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도움을 줘야 하는 도전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큰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하고 확신합니다.”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Arturo Marcelino Sosa Abascal·71) 신부는 7월 17일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한 기간 중 “한국교회가 남과 북의 두 사회가 가진 큰 차이점을 조화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비쳤다.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삶을 선택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종교입니다. 회심의 과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그것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공동체가 주어져야하며, 그 공동체를 통해 세상에 봉사하고 이바지하는 전체과정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소사 신부는 전 세계 112개국, 75개 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수회를 총괄하고 있는 책임자다. 특히 소사 신부는 이번 방한 중 지난 2016년 예수회 총회에서 제안한 ‘보편적 사도적 선택’이 한국관구에서도 잘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2016년 예수회 총회에서 결의한 4가지 선택으로, 현 시대의 변화와 요청에 부응해 사도직을 수행하고자 식별한 사도직의 방향성이다. 4가지 선택은 ▲영신수련과 식별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기 ▲화해와 정의의 사명 안에서 가난하고 세상에서 쫓겨난 이들, 그 존엄성이 훼손된 이들과 함께 걷기 ▲우리의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해 함께 협력하기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젊은이들과 함께하기다.
소사 신부는 “예수께서 하신 방식으로 가난한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젊은이들 역시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또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켜야한다는 의식 없이는 복음을 온전하게 사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사 신부는 방한기간 중 15일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과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를 만나고, 16일에는 판문점에서 유수일 주교(군종교구장)를 만나기도 했다. 소사 신부는 이 만남들에서 모두 “주교님들이 북한, 평화 문제를 이야기했다”며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 위해서 통일 위해서 적극 협력할 자세가 돼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난과 폭력은 함께 어우러져 갑니다. 교회와 예수회의 입장은 폭력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심장이 창에 찔린 그런 인간의 모습입니다. 교회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음으로써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줘야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