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死別) 의 슬픔을 가지고 있던 것을 빼앗긴다는데 있다. 수술, 이혼, 실직, 화재나 수재, 이사 등 재난을 당할 때 우리는 항상 잃음의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문제가 있는 부모, 젊은 배우자의 죽음 때문에 슬퍼하는 이들이 많다.
▨슬퍼하는 사람의 두려움
슬픔은 정신병이 아니다. 그렇게 느끼는 것 뿐이다. 불면증, 불안, 공포, 분노, 무관심 등은 슬픔에서 오는 정상적인 결과이다. 경험이 없는 상담자는 이런 느낌들이 정상적이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내담자에게 말하는 수가 있는데,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다. 내담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상담이다.
하루는 28세의 데레사라는 여자가 나를 찾아 왔다. 그의 오빠가 자살한지 채 48시간도 되지 않은 때였다. 그녀는 눈에 눈물이 글썽했지만 울고 있지는 않았다. 데레사는 너무나도 침착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나를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의 말투는 너무나 단조로왔다.
처음 며칠동안 데레사는 아무 감정도 표시하지 않았고 자기 오빠를 졸지에 잃었다는 실감이 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의 이런 상태는 슬픈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시초에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슬픈 일을 당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정신상태가 조용했다가 조금 후에 눈물을 흘리곤한다. 한 순간 어리둥절하고 아찔했다가 다음 순간 슬픈 일을 당한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처음 6일 내지 8일이 지나면서 점차로 슬픔이 더 깊어진다. 우울한 느낌이 생기기 시작해서 그후 여러달 동안 그의 언행에 영향을 끼친다. 무엇을 보든지 듣든지 잃음을 연상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만일 누가 배우자나 애인이 죽었다면 그는 한쌍의 남녀를 볼 때마다 슬픔이 더 깊어진다. 자녀를 잃은 사람은 모든 어머니나 아들을 볼 때마다 슬픔이 새롭다. 그래서 슬픔에 잠긴 이는 사람들을 피한다. 슬픔이 새삼스러워지는 것이 두렵기때문이다. 슬픔에 잠긴 사람은 잃음을 상기시켜주는 사진이나 편지등을 거듭 보면서 슬픔을 되새기는 경우가 있다.
슬픔에 잠기는 것은 병이 아니고, 떨어져나가는 정상적인 과정에 불과하다. 슬픔에 잠긴 사람은 소중히 간직했던 것들을 없앨 필요가 없다. 잃으을 상기시켜주는 물품들을 너무 빨리 버렸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를 잃은 남자가 밤에 집에 돌아와서 방문을 열어보고 아내가 살았을 때 저녀식사를 준비하던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 물론 이것은 환각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시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런 환각이 정신병 때문에 올 수도 있지만 보통으로 그를 정신병환자라고 할 수 없다. 그는 오로지 이별의 과정에 시달리고 있는 것뿐이다. 그의 아내는 죽었으나 그 아내에 대한 추억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런 환각 현상이 나타난다. 전신병인 경우에는 그 환자를 신경정진과 의사에게 의뢰해야 한다. 특히 그에게 자살의 위험이 있으면 더그렇게 해야 한다.
집안에 누군가 중요한 사람이 죽어서 슬픔에 잠겼을 때에는 그 슬픔이 보통 6개월 내지 1년간다. 어떤 때에는 더 오래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신경쇠약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때 어떤 사람들은 이기적이 된다.
슬픔에 잠긴 사람들과 상담할때, 상담자는 그들에게 이것저것을 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인위적인 권고가 필요하지 않다. 상담자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슬픔을 극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고, 공감적으로 또는 사려깊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슬픔을 빨리 잊게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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