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부터 지상 신학강좌는 「기초신학」에 이어 「그리스도론」을 연재합니다. 「그리스도론」은 대리 가톨릭대 교수 최영철 신부(마산교구)가 집필해주시겠읍니다. ◆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마르8·29). 예수께서 제자들로부터 세인들의 평판을 들으시고나서 제자들에게 던지신 질문인데 그리스도론은 예수의 신원에 관한 이 질문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16·17에 의하면 베드로의 이 응답은 하느님의 계시 즉 신앙에서나온 답이다. 고백 이후 즉시 예수께서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신 것으로 보도된 사실은 그 신앙고백이 빠스카에 의해 보충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부활사건도 『결국 나자렛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 물음을 제기하였는데, 신약성서는 그분의 정체에 대한 질문을 해결하려고 애쓴다. 성서는 생존하였던 한 유다인 예수에 관한 역사적 전기가 아니라 예수에 대한 신앙고백 및 증언이다.
그리스도의 인격과 역할
한 인물의 탐구는 그 인격과 직분에 관한 연구로 구성되는데, 역할이 인격에서 연유하고 그위에 근거하지만 인격은 그의 사명과 역할을 통하여 파악된다. 신약성서 안에는 그리스도의 인격과 역할은 결합된 채 묘사된다. 성서는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를 기술하기보다는 그가 무엇을 하였는가를 묘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그리스도가 수행한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기본물음 앞에서 성서는 부활을 기점으로하여 호칭들을 활용하면서 답을 구한다. 50여개의 그리스도 호칭들은 그분의 인격보다는 행위 또는 역할들을 가리킨다. 예수의 본질이나 신원보다는 기능적 성격들을 표현한다. 인간을 위한 그리스도의 의미,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구세주이심을 고백한다. 또한 하느님의 약속을 자신안에 성취시킨 구약의 완성자이심을 드러낸다.
그런데 성서는 그리스도의 신원을 이미 파악하고 그것을 전제로 하여 호칭들을 통해 역할을 묘사한다. 그리스도의 직분은 예언직 왕직 사제직으로 고찰되는데, 예언직은 현세에서부터 주권을 행사하시고 세말에 심판권을 행사하시며 장차올 세상을 다스리는 분으로, 사제직은 인류와의 연대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주시는 분으로 드러내 보인다.
부활중심
최초 신앙 공동체의 그리스도론 자료는 복음선포형식의 신앙고백문과 사도설교인데, 이 둘은 부활사건을 그리스도 신앙의 근거로 제시한다. 공동체가 그리스도에 대하여 신앙으로 고백하고 설교 중에 선포하고 예배중에 찬양하고 생활로써 증거한 내용들의 중심은 십자가와 부활이다(1고린15, 14)빠스카를 통하여 나자렛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되셨다는 것이 선포의 핵심이다(사도2, 36). 그런데 부활은 예수의 삶을 무효화하지않는다. 그분의 행적과 말씀들이 부활로 인하여 제자들의 기억안에서 생생히 되살아났다. 부활하신 분은 빨레스띠나에서 설교하셨고 기적을 일으켰고 십자가에 처형되신 바로 그분이다. 그래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참 증인은 그분이 살아계실 동안에 그분과 함께있었던 자라야 한다. (마티아의선택:사도1, 21이하).
예수 그리스도
『여러분의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이 예수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주님,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습니다』(사도2, 36). 별개의 두 이름 <예수>와 <그리스도>가 공동체의 신앙안에서 결합되었다. <예수>는 개인의 이름으로 Jesua, Joshua, Jehoshua에서 나왔으며 『야훼는 구원자이시다』또는 『하느님의 구원』을 뜻한다. 그리스도는 희랍어 Xrisyos, 히브리어 Mashiah로서 사제직분이나 왕직분을 위해 도유된 자를 가리킨다. 이는 고유명사이기 보다는 한칭호나 직명(職名)이었으나 예수의 고유명사처럼 된 것이다. 두 이름이 굳게 결합되었듯이 역사의 나자렛 예수와 주님으로 고백되는 신앙의 그리스도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둘중 하나를 택할수 없다. 양자택일할 때에 그리스도는 신화적 존재나 과거의 지나간 인물로 전락한다. 신앙은 하느님이 일으키신 역사위에 근거한다.
예수와 그리스도를 이어주는 고리가 부활사건이다. 부활은 역사의 예수로부터 신앙의 그리스도 즉 현양되신 그리스도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교량이다. 역사와 신앙, 이 둘 가운데서 어디에 역점을 두고 출발하느냐에 따라 두 유형의 그리스도론이 생겨난다.
<하강형(위로 부터의)>그리스도론은 요한 복음서의 머릿말(1, 1-18)과 필립비서(2, 6-11)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영원으로부터 선재하시는 하느님의 말씀 또는 천상 존재의 그리스도로부터 출발하여 육이 되신 말씀, 종의 모습을 취한 그리스도를 고찰한다. 하느님의 말씀에 근거한 것으로서 신앙의 선언문, 사도설교 위에 정립된 그리스도론이다. <상승형(아래로부터의)>그리스도론은 지상에 계셨던 예수에게서 하느님의 아들에까지 올라가는 도정을 따르는데 복음서들은 대체로 이길을 밟는다. 예수에 대한 역사적 자료들을 분석하면서 예수의 인간성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하여 그분의 신성에 도달하는 그리스도론이다. 예수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범주들을 초월하여 신적 초월성을 계시하신다. 현대 신학은 예수의 역사적 면모에서 드러나는 권위, 자유, 정의 따위의 주요개념들을 이용하여 상승형 그리스도론을 전개한다.
구약과의 연관
예수의 생애와 죽음이 그분의 인격과 역할을 파악하는데 기초이며 그리스도론의 구성요소이다. 그런데 예수의 행적과 말씀들 즉 삶은 하느님의 약속과 이스라엘의 희망에 비추어 옳게 이해된다. 「그리스도는 성서에 기록된대로(하느님의 계획에 따라)우리의 죄때문에 죽으시고… 다시 살으셔서 증인들에게 나타나셨다」(1고린 15, 1-11). 그리스도 안에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결정적으로 계시되었기 때문에 구약성서도 그리스도론의 귀중한 자료이다.
하느님은 예수를 부활시키시어 생명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이사악·야곱의 하느님이심을(1고린15, 34:사도3, 13)입증하셨다. 그분은 구원역사 전반에 걸쳐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원하는 분이시고 의인들을 무덤에 내버려두지않는 분이심을 입증하셨다. 예수의 인격과 역할이 구역성서의 전망하에 이해될 때에 그분이 이스라엘이 고대하였고 인류의 희망을 성취할 「종말의 메시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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