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파괴、환경오염 등 각종 공해는 이기적인 탐욕과 어리석은 편리함에서 비롯된 인간의 죄이다.
생태계의 파괴는 공해를 유발하는 특정인의 죄만이 아닌 이를 방관하고 오히려 공해발생 대열에 편승, 편안함과 안락함만을 추구한 현대인들의 이기주의적, 삶의 결과이다. 따라서 공해의 주범은 우리 모두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창조질서가 깨어지는 환경파괴에 대한 연대 책임을 져야한다. 이제 환경문제는 남의 땅에서 일어나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하게 검토돼야 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과 실천적으로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과 실천적 노력만이 파괴돼 가는 자연의 현장 속에서 인간을 구할 수 있다.
이번호 「평화」특집 시리즈는 환경문제, 특히 생활공해로 인한 환경파괴 현장을 낱낱이 파헤쳐 보고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야 할 생활공해 추방문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고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산업화ㆍ공업화는 각종 공해를 유발시켰고 이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이제 인간의 생활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고, 우리 자손이 대대로 살아가야 할 이 땅과 자연이 우리가 마구 버린 폐수ㆍ폐유ㆍ쓰레기 등으로 서서히 죽어 가고있다.
서구과학의 발달은 지나친 물질문명의 발전을 가져왔고 대량 생산ㆍ대량 소비로 이어지는 산업구조 속에서 필연적으로 양산된 각종 쓰레기는 대부분 공해가 되어 자연 환경을 파괴시켜 왔다.
서서히 죽어가는 자연의 신음을 듣지 못한 인간들은 편리주의와 소비주의에 젖어들어 마구 쓰고 마구 버려왔으며 이러한 인간의 작태를 말없이 받아들인 자연은 이제 수용한계에 도달해 그 후유증을 한꺼번에 토해내고 있다.
이미 일상생활 안에 깊숙이 침투한 환경 생활 공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생활공해 문제는 생활인들인 우리들이 극복해야 할 크나큰 과제이다. 자연을 살리고 이 땅을 살리고 우리의 생활공간을 살리는 일을 우리부터, 나부터, 실천해야 할 때이다.
신학적 고찰
이 지구는 인류의 공동유산이며 그 소출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람과 모든 민족이 이용하도록 창조하셨습니다』(사목헌장 69항).
그러나 인간은 이 세상의 천연자원에 대한 무자비한 파괴와 남용、소수인에 의한 자연 자원의 독점 등을 자행했으며 이는 바로 하느님의 선물과 은총을 거스르는 행위이다.
인류의 첫 조상이 하느님과의 친교와 땅의 소출을 누리도록 창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주의 계획을 자의로 거역해 기존의 조화를 파괴했고 하느님과의 계약을 깨뜨렸다.
이 죄는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함과 동시에 인간 공동체의 파괴를 가져왔다. 또한 이 죄의 경향은 피조물에 대한 폭력과 파괴ㆍ지배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피조물에 겪는 수난은 인간이 그들에게 휘두르는 폭력행사만큼 깊어져 갔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로마서 8、19~22).
이 지구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사람들도 절박하게 의식하고 있는 문제이다.
실제로 점증하는 자연계의 황폐화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환경의 파괴도 이 시대에 팽배한 심각한 도덕적 위기의 한 난국이란 맥락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생활 공해 극복을 위한 실천적 과제
수질 오염이 주범인 폐수 중 60% 이상이 가정용 폐수이며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생활 쓰레기의 양은 이미 수용의 한계를 육박하고 있는 등 심각한 양상을 띠고있다.
■쓰레기문제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거의 없었고 시(市)에서 힘써서 쓰레기를 수거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다가 60~70년대에야 비로소 쓰레기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1인당 쓰레기 생산량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가 돼 버렸다.
우리나라는 일인당 평균 하루에 2.2kg의 쓰레기를 버리고 서울 사람들은 평균 2.8kg의 쓰레기를 버린다. 이 양은 세계에서 가장 낭비가 심하다고 알려진 미국인들의 1.4kg의 배에 해당된다.
특히 우리의 음식물은 찌꺼기가 많으며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의 재활용도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올바른 쓰레기문화의 정착이 아쉽다. 이미 서울시에서는 반상회 등을 통해 쓰레기분리수거 공고를 했지만 주민들의 호응도는 지극히 낮아 실질적인 분리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강산을 쓰레기더미로 가득 채우지 않기 위해서는 주부들의 각별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재생 가능한 쓰레기ㆍ폐지ㆍ빈병 등은 한데 모으고 수은전지ㆍ다 쓴 건전지ㆍ스프레이통 등은 공해방지 차원에서 각 반별 구역별 등 본당차원에서 모아 환경처에 연락하여 가져가게 하는 것도 좋은 생활공해 방지방법 중의 하나이다.
또한 비닐제품, 알루미늄호일, 랩 등은 분해되지 않아 처리불가능한 쓰레기로 방치돼 자연경관을 헤치고 있다.
