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애자종합복지관 자원봉사자 회장 박명화(55세ㆍ끌리라ㆍ중곡동본당)씨는 생명의 전화ㆍ고속버스터미널 청소년상담실ㆍ여의도 성모병원 흐스피스활동ㆍ자원봉사 능력개발연구원 등 일주일에 4~5일을 순수봉사활동에 할애하면서 정열적으로 살아간다.
마음먹기에 따라 하루를 30시간, 36시간으로 쪼개어 쉴사이 없이 움직이는 박씨는 또 다른 꿈을 이루기위해 준비하고 있다.
탁아사업을 하고 싶다는 박씨는 현재 YWCA에서 탁아모교육을 받고 있으며 봉사활동이 주로 상담과 관련됐기 때문에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심리철학을 공부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3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없다는 박씨는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어요. 지금 이 시작 단계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한국시인협회 회원이기도한 그녀는 88년 시집「빈들에 서서」를 출간하는 등 시작 (詩作) 활동도 꾸준히 하고있다.
서예 도예 부문에도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박씨는 틈틈이 가야금도 연주하면서 한국의 멋을 살리기도 한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너무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박씨의 집안 분위기는 다분히 한국적이다.
벼ㆍ조ㆍ수수ㆍ대추ㆍ고추ㆍ호박ㆍ옥수수를 잘 말려 장식했고 붓글씨와 도자기가 그 멋을 더해 준다.
또 한권의 시집을 준비 중인 박씨는 시집 출판기념회에 맞춰 그동안 자신이 써온 붓글씨와 직접 구운 도자기도 함께 전시할 계획.
박명화씨는 이 같은 바쁜 봉사활동 속에서도 집안살림은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고 손수해왔다.
30여년동안 한해도 그러지 않고 가계부를 써왔으며 벼 한톨의 소중함을 깨우쳐 밥을 할 때「뉘」하나도 버리지 않았다는 박씨. 열심히, 행복하게 그리고 보람있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는 박씨는 이제 그 보람된 일을 해야할 때라고 말한다.
『봉사한다고 하지만 그것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면서 여건이 허락하는 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언제나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되돌아보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박씨는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니까 항상 즐겁다고 소리높여 웃는다.
박씨의 이 같은 삶은 78년 남편을 여의고 혼자서 4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원동력이 됐고 몸에 베인 절약으로 검소하고 겸손되게 살아간다.
12년간 외길을 겉으로 자녀들이 잘못될까 자나깨나 걱정했다는 박씨는 11월 막내아들을 유학 보낸 후보다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한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한 방울의 물이 최고입니다. 내가 가서 도움이 된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 봉사할겁니다』
또 박씨는 외로운 할머니들을 보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그래서 남한산성 부근에서 만난 할머니에게는 자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더 나이가 들면 무료양로원을 하고 싶다는 박명화씨는 현대의 젊은 여성들이 너무 편안하게만 살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박씨는 항상 먼저 간 남편에게 아내가 바칠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살아 왔으며 이제 그 삶의 고통의 편린들을 한곳에 모아 더욱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서 나누고 있다.
전원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가을을 노래하는 박명화씨에게 소녀 취향적인 시인의 섬세성과 감수성을 엿볼수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