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성적으로 살고싶고 행복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명과 행복을 거스리는 죄를 짓게 되는가? 예레미아 예언자는 죄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잘 묘사해 주고 있다.『나의 백성은 두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생수가 솟는 샘인 나를 버리고 갈라져 새기만 하여 물이 괴지 않는 웅덩이를 팠다』(2,13) 인간의 욕심과 착각이 결국 불행으로 이끄는 죄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개신교의 어떤 신학자는 인간의 범죄를 두고「불가능한 가능」이라고 말했다. 창조주이시고 구원자이신 하느님을 피조물이며 유한한 인간이 어떻게 거역할 수 있는가? 이 수수께끼는 우리들의 삶의 현실 안에서 발견된다. 아는 것과 사는 것이 다르다. 인간은 본의 아니게 불행을 자초하고 그런 동기를 유혹이란 표현으로 핑계대고 있다. 이것이 곧 전통적으로 유감이라고 하고 죄의 기회라고 한다.
죄의 기회
인간의 현실조건은 영혼과 육신으로 된 존재로서 유한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 육체는 성장ㆍ성숙의 필요불가결의 도구이고 조건이며 동시에 가장 방해가 되는 수재이기도 하다. 인간은 육체를 통해 세상과 사회와 접촉하고 세상과 사회를 수용하고 활동하므로 성장한다. 그러나 주어진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질서를 역행할 때에는 자연과 사회에서 보복을 받는다. 그러므로 현실 조건은 성공이나 실패의 시험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주신 자유의지와 양심이 있다.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하느님은 모든 필요한 은총으로 도우신다. 하느님은 우리의 자유의지를 거두시지 않고 억압하시지도 않는다. 따라서 범죄의 기회를 피하고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나는 아버지께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그들을 지켜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요한 17,15~16),
죄로의 유혹
우리는 현세에 살고 있는 동안 꾸준히 죄로 유혹을 받게 된다.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께로부터 떠나 세상에로 향하게 한다.『여러분은 세상이나 세상에 속한 것들을 사랑하지 마십시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 마음속에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체의 쾌락과 눈의 쾌락을 쫒는 것이나 재산을 가지고 자랑하는 것은 아버지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세상도 가고 세상의 정욕도 다 지나가지만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1 요한 2,15~17). 하느님은 진선미(眞善美)이시고 하느님을 닮은 인간은 진선미를 추구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유혹은 바로 이 진선미의 이유에서 나타난다. 인간은 좋은 이유로 행동한다. 여기서 거짓이 문제가 되며 인간이 속는다는 말이 성립된다
1. 외적요인
인간은 수동적 존재이다. 밖으로부터 받지 않으면 아무 것도 지닐 수 없다. 육신의 오관(五官)은 마음의 창문 역할을 하고 이 오관을 통해 유혹자는 우리에게 접근한다. 창세기 3장에서는 사탄이「지혜로운 뱀」으로 등장하고 이스라엘에게는 외교사상이 유혹의 대상이었다. 예수님은 사탄을 거짓말의 아비라고 하시고 위선과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그의 동조자 내지 하수인으로 지적하셨다. (요한8,44)
우리를 죄로 유혹하는 원흉은 사탄, 마귀이며 악마는 육체를 지니지 않은 영적 존재로 현세의 물체나 사람들을 통해 우리를 유혹한다.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지 않고 인간의 욕망에 따라 십자가의 길을 막으려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사탄아 물러가라』(마르8,33) 하고 야단하셨다. 그러므로 유혹의 대상이 다가올 때 단호하게 끊어버려야 한다. 마치 지체를 끊어버리는 것과 같은 결심으로 (마르9,42~48). 영혼의 원수로 세속과 마귀를 말하는 것은 사탄의 도구가 된「세상」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2. 내적요인
외적 유혹에 사로잡히면 인간은 마음이 산란해지고 바른 판단을 할 수없게 된다. 즉 욕망의 무질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욕망을 우리는 육신으로 표현한다. 인간은 현실적으로 영육의 존재이므로 육신 자체는 유혹자가 아니다. 영혼의 원수로서 육신을 말하는 것은 외적 유혹의 도구가 된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내적 유혹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한 것이지 육체가 아니다. 아담이 자기의 범죄를 하느님이 내조자로 준 하와에게 핑계대는 어리석음같이 우리도 육신에게 핑계를 댄다. 그러나 육신은 그 자체로서는 훌륭한 봉사자다. 범죄 때에는 범죄의 도구가 되지만 선행을 할 때、예배를 드릴 때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을 돕는 충실한 도구도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죄로의 유혹을 육신에게 돌리기보다 자기의 부주의나 절제 없는 생활, 금기와 단련을 하지 않은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3. 유혹과 은총
인간은 시련을 겪어 강해진다. 원죄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죄 역사의 죄, 죄의 악영향에 대처해서 우리가 충실히 노력한다면 오히려 우리는 하느님께 사랑과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까지 시련을 극복해야 했고 인류의 구원자 예수님도 유혹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음을 당하시면서 아버지의 뜻을 완수하시어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시고 우리의 구세주가 되시었다. (히브5,7~10 : 12、2~17)、그는『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마태6,10)라고 기도할 것을 가르쳐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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