종이컵ㆍ나무젓가락ㆍ알루미늄접시ㆍ스치로폼컵 등의 사용으로 산림과 아름다운 자연이 죽어가고 있음을 기억해 실철운동으로 1회용품 적게쓰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
매년 수십만톤씩 수입해오는 종이를 생각해 각 회사ㆍ사무실 등에서 쓰이는 복사용지의 양면 활용ㆍ가정에서의 휴지ㆍ화장지ㆍ티슈ㆍ식탁용 냅킨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도 실천운동이 될 수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쓰레기 버리는 양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일이다.
매일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소비자들인 우리 모두는 환경오염의 주범임을 자각해 하느님 창조물인 자연 환경 보존을 위해 절제하는 삶, 기도하는 삶을 살아나가면서 이웃에게도 올바른 쓰레기문화가 정착되도록 힘써야한다.
■수질 오염
합성세제와 공장폐수는 하천 오염의 주범이다.
각종 합성세제ㆍ치약ㆍ샴푸 등이 마구 방출되는 생활하수는 즉각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고파괴시킨다.
합성세제에는 때를 빠지게 작용을 하는 「계면 활성제」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본래 자연에 없던 물질이기 때문에 분해가 어렵고 인체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합성세제 중 치약은 AS계 합성세제가 약20~40%가 함유되어(식기ㆍ야채용은 0.04%)있으며 샴푸는 20~30%의 농도가 함유돼 있다.
린스는 독성이 강한 양이온 활성제, 합성 계면활성제가 사용된다. 또 미용비누, 베이비 샴푸와 비누 등에는 계면활성제, 방부제, 보습제, 착색료, 살균제, 변질 방지제 등 첨가물이 엄청나다.
신자 가정에서부터 합성세제, 퐁퐁, 샴푸 안쓰기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
먼저 설거지 할 때는 퐁퐁 대신 따뜻한 물에 밀가루를 풀어 씻어 내고, 양치질할 때는 소금을 사용하고 머리는 비누로 감고 헹굴 때 양조식초를 약간 섞어 따뜻한 물로 씻어내면 부드러운 머리를 유지할 수 있다.
빨래는 좀 힘이 들더라도 빨래비누를 사용한다면 각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를 점차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생활하수 중에는 가정용 폐식용유가 많이 포함되고 있으며 이것이 수질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생활하수 줄이기 운동은 교회 일각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여자 수도회 장상연합회를 비롯 한살림공동체 소비자협동조합, 부산교구 평협, 대구 월배본당, 서울 고덕동본당 등에서 실천운동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고덕동본당(주임ㆍ홍문택 신부)은 바로 살기 운동과 새살림 운동을 전개, 올바른 식사문화의 정착으로 젖은 쓰레기를 줄이고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공해추방에 앞장서고 있다.
또 부산교구 평협의 폐식용유 수거활동도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데 수거된 폐식용유는 비누공장에 보내져 비누연료로 다시 쓰이고있다.
이러한 운동이 전국 각본당ㆍ교구ㆍ단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교회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청된다.
■대기오염
쓰레기 배출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기 오염도도 가히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대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자가용의 증가로 매연은 늘어나고 있으며 해마다 사용자가 늘어나는 냉장고ㆍ에어콘ㆍ냉동기 등에서 발생하는 CFS(프레온 가스)는 하늘에 있는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은 냉동기계ㆍ분무식 살충기 사용않기. 농약과 화학비료 안쓰기、여름에 에어콘 사용 절제、자가용 대신 대중 교통수단을 적극 이용하기 등을 실천할 수 있다.
또 여자들의 머리손질 단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무스 등도 프레온 가스로 형성돼 있어 주의를 요한다.
■기타
이밖에도 교구나 본당사목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신자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반공해(反公害)실천에 가능한 일을 찾아 행해야 한다.
우리들이 무심코 행하는 것들 가운데 작게는 주변을 더럽히고 크게는 자연환경이나 생태계를 파괴하고 결국 우리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간소화하고 에너지 절약을 실천 ▲수입품안쓰기 ▲청량음료 및 커피 덜마시기 생활화 ▲인스턴트 식품은 가급적 먹지 않기 ▲화학조미료 사용않기 등 우리들이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있는 과제들이 산재해있다.
1950년대까지는 비교적 환경이 깨끗했던 우리나라는 선조들이 참으로 자연을 아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자연에 신성을 부여했고 인간은 자연의 일원으로서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연을 오염시키는 것을 죄악으로 알아왔고 자연을 더럽힐 오염물질은 버리지 않았다.
음식찌꺼기는 가축에게 먹이는 사료가 됐고 재ㆍ분뇨 등 나머지 대부분의 쓰레기는 유용한 거름이 되었다. 우리선조들은 땅의 소산은 땅으로 순환시키는 슬기로움을 보였으며 곧 이는 하느님의 창조사업의 동참이기도 하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교회는 현대세계의 피조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공감, 건강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구차원의 공개강좌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주보 등 교회홍보물을 통한 교육도 한 방법이 될수있다.
인간이 환경오염으로부터 해방되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며. 그 첫걸음을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먼저 내디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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