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육상을 흐르는 표면수에서의 수질 오염이 심각한 만큼 이를 받아들이는 해양의 경우도 오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도시 하수도 산업폐수가 제대로 정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해양환경에 유입됨으로해서 전국의 연안해역을 심각한 몸살을 앓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알게 모르게 바다와 관련되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는 우리의 눈을 해양을 통하여 세계로 돌리게 하여 왔고, 공업입국을 앞세운 지난 30년간의 경제개발 과정에서도 전국 곳곳에 대단위 공단을 설립하였는데 그러한 공업단지의 대부분은 임해공단으로서 편리한 해양교통을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남동 임해 공업단지로서의 경남ㆍ경북ㆍ부산지역에는 수많은 공장들이 들어서고 제철ㆍ화학ㆍ정유ㆍ조선 공업의 발전의 예로서, 그리고 국민 경제 발전의 본보기로서 널리 선전되었다. 또한 경인 지역에서는 수도서울의 배후 공업도시로서 거대한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이제는 호남지역 역시도 조용한 어촌으로 머물러 있지 않다. 광양만에는 대규모 제철소가 들어서고 석유화학 단지는 이미 획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의 발전 위주의 정책은 이들 공업단지와 그로 인한 인구의 집중과 도시화에 대한 사전 준비에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과 인구증가에 따른 환경의 오염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여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고도의 경제성장의 과정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환경오염은 인간의 생활환경 뿐만 아니라 연안해역의 오염으로 인하여 각종 수산자원 보호와 생산증대에도 커다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1967년 울산공업단지 건설에 따른 연안 어장피해가 어업권 시비로 해양오염이 문제화 되었고 진해만ㆍ마산만ㆍ광양만등지의 임해공업단지가 건설되자 공장폐수로 인한 어장 오염 피해는 점차 확대됨으로써, 어느 폐쇄 해역에 있어서는 어장 황폐뿐만 아니라 연안 어족의 산란장 및 치어성육장의 가치상실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현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의 바다는 매년 150회 이상의 크고 작은 유류오염과 폐기물 방류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올7월에만 해도 15일의 인천월미도 앞 유조선 충돌사고로 1천5백t의 벙커C유가 유출되었고, 26일에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의 유조선 화재로 1천8백t의 기름이 흘러나와 주변 해역을 뒤덮었다. 또한 27일에는 경남 충무 앞 해상에서의 유조선 사고로 6백드럼의 벙커C유가 누출되어 주변 청정수역을 심하게 오염시켰다. 해양경찰대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들어 7월말까지 연근해에서 일어난 오사고는 모두 169건으로 217만ℓ의 기름과 폐기물이 바다로 유출되었다. 이러한 해양오염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환경당국과 어민을 비롯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름에 의한 해양오염사고는 주변해역의 양식장과 어장을 황폐화 시켜 어민들의 생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양식장이 기름으로 오염이 되면 최고 5년까지 조개 등을 채취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며, 염전의 경우도 소금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기름 방제작업에 참가한 어민들은 피부병과 두통 등으로 육체적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우리의 바다는 유류오염사고 외에도 중금속으로 심하게 오염되고 있다.
1988년 한국과학기술원 해양연구소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마산만 내의퇴적물에서 망간ㆍ아연ㆍ구리ㆍ납은 각각 6백ㆍ1백ㆍ20ㆍ25PPM으로 추정되고 이를 마산 내만의 면적을 24평방km로 하였을 경우 각각의 중금속은 2천ㆍ1천4백60ㆍ390ㆍ440t으로 추정된다. 이 값은 지난 50년간의 축적율 예상한 값으로 매년 8~20t씩 유입 퇴적되는 양인데 하천수의 유입량이 매우 적은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값이다.
6월 환경처가 발표한지난해 연안지역의 연평균 오염도를 보면、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속초가 12ㆍ3PPM, 마산이 7PPM, 주문진이 5ㆍ8PPM 등으로 나타나 동해안도 서남해안 못지않은 해양오염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닷물의 COD가 1PPM을 초과하면 수산물의 양식이 어렵고. 2PPM이상이면 해수욕장으로 쓸 수가 없다. 이러한 유기물에 의한 오염은 주변육상으로부터 생활하수나 공장폐수 이 아무런 처리과정없이 무분별하게 방류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안해역에서 일어나는 적조현상도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적조 현상은 유기물에 의한 오염의 증가에 따라 1976년 무럽까지만 해도 주로 규조류에 의한 내만의 국부적 소규모의 단기적 적조였으나. 80년대에 들어서는 적조 원인 생물로 비교적 무해한 규조류에서 유해한 편모조류로 바뀜과 동시에 광역적이고 대규모적인 장기적인 적조 현상으로 변천 되었다.
또 마산만과 행암만 주변 해역에서는 매년 4월~9월 상습적으로 지속하고 있으며, 발생해역이 1983년부터는 진해만 뿐만 아니라 인천 연안, 여자만, 가막만, 온산만, 울산만, 영일만 등 전국 연안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작년과 올 여름 경남통영군 남해안 청정 해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적조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고. 조류의 흐름이 빠르고 넓은 바다에 접해 있는 해역에서 일어나 더 큰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제주지방에서도 올8월에 첫 적조가 나타나 해수욕장과 주변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었다.
용존산소량이 3PPM에 이르면 방어나 쥐치같은 활동성이 강한 어류는 재빨리 피신하며 1ㆍ5~2PPM이면 굴이나 피조개 같은 패류가 질식사하게 된다. 이러한 용존산소의 고갈은 적조현상과 유기물에 의한 오염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또한 간척사업과 해안에 건설된 산업공단 등으로 인해 어장의 황폐화가 두드러졌다. 연안지역에서 일어나는 양식 패류와 물고기의 떼죽음 역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바다오염 현상이다.
지난해 9월 충남 태안 앞바다의 양식장에 모래 정사공장에서 나온 폐수로 36억원어치의 해산물이 떼죽음을 당하였고 올7월 서산군 천수만일대 가두리양식장에는 서산A지구 간척지에서 흘러나온 폐수로 1천kg이상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였다. 뿐만 아니라 8월에는 삼천포 해안에는 주변 쓰레기 매립장ㆍ화력발전소ㆍ쥐치가공공장 등에서 흘러나온 폐수로 수십만마리의 바닷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우리의 바다는 육상과 해상에서의 인간활동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들로 오염되어 가고있다. 지난 몇 십년동안 우리가 무분별하게 행한 오염행위는 이제 우리자신이 되돌려 받고 있다. 기름냄새가 나는 조개와 중금속에 찌든 미역이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르고 해수욕장은 폐쇄되어 가고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서만이 인간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파괴하고 황폐화된 해양환경을 곁에 두고 사는 우리의 삶이 과연 참다운 것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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