ마갈하에스 신부ㆍ허바오로는 손이 뒤로 묶이고 몸에 쇠사슬이 아홉개나 달려있었다. 매 한사람 당 5명의 옥졸이 지키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샬 신부에게 매월 월봉이 지급되어 8명의 식사와 옥졸들의 식사 비용으로 쓸 수 있었다. 당시는 수인(囚人)의 돈으로 음식을 사서 먹는게 허용되었다.
교우들이 옥으로 찾아와 선교사들을 위로해 주고 음식도 보내주었다. 이조백은 흠천감 감부(監副)로 중국에서 천문학에 학식이 많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양광선이 천주교 박해를 일으킨 글 중에 샬 신부가 명나라 말기 서술하여 황제에게 올린 기독지생활(基督之生活)과 관어기독교래원(關於基督敎來源)에서 인용하여 공박을 많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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