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서울대교구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신비를 묵상하기 위한 사순절 특별강론 중 이홍기 신부의 「신약성서가 가르치는 성찬전례」를 요약 게재한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신약성서가 가르치는 성찬례입니다. 말하자면 예수께서는 언제, 어떤 식으로, 또 왜 미사를 제정하셨으며, 초대교회는 이를 어떻게 계승·발전시켰나 하는, 즉 미사의 기원에 관한 말씀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성서에는 직접 간접으로 미사에 관계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최후만찬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후만찬의 역사적 배경과 내용
신약성서에는 미사의 기원에 대해 직접 알려주는 대목이 마르코 14장, 마태오 26장, 루까 22장 및 고리토 전서 11장 등 네군데에 있습니다. 이들 네부분을 일반적으로 최후만찬 기사 또는 성찬례 제정 기사라고 합니다. 네 기사가 실린 작품들을 연대별로 보면 사도 바오로가 55~56년경 에페소에서 고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번째 편지가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70년 전후의 마르코, 80년대의 마태오와 루까의 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유의할 것은 네 기사는 예수께서 직접 제정하셨던 최후만찬의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순수한 보고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초대교회는 예수승천 후 얼마 안있어 최후만찬 내용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또 교우들이 자주모여 식사를 하면서 성찬례를 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예식은 세월이 흐르면서 전승을 이루었는데 그 중 한 전승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또 다른 전승은 이스라엘 본토 밖의 첫 교회인 안티오키아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최후만찬을 하신 곳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이었고, 그 날짜는 유대인들의 최대 종교 축일인 빠스카 축일의 첫날 저녁, 곧 과월절 만찬례를 거행하던 날 밤 이었거나 그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좀더 깊이 들어가 최후만찬의 진행과정을 살펴봅시다.
빠스카 예식은 일종의 식사인데, 여기에 축일의 의미를 드러내는 특별한 기도와 노래 및 독서를 동반한 성대한 식사입니다. 그 절차를 보면 먼저 포도주와 채소를 추곡하여 마시고 먹는 전식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본식사에 들어가기 전에 빠스카 예식의 의미를 설명하는 학가다 예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예식은 어린소년이 빠스카 밤과 그 날 먹은 특별한 음식의 의미를 물으면 가장이 해설서을 읽고 그 의미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미사 때에 축일의 신비를 들려주는 독서나 감사 서문경과 같은 것입니다. 미사 때에 축일의 신비를 들려주는 독서나 감사 서문경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서 각자 경견히 손을 씻은 다음 빵을 비롯한 음식에대한 축복기도를 드리고 본 식사를 합니다. 음식은 누룩없는 빵과 쓴나물과 포도주 및 양고기인데 이들 모두가 에집트에서의 쓰라린 고생과 극적인 탈출을 의미하는 것들입니다. 식사가 끝나면 식후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포도주를 장엄하게 축복하여 마신 다음 예식을 마감하는 노래 시편 115장~118장을 부릅니다. 유대인들은 이 장엄한 만찬예식을 통하여 에집트에서의 해방을 기념하고 현재의 사건으로 재현했습니다.
성찬례의 의미
이제 성찬례의 의미, 곧 예수께서 어떠한 의도와 목적으로 미사를 제정하셨는가를 알아봅시다.
한마디로 말해 예수께서 주신 몸과 피는 십자가 상에서 희생제물이되신 예수님 자신,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하시고 하느님과 새로운 계약을 맺게한 예수님 자신이었습니다.
따라서 성찬례, 곧 미사는 식사예식으로 거행된 십자가의 제사, 인류에게 완전한 해방을 가져다 준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새로운 빠스카 예식입니다.
십자가의 제사는 역사적으로 한번밖에 없었지만 미사는 이 제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입니다. 미사를 십자가의 제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의미때문입니다.
이제 끝으로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찬례가 왜 식사형식을 띠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물론 그 의미는 한마디로 식사가 일치와 나눔의 의미를 지닌 미사의 정신에 너무나 잘 부함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또한 이식사를 통하여 이웃사람들과도 친교를 굳건히 맺었습니다. 예수께서도 이 식사를 일치와 사랑의 표시로 삼으셨습니다. 미사는 교회생활의 심장이라고 합니다. 심장은 몸전체에 피를 골고루 공급하여 생명을 보존하고 키웁니다. 우리도 미사에서 체험하고 받은 그리스도의 희생과 일치와 나눔의 생활을 미사밖에서도 계속 실천할 때에 미사는 명실공히 우리 크리스찬생활 전체의 심장구실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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