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이르러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을 위시하여 다른 많은 심리학자들이 사람은 아동기 뿐 아니라 태중에서 죽을 때 까지 계속해서 발달의 과정을 거친다고 가르쳤다. 이 발달의 문제에 있어서 사목상담자로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 자신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는 우리에게 상담을 요청해오는 사람들이 흔히 성장과정의 정상적인 문제를 가지고 고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때에는 문제가 너무나 정상적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인간의 발달에 관한 중요한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성인(成人)의 발달에 관한 사실을 파악하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중년기의 발달에 관한 문제들이 주로 우리의 관심사이다.

성인의 심리적 발달에 관심이 있는 사목상담자는 발달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내담자들이 당하는 고통에 동참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그들을 선입견 없이 만남으로써 사목상담자는 그들의 느낌을 이해하면서도 현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인생의 위기는 고통스럽지만 성장을 위한 계기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문으로 「위기(危機)라고 쓰는데. 이 말에는 위험하다는 뜻과 기회라는 뜻. 두가지가 포함된다. 위기가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상담 시초에 내담자에 관한 자세한 내력을 알아볼 때, 그의 문제점이나 치료의 방향을 파악하기 전에, 나는 그가 발달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그의 경험을 살펴보고 물어본다.

학교에 가기 전이나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에 또는 성인이 되는 초기에 그가 당한 비극적인 사건들이나 기타 추억으로 남는 일들을 나는 알려고 노력한다.

집안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죽었다든지, 자주 이사를 하였다든지, 여자의 경우 월경을 처음 경험했다든지, 어려서 이성관계가 있었다든지, 학교공부를 잘했다든지 훅은 못했다든지, 부모가 부부싸움을 많이 했다든지 등의 문제들을 가능한 한 자세히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에릭슨의 유명한 점성(漸成)의 도표에 의하면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기 까지 여덟단계의 발달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단계마다 그는 심리사회적 움직임을 나타내는 양극(兩極)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즉, 발달과정이 순조로울 때 또는 순조롭지 못할 때 나타나는 각각 다른 심리사회적 현상을 묘사한 것이다.

여기서 그의 점성의 도표를 상세하게 설명할 지면의 여유가 없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는 필자가 저술한 「정신장애와 상담기법」(사목상담연구원, 1990년)을 참고하기 바란다.

에릭슨의 이 도표는 사람이 발달과정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요소사이에 균형을 이룬다는 것을 말해주는데. 긍정적인 요소가 많을수록 문제가 생길 때 도움이 된다. 또한 사람은 일생을 통해서 발달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래서 사람은 발달의 과정마다 잘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사목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고통과 혼란을 일으킨다. 성장에는 고통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은 이 고통과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발달의 과정을 잘 성공적으로 거치도록 사목상담자는 도와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