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및 작용으로서의 양심
마치 인간이 오관(五官)을 통해서 보고ㆍ듣고ㆍ말할 수 있듯이 양심을 통해서 윤리적 생활을 하게 된다. 인간의 양심은 윤리적 생활을 위한 양지양능(良知良能)이다.
1, 양심의 작용 삼단계
첫재, 양심은 성장 과정에 있어 교육을 통하여 윤리적 가치들과 규범들을 배운다. 그러므로 이를 선행적(善行的)이라고 한다. 즉 윤리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적 지식과 방향을 깨닫게 되는 능력으로 이해한다.
둘째, 양심은 배운 지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현실적 실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명령하거나 금지하거나 허락하는 등 행위의 취할 방향과 태도를 결정해 준다. 그러나 이는 당위성에 대한 인식으로 강요나 필연성을 내포하지 않는다.
셋째, 양심은 내재하는 빛과 같아서 행위를 밝히어 평가하게 된다. 양심의 명령에 순응했을 때에는 평안함이 있고 거역했을 때에는 불안과 가책이 따른다. 인간은 보통 양심의 평화보다 가책을 많이 체험하게 되고 의식하게 된다.
2, 양심의 특성
첫째, 정직하다. 양심은 윤리적 가치와 규범을 인식하는 능력으로서 자기 대상(眞善美)에 대하여 예민하고 민감하게 수용하고 반대되는 것과는 타협이나 묵인을 하지 않는다. 자기가 인식하고 받아들인 가치나 규범에 대하여는 늘 정직하다. 그러므로 양심은 속이거나 잘못하지 않는다.
둘째, 확실하다. 양심은 그 본성상 자기가 받아들인 윤리 가치와 규범에 대하여서 확신을 갖는다. 그러므로 믿음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양심은 우유부단하거나 신의를 지키지 않을 수 없다. 또 자신을 기만하지도 않는다.
양심의 특성이 정직하고 확신을 가지는 만큼 개인에게 윤리적 행동의 최종. 최후의 규범은 언제나 양심이고 양심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언제나 양심을 따라야 한다.
양심 기능의 장애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성숙해야 하듯이 양심도 윤리 주체로서 성장、성숙해야 한다. 곧 양심(良心)이 필요하다. 인간의 다른 기능이나 작용과 마찬가지로 양심도 장애를 받아 자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대화능력에 견주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은 말을 통해서 대화하게 되어 있으나 청각이나 언어 기능의 장애와 같은 선천적 장애로 혹은 성장과 교육 과정에서 잘못된 후천적 장애로 말을 하면서도 진정한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있다. 양심도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세상의 만남에 있어 방해를 받게 된다.
1, 선천적 장애 요인
인격은 인간의 기본 능력과 기능인 지성. 의지. 정서 등을 통해서 발휘되는데 선천적으로 이 기능들이 건전하게 작용할 수 없게 되면 윤리적 가치나 규범의 인식이 불가능하므로 근본적 장애 요인이 된다 (예:정신박약자).
2, 후천적 장애 요인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나 이웃의 탓으로 정상적 교육을 못 받았거나 바른 생활을 하지 않은 데서 생겨난 장애들이 있다. 이와 같은 장애들은 건전한 양심의 판단이나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만든다.
첫째, 윤리적 가치나 규범에 대한 무지나 오류는 건전한 양심생활에 지장을 준다. 주관적으로는 정직하고 확신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나 객관적으로는 잘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범죄와 범행은 구별 된다.
둘째,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주저하거나 의심을 갖게 만들거나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는 윤리적 가치나 규범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없거나 상황판단을 올바로 하지 못하므로 생기는 경우다.
셋째, 세심증이나 무감각의 상태도 올 수 있다. 지나치게 초조하고 불안해하며 양심에 평화를 갖지 못하는 경우와, 정반대로 양심의 가책도 불안도 전혀 느끼지 않는 무뢰한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생활개선과 바른 지도로써 치유되지 않으면 바른생활을 할 수 없다.
윤리적 주체로서의 양심
인간이 건전한 윤리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양심을 지녀야 하며 건전한 양심은 바른 심성을 기르고 바른 생활을 함으로 얻게 된다.
1, 양심 생활을 위한 3대 원칙
첫째, 누구나 바르고 확실한 양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인간은 윤리에 있어 자기중심이 아니고 진정한 관계(하느님과 인간과 세상)속에 들어 있는 질서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바른 질서는 배움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참되고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을 꾸준히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필립 4、8~10:2 디모 3、15~17).
둘째, 아무도 확실한 양심을 거스려서 행동하면 안된다. 누구나 자기의 확실한 양심을 따를 의무가 있다. 확신에서 한 행동이 아니면 모두가 죄다(로마 14、23).
셋째, 아무도 의심을 가지고 행동해서는 안된다. 양심의 확신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확실한 양심을 얻는 데에는 격언이나 원리 등의 반성이나 자문을 얻거나 결의론(決議論)과 개연론(蓋然論)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의구심을 풀려고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노력해서도 안된 경우에는 주체적으로 최선이나 차선책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생활의 지혜이며 능력이다. 인간은 생활 경험을 통해 성숙한다.
2, 개인의 양심과 사회
개인의 윤리 생활에 있어 양심이 최종 기중이다. 그러나 개인의 양심은 그가 성장하며 가정이나 사회에서 형성된 것이다. 사회와 문화를 떠나서 양심은 형성될 수 없고 반대로 구체적 개인 개인의 양심을 전제하지 않고는 사회의 윤리와 도덕을 말할 수 없다.
역사 안에 사는 인간은 누구나 기존의 윤리. 도덕 규범과 생활에서 배우고 성장했으며 사회적 미풍양속(美風良俗)은 양심을 가진 인간들의 삶의 결실인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제도와 규범은 상호보완적 존재이며 건전한 긴장관계 안에서 발전한다. 인간은 누구나 위격적으로 개별적이지만 본성적으로 사회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건전한 사회제도와 규범은 개인들의 독선과 이기주의적 자유분방함을 규제하여 공동선으로 이끌어가며 성숙한 개인의 야심은 경직되고 율법주의적 사회제도와 풍습을 비판하고 변화시켜 인간화에 기여한다. 그러므로 건전한 사회에서 훌륭한 양심이 육성되고 성숙한 양심들에 위해서 건전한 사회는 형성되고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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