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 살고있는 이들에게 다양한 삶과 문화, 그리고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데 있어 폭넓은 도움을 주는 일종의 나눔이자 창조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관계 서적을 전문 번역하는 번역가 황종렬씨(레오ㆍ34세)는 이같이 번역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번역은 나눔』이란 점을 거듭 강조한다.
황씨에게 있어 번역은 「삶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황씨는 번역을 즐거워하고 사랑한다.
실제로 황씨의 하루에서 번역이 차지하는 시간은 평균 16시간으로 번역에 투여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자는 시간만 남을 정도의 엄청난 시간이다.
그러나 황씨는 남들이 알지못하는 자신만의 즐거움을 세가지나 말해준다.
첫째는 번역을 통해 독자들과 나눔의 장을 형성하는것, 둘째는 번역작품을 보면서 얻는 폭넓은 삶의 이해, 셋째는 번역을 하면서 보내는 삶의 충만성에 대한 뿌듯함 등을, 황씨는 자신에게 있어 번역이 이처럼 중요하기에 번역에 따른 나름대로의 원칙을 설정, 이에 맞게 실천해 나가고 있다.
번역할 책은 출판사 또는 자신이 직접 선별하는데, 자신이 직접 선별할 때는 「성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나 「제3세계의 신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런 선별 원칙을 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황씨는 그 이유에 대해 『성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을 굳이 번역하려고 하는 것은 성서에 기초하지 않으면 신자로서의 생활이 쉽게 무너질 수 있고 또 성서를 이해하는 여러 접근들을 제시해 주고 싶어서이며 제3세계의 신학을 번역하는 것은 우리 교회도 우리 나름의 신학을 규정해 나가야 하는데, 이에 앞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그 나라 상황에서 신학을 전개해 나갔는지를 다양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황씨는 여러 작품을 번역하는 동안 교회 내에 전문가톨릭 번역가가 부족하다는 점을 자연히 알게 되었고 이를 가슴 아프게 여기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한다.
황씨는 신자공동체가 얼마나 자기를 이해하려고 하는가 하는「교회의 자기인식」에 이런 문제점을 타개하는 관건이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황씨는 신자공동체가 얼마나 자기의 신원을 보다 정확히 또 보다 폭넓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이런 이해를 돕도록 해주는 관계 인물 및 교회내 업종을 스스로 양성하거나 무관시하는 양태가 나온다는 것이다.
황씨는 83년 가톨릭대학 신학부를 졸업했으며. 이후 5년간 가톨릭 출판사에서 재직한바 있다.
번역한 작품들은 최근에 나온 「영성과 정의」「까마라와 함께 읽는 복음」「마르꼬복음서」「예수부활이야기」등 수십여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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