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가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는가? 하는 식의 논란은 사실상 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핵발전소의 안전성은 크고 작은 여러 사고에 의해 이미 깨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고인 TMI핵발전소의 노심용융(1979년 3월 28일 미국)과 이어 발생한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대참사(1986년 4월 26일 소련)에 의해서 핵발전 기술은 본질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한층 더 명확해졌다.
세계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미국과 소려에서 있었던 사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엄청나다. 과연 계속해서 전력생산방식을 핵에 의존하는 형태를 취해도 되는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 셈이라고나 할까.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 하늘이 준 교훈을 무시하고 정부와 한전은 한술 더 떠서 「절대 안전하다」는 수식어구를 덧붙여 홍보를 하며 2030년까지 50기의 핵발전소를 더 건설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일이다.
자기 스스로의 기술을 가진 나라들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판단하에 서서히 폐기를 해나가는데 겨우 기초적인 기술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 절대 안전하다고 하니 한심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보다 기술을 배운다고 하는 나라가 더욱 자신만만해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방사능에 철저히 단련되어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기술자립이라는 기치아래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한전이 기술을 전수해주는 회사들이 속해 있는 나라들보다 목소리가 높은 것은 잘못됐으며,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폐기되어 가는 산업기술을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전수하겠다고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는 핵발전 기술을 자립해서 어디에 쓸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기술에는 항상 사고가 따르는 것이다. 아무리 안전하게 했다고 해도 그 한계를 넘어 일어나는 것이 사고며 일어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기술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기 위한 조건은 ①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실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실증 가증성이 있어야 한다. ②가령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도 재해규모가 특정할 수 있는 것 (재해규모의 특정성) 이라야 한다. ③최악의 재해가 사회적 허용한도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④이러한 것들이 미리 예상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핵발전 기술의 안전성 핵심은 막대한 양의 방사능 물질을 십만년에서 백만년 단위의 길이로 생물권에서 완전히 격리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시간상의 문제는 「초역사적」이고 기술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또 사고가 났을 경우 그 피해지역을 특정할 수 없는 실정이고 피해상황 또한 전혀 예측할 수 없어서 기술이 안전하다는 조건을 어느 것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1975년 7월 서독원자로 안전 연구소 보고에 의하면「재처리공장의 사고는 1천km거리에서 치사량의 열배 이상의 방사능, 3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대참사가 된다」고 한다. 국내에는 재처리 공장이 없으니 문제가 안된다고 할지 모르나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핵발전소가 가동을 하기 때문에 재처리 공장이 필요한 것이지. 재처리 공장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술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핵발전소를 안전하다고 하는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핵발전 기술을 분명히 종래의 기술ㆍ공학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으며 기술ㆍ공학적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래도 장래의 에너지원으로는 핵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든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 또한 환상에 사로잡힌 견해에 불과하다. 장래의 에너지원이 핵밖에 없다는 말도 우습고「에너지문제」라고 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 문제란「예측된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하는 문제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대량 소비가 선진국의 척도인 것처럼 미국의 소비량에 대비하여 선진국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식으로「예측된 수요」를 강조한다. 극복가능한 문제를 핵발전소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미국의 다국적기업의 압력때문이라고 하면 솔직하게라도 보이련만….
결론적으로 핵발전소는 반 (反) 생명적이고 반 (反) 인류적인 괴물로서 평화적 이용이라는 미명하에 건설되어져서는 안된다.
이 땅을 황폐하고 각종 방사는 질병을 유발시키며 기형아를 낳게 하며 종국에는 우리 모두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핵발전소는 반드시 폐기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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