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의 독립
중년기의 부분들을 위한 결혼상담을 해보면 독립해서 서로 맞지 않은 상태에서 살거나, 또는 아주 헤어지는 부부들을 많이 본다. 현재의 중년기세대는 같이 살려는 경향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의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다.
중년기 부부들도 젊었을 때에는 아기 자기한 연애도 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참 살다보면 권태기가 와서 서로 시들해지거나 또는 자녀가 있으니까 마지못해 산다는 냉냉한 관계로 바뀌게 된다. 남녀간의 연애와 사랑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후자에 있어서는 서로의 관심이 결혼관계 밖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집밖으로 관심이 쏠리는것은 남자보다 여자의 경우가 더 심하다. 남자는 어차피 전부터 집밖에서 활동해왔다. 사실중년기의 부부관계의 갈등은 남자가 집이나 식구들에게 관심을 갖게될무렵 여자가 오히려 집밖으로 관심이 쏠리는데있다.
중년기에 이르러 자녀들이 크고 집안 살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서로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게 되면 여자들은 강습소나 일자리를 찾아간다. 반면에 남자는 직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서서히 은퇴준비를 하게된다. 이런때 남자의 느낌은 착잡하다. 아내가 돈을 버니까 집안살림이 넉넉해져서 좋으나 자기가 무력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아내를 시기하거나 아내를 잃는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이렇게 결혼에 있어서 독립한다는 뜻은 종전의 「우리」대신에 새로운 「나」들이 등장하는데 있다. 새로운 「나」들이 「우리」대신에 나타날 때 남편과 아내는 서로 독립성이 강해진다. 결혼한 부부가 서로 독립하게 되는것은 노부모가 늙거나 죽음에 따라 자기들이 다음에 죽을 세대라는 인식에서 오는 것이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독립 또는 개성화가 실패하면 침체의 상태가 온다. 그러면 어떤 때 이혼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혼 후에 많은 이들이 젊은 배우자를 찾으나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 이혼율이 대단히 높은 이유는 중년기의 부부들이 성공적으로 독립 또는 개성화를 못했기 때문이 아니가 생각된다. 결혼생활이란 서로 적당히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안되니까 이혼을 하게 되는것이다.
독립성을 갖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부부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서로 속이면 서로 알수가 없다. 사실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남녀가 결혼을 하게된다. 한가지 특성이 배우자가 좋아하는 이유도 될 수 있고 싫어하는 이유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성격이 서로 다른데도 남녀가 결혼을 한다.
부부가 서로 다른 개성을 받아들일 때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사람이 자기를 희생하면서 부부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가 있을 때 부부가 서로 임시 별거하는 것이 서로를 재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목상담자가 부부에게 별거를 권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별거의 상태에서 명절이나 결혼기념일을 지내면서 서로의 옛 추억을 되새기는 일이 좋을수 있고 이것이 개성화의 일이라고 볼 수있다.
서로 일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부부는 성생활, 서로의 사랑, 존경, 우정 등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래야만 두사람이 서로 사람으로서 독립성을 가지며 부부로서는 화합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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