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의 날」과「위령의 날」을 엄숙히 보낸 교회는 인생은 예외 없이 죽음을 향해 행진하고 있음과 이 불확실(不確實) 한 시대에 있어서도 가장 확실한 것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항상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오늘은 그 대비의 하나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면서 위선적(僞善的)인 점까지도 반성하고 씻어버릴 것을 요구한다. 물론 세속적인 면에서의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그러한 위선이 아니라 좀 더 깊은 내면에 대한 것을 지적한다.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믿음, 내가 제일이라는 자기 우월적인 신심, 자기의 잘못을 합리화시티는 자기 합리화적인 신앙, 그리고 자신마저도 기만함으로서 하느님까지도 기만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는 자기 기만적인 믿음들을 지적한다. 특히 그 당시의 제관, 율법학자, 열심한 신앙인(바리사이)에 대해 준엄하게 책망하신 말씀을 들려줌으로써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빠지기 쉬운 점을 아프도록 가슴깊이 직설(直說) 한다.
진정한 신앙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씀하신 주님께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으사, 그 시대의 거짓된 믿음으로 민중을 병들게 하고 착취하며 오만과 억압으로 군립하던 제관들과 율법학자 그리고 소위 열심하다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책망의 말씀을 터뜨리신다. 이는 비단 그 당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종교의 타락은 있을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군중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말씀은 시대를 초월해서 뜻있는 교훈이된다.
종교의 핵심은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내 놓수 있는 사랑에 있고、그 목적은 전 인류의 구원에 있다. 그런데 사이비 종교들은 달콤한 말로, 아니면 그럴사한 규율과 환상을 만들어 민중을 속여 그들을 자신들의 사생활의 제물로 삼는다. 예수님은 그러한 자들까지도 끝까지 구원코자 무진 애를 쓰셨지만,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을 철저히 거부하고 독성자(讀聖者), 이단자(異端者)라 낙인찍고, 민족반역자로 몰아붙인다. 그들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현존은 곧 자신들의 직업(종교를 저들은 자신들의 생활의 수단이요, 대접받는 요인으로 악용한 철저한 직업인이었다)을 위협하는 위험인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자신의 출세나 생활의 방편으로 삼아 사기와 사술을 일삼은 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 무수한 교파가 분열해가고 그리스도교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의 교리를 내세워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일삼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그런 자들이 왜 생겼을까? 물론, 그 시대의 정치적 혼란과 도덕적 윤리적인 타락 등 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시대의 등불이며, 사회의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 역시 제구실을 못하고,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탈선과 타락에도 그 원인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은 남의 말은 그만두고, 우리들 스스로를, 오늘의 말씀에 비추어 반성해보자. 『잔치에 가면 맨윗자리에 앉으려 하고, 회당에서는 제일 높은 자리를 찾으며,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주기를 바란다』그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말씀이다. 교만과 군림우월감과 지배, 존경받기를 원하고 대접 않해주면 섭한 마음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 모두가 그리고 누구든 열심하면 열심할수록 겸허하고 온유하며, 무엇보다도 사랑으로 가득 찬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복음은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으뜸가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