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계에 큰 족적(足跡)을 남긴 원로 성악가 고 정훈모(헬레나) 교수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뜻을 기리는 「추모음악회」가 서울대 음대 동창회와 동아일보사 주최로 3월 8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박민종 예술원 정회원 전봉초 한국음악협회 이사장 정진우(서울음대)교수 유태열(서울음대)교수 이병두(중앙대음대학장)교수 김성길(서울음대)부교수 등 음악계 원로와 정훈모 교수의 제자들이 골고루 참가한 「추모음악회」는 생전에 정교수가 애창하던 독일가곡을 중심으로 스승에 대한 애틋한 정을 기리는 마음이 잔잔히 펼쳐졌다. 「나의 성모님이시여」「성시」「이꽃을 그대에게」「젊은 수녀」「당신께 드리는 인사」등 성가곡들이 제자 교수들의 베이스 독창·메조소프라노 독창·소프라노 테너 2중창으로 아름답게 펼쳐졌고 음악회 끝부분에는 서울음대 챔버콰이어의 합창순서가 마련돼 장엄한 마무리를 지었다.
특히 박민종·전봉초·정진우 교수의 바이올린·첼로·피아노 3중주 「어떤 위대한 예술가를 기념하여」는 고인의 음악세계를 기억하는 원로들의 각별한 자리여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78년 지병인 고혈압으로 별세한 정훈모 교수는 평양 상수리 출신으로 동경제대 음악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대구효성여대·서울대학 등지에서 40여년간을 후배양성에 주력해온 「음악 교육자」이자 현제명·홍난파·이흥렬씨 등과 함께 초창기 한국 「양악계」의 기틀을 마련한 원로 성악가였다.
본격적인 독일가곡을 한국 청중들에게 처음 소개하는 등 의욕적인 음악활동을 펼쳐온 정교수는 부군인 바이올리니스트 김형랑씨와 사별한 이듬해인 48년 부활절에 온가족이 영세를 받고 가톨릭에 입교했다.
어머니의 오롯한 신앙심에 힘입어 6남 2녀의 자녀 중 현 강남성모의료 원장 김대군 신부(4남)는 성직자의 길을 걸었고 장남 김대부 교수(성심여대 음대)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제자 이경숙 교수(서울음대)는 『1948년부터 30년간 선생님을 모셔온 나에게 정선생님은 스승이기 이전에 따뜻한 어머니같은 분이었다』고 생전의 정교수를 기억하면서 『선생님 문하생 중 그의 감화로 가톨릭에 입교한 사람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훈모 교수는 54년 예술원 종신회원이 됐고 54년 광복 10주기념 여성공로상, 61년 대한민국 문화표상 66년 예술원공로상을 비롯 74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