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톨릭교회가 활짝 만개한 것은 우리 순교선열들의 영웅적인 신앙증거와 함께 프랑스 빠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빠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활동상을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오늘날의 신자들이 삶속에서 그들의 신앙정신을 묵상할 수 있게 해주는 유품 및 유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내에 보관돼 있는 이들의 유물 및 유품은 절두산 순교기념관에서 전시 중인 6점을 비롯, 다블뤼 안 주교의 유해와 안 주교의 보좌신부 때의 기념품 몇점이 고작이다.
절두산 순교기념관에 전시 중인 유품 중 베르뇌 장 주교의 「성합」, 오래뜨로 오 신부의 「제병기」와 「회중시계」 브르뜨니에르 백 신부의 「십자고상」 그리고 도리 김 신부ㆍ위앵 민 신부ㆍ볼리되 서 신부ㆍ브르뜨니에르 백 신부 등 1865년 한국에 파견된 빠리외방전교회 신부들의 기념사진 등 5점은 빠리외방전교회가 1984년 5월 18일 한국교회사연구소에 기증한 것이다.
그 외 현재 빠리외방전교회 본부에는 이들 선교사들의 유품 등이 다소 보관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유품들에 대한 국내 반입이나 그와 똑같은 모조품이라도 국내에 전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한국 땅에서 시성된 103위 성인 중 프랑스 선교사가 10명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그들의 활동상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그들은 주교로서는 처음으로 이 땅에 입국한 앵베르 범 주교와 교우들에게 선심을 돕는 책을 펴내는데 힘쓴 베르뇌 장 주교ㆍ다블뤼 안 주교 등 주교 3명과 모방 나 신부ㆍ샤스땅 정 신부ㆍ브르뜨니에르 백 신부ㆍ도리 김 신부ㆍ볼리외 서 신부ㆍ위앵 민 신부ㆍ오매뜨르 오 신부 등 신부 7명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들 빠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유품 및 유물을 소개한다.
■ 성 베르뇌 장 주교의 성합
제4대 조선교구장이었던 베르뇌 장 주교(1814~1866)가 사용하던 크기 11.5cm의 성합.
베르뇌 장 주교는 1855년 제4대 조선교구장으로 임명돼 1856년 조선에 입국、활동하던 중 1896면 병인박해 때인 2월 23일 체포돼 3월 7일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했다.
■ 성 브르뜨니에르 백 신부의 십자가와 대묵주
브르뜨니에르 백 신부(1838~1866)가 지녔던 십자가는 가로대 32.5cm, 세로대 86cm의 철제이다. 또 대묵주는 백 신부가 신학생시절부터 사용하던 것으로서 길이 1백32.2cm의 묵주이다. 백 신부는 1865년에 조선에 입국, 활동하던 중 다음해에 일어난 병인박해 때 잡혀 3월 7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 성 오매뜨르 오 신부의 회중시계와 제병기
오매뜨르 오 신부(1837~1866)가 사용하던 회중시계는 지름이 6.8cm이며, 철제로된 제병기는 지름6.8cm, 길이 25.3cm이다.
오 신부는 1863년에 조선에 입국、활동하던 중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안 주교가 체포된 뒤 위앵 민 신부와 함께 자수, 3월 30일 충남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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