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묵상하는 11월 위령성월. 신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죽음을 생각해보고 부모ㆍ형제ㆍ친척 등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인간이면 모두가 겪게되는 필연적 과정인「죽음」. 사람들은 주위의 수많은 죽음을 대하지만 실상「나」의 죽음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위령성월을 지내면서 죽음은 끝이 아니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끈이며 그 앞에서 인간은 아무것도 내세울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묵상할 수 있을 때「죽음의 신비」와 더불어 보다 인간다워짐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보는 죽음의 문제를 다룬 책들을 소개함으로써 그 이해와 묵상을 돕고자한다.
죽음을 학문적 입장에서 다룬 책들에는 엘리사벳 퀴블러로스의「인간의 죽음」, G. 그레사케의「종말신앙-죽음보다 강한 희망」K. 라너의「죽음의 신학」G. 로핑키의「죽음이 마지막말은 아니다」H. 포그리믈러의「죽음-오늘의 그리스도교적 죽음이해」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인간의 죽음」은 스위 여의사 엘리사벳 퀴블러로스가 20여년간 중환자들을 보아오면서 임종을 앞두고 겪는 5단계 심리적 과정을 밝힌것으로 죽음문제에 있어서 고전(古典)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①부정②분노③타협④우울⑤순응으로 죽음을 맞이했을때의 단계를 나눈 저자는 이 책에서 환자들과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대화를 통해 환자자신의 죽음 준비와 보호자들의 보사핌등 구체적 조언을 주고 있다.
「종말신앙」은 전문적 신학서라기보다는 진리를 보다 깊이 알고자 하는이에게 부합한 책으로 종말을 신앙 속에서 체험해야할 죽음도 넘어서는 강한 희망으로 제시하고 있다. 희망의 참된 의미와 천국 지옥 등의 문제에 명쾌한 답을 주고있으며 전통적교리를 새로운 안목으로 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리스도의 계시 안에서 죽음의 신비를 체계적으로 묵상하도록 엮어진 K. 라너의「죽음의 신학」은 그리스도인의 죽음이 하느님의 자비와 영생을 믿음으로써 희망과 사랑으로 변화되는 참다운 실재이며 순종과 위탁의 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신학서라기보다 묵상서 내지 해답서라 할수있는 G. 로핑크의「죽음이 마지막 말은 아니다」는 죽음자체와 그 이후의 문제들을 교리에 맞게 설명하면서 묵상을 겸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잘 요약하고 있다.
H. 포그리믈러의「죽음」은 독일서남 방송국에서 방송된 그리스도 신학 안에서의 죽음에 관한 내용과 1978년 바덴바덴에서 개최됐던 토론회에서 다루어진 죽음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성서에서의 죽음이해, 예수의 죽음의 의미들, 또한 신앙의 관점에서「종말사건」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이해를 돕게하는 책이다.
최근에 나온 죽음관련서적으로는「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종교의 죽음에 대한 문제들을 다룬 것으로 각 종교의 죽음관을 조명해 볼 수 있다.
한편 죽음을 학문적으로 다룬 책들 외에 근간에 국내에서 출판된 체험적 수기형식의 호스피스진료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는데 가톨릭의대 이경식 박사의「사랑이야기」「새로운 생명」「서로 사랑할 때」가 그것이다. 이 책들은 진료수기와 체험이야기로 구성, 죽음이 영원한 생명에로 옮아가는 자연스런 과정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환자와 가족들의 자세, 이를 지켜보는 의사의 진솔한 고백을 담고있다. 죽음을 앞둔 이들 및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이다.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삶과 죽음의 문제를 주제로한 책으로는 히틀러 집권하에 처형된 죄수들이 사형 전에 쓴 마지막 편지들을 묶은「죽으며 살리라」, 일본작가 소노 아야꼬와 철학자 알폰스 데에켄 신부의 삶ㆍ사랑ㆍ죽음에 대한 왕복편지「먼길 떠나는날 아침에」, 시한부 젊은 사제가 인디언마을에 들어와 사목을 하며 생명을 바치는 실화를 통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장이라는 것을 그리고 있는「부엉이가 내이름을 불렀네」등이 있다.
덧붙여서 숙명여대 이인복 교수의「죽음과 구원의 문학적성찰」, 릴리핑크스의「죽는이와 남는 이를 위하여」, 엘리사벳 퀴블러로스의「죽음과 임종에 관한 의문과 해답」G. 그레사케의「현대신학동향」중「종말론 연구현황」등도 죽음 이해에 도움을 주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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