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바티깐에서발표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도「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tifideles Laici)은 제2차 바티깐공의회(1962~65년) 이후 평신도에 관한 교회의 가장 유권적인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는 역사적인 문헌이다. 이 문헌은 1987년 10월1일부터 30일까지「제2차 바티깐공의회 20년 이후의 교회와 세계 안에서의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바티깐에서 개최된 세계주교 대의원 회의(시노드) 제7차 총회의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토의된 내용을 교황이 연구ㆍ검토하여 유권적으로 평가ㆍ정리한 것이다.
세계 주교 시노드는 제2차 바티깐공의회 교부들의 건의에 따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1965년에 창설된 교황청 상설 기구로 세계 각국 주교회의에서 선출된 주교들이 전체교회에 관련된 중요 문제들을 협의하여 교황을 보필하는 기구이다. 총회는 3년마다 열리며 1987년에 개최된 제7차 총회에는 각국 주교회의 대표대의원 주교 1백68명、수도회 장상 연합회 대표 10명、교황청 각 부서 책임자 23명、교황이 임명한 대의원 주교 31명 이렇게 총2백32명의 대의원들과 교황이 임명한 60명의 평신도 업저버들이 참석하였다. 비록 투표권은 없지만 1987년 시노드에는 시노드 사상 가장 많은 수의 평신도들이 참석하여 한달동안 교황이 직접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활발히 발언함은 물론 분과회의에서 대의원 주교들과 함께 교회의 발전을 위해 진지한 토의를 벌였다. 이러한 토의 내용들은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54개 항의「건의안」으로 정리되어 교황에게 제출되었던바、이번에 발표된 사도적 권고「평신도 그리스도인」은 말하자면 시노드 교부들의「건의안」에 대한 교황의 응답인 셈이다.
평신도 문제가 지니는 중요성에 비추어 이 시노드는 준비과정에서부터 광범위하게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키고자 하였다.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는 각국 교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우선 평신도 문제에 대한 설문을 중심으로 한「개요서」(Lineamenta)를 1985년에 각국 주교회의에 보냈고、각국 주교회의가 평신도들의 의견을 참작하여 보낸 이에 대한 응답을 토대로 1987년에「의안」「Instrumentum Laboris」을 작성、발표하여 각국 주교회의와 평신도들의 의견이 시노드에 반영되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였다.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는 1986년 9월 동경에서 개최된 제4차 총회에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의 대표주교들과 평신도 대표들이 함께 참석하여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준비한「개요서」를 중심으로 아시아 교회의 입장에서 이 시노드의 주제인 평신도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여 그 내용을 시노드에 반영한 바 있다.
한편 교황청 평신도위원회는1987년 5월 이태리의「로카 디 파파」에서 세계평신도 회의를 개최하고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준비한 시노드의「의안」에 대한 세계 각국 평신도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노드에 전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준비회의들에 참여한 바 있을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이 시노드에 평신도 업저버로 직접 참석한 바 있는 필자에게는 이번에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사도적 권고「평신도 그리스도인」은 커다란 기대와 애착을 느끼게 하는 문헌이기도 하다.
이 문헌은 시노드 후속으로 발표된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로는 네 번째 것(1979년「현대의 교리교육」1981년「가정 공동체」1984「화해와 참회」)이다. 이 문헌은 또한 요한 바오로 2세가 시노드 후속으로 발표한 사도적 권고로는 가장 긴 문헌으로 평신도들뿐만 아니라 모든 하느님의 백성의 필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헌은 전부 64개 항으로 서론 및 5개 장、그리고 맺음말로 구성되어 있다. 교리상으로나 스타일상으로 이 문헌을 수미일관되게 통합시켜 주고 있는 대주제는 포도원 일꾼의 비유(마태20、1~7)는 물론 포도나무와 포도원의 복음적 이미지이다. 서론에서 교황은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들어 포도원은 이 세상이며 평신도는 그곳에서 일하도록 소명을 받은 포도원 일꾼이므로『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마태20、4)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현대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투신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제1장의 제목은「나는 포도 나무이며 당신들은 가지입니다」로 교황은 여기서 신비로서의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의 존엄성을 다루고 있다.
제2장의 제목은「한 포도나무의 모든 가지들」로 교황은 여기서 친교로서의 교회의 생활에의 평신도의 참여를 다루고 있다.
제3장의 제목은「나는 당신들을 세상에 보내어 열매를 맺으라고 명했읍니다」로 교황은 여기서 선교사명을 지닌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의 공동책임을 다루고 있다.
제4장의 제목은「주님의 포도원의 일꾼들」로 교황은 여기서 선교 사명에로 소명을 받은 다양한 집단들、즉 젊은이, 노인、여성과 남성、병자와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제5장의 제목은「당신들이 많은 열매를 맺도록」으로 교황은 여기서 평신도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이어서 교회의 사명에 모든 이가 참여하도록 호소하고 시노드가 개최되었던 성모성년을 기념하여 성모께 기도드림으로써 결론을 맺고 있다.
한홍순
<교황청평신도위원회위원ㆍ외국어대 상경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