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은 성령 통해서
시인이 시를 쓰러면 시상이 떠올라야 된다. 음악가가 작곡을 하려면 악상이 떠올라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이 늘 시상이나 악상에 젖어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이아니더라도, 그리고 음악가가아니더라도 이따금씩 시상이 떠오르고 악상이 번쩍할 때가 있다. 이 시상을 글로 옮기고 악상을 약보로 옮기면 한수의 시를 쓴 것이고 한 장의 음악을 작곡한 것이다.
이것을 사람들은 영감(霙感)이라 한다. 영감을 자주 그리고 깊이 있게 심오하게 떠오르게 하여 만대에 작품을 남기면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시성(時聖)또는 악성이라 부른다. 이들은 인간재능 속에 부여된 신적(神的)인 아름다움을 발굴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거룩할「성」자가 붙는 것이다. 보통사람이 아니라 시인이나 음악가 외에도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분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기도 놀랄만한 영감을 받는다. 나도 신부로서 글을 쓸 때에 또는 내가 맡은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이야기 할 때에 이와 같은 영감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생명의 세계에 관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하느님이 직접 선택한 사람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신다. 이것을 통하여 말씀하신다. 이것을 계시(啓示)라 하는데 영원한 생명세계의 전자(前場)이랄 수 있는 자연생명의 세계의 사정은 하느님이 성부로서 창조의 신비를 예언자들을 시켜 계시하셨고, 예수 그리스도는 성자인 하느님으로서 직접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셨다. 이것을 구원사업이라 하여 새로운 창조라고 한다. 이 영원한 생명의 나라를 전하고 영속(永續)시키는 일은 성령의 영동(永動)을 통하여 특별한 사람들을 움직이며 성추하신다. 이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은 사도들과 그 협력자들, 후계자들을 통하여 면면히 이어지는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들이 전하고 가르친 것이 다 성서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사도들과 그 동반자들이 후계자들이 똑같은 것을 가르치고 쓰고 하지만 그 중에서 사도시대교회에서 공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인 일정한 글만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신약성서이다. 다른 성도들의 말씀이나 오늘날 훌륭한 사람들의 말도 성령의 영동을 받았겠지만 성서는 성령께서 지도하시는 교회가 공식적으로 계시 받은 책이라고 인정한 책들만이 그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책들이 27권으로 되어있는 신약성서이다.
신약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구원에 관한 직접적인 가르침을 사도들이 받아 인류에게 전한 말씀이지만교회가 27권의 책을 손에서 손으로 전수받은 것은 아니다.
이 책들이 우리들의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하느님의 불가사이 한 힘 즉 성령의 힘이 움직이며 전해졌다. 우선 사도들은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만 해도 그 말씀이 하느님의 말씀인지를 몰랐다가 성령을 받은 후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맡아(隊言)전하는 사명감을 느꼈고 마음이 굳세어져 세상에 대한 무서움을 떨쳐버리고 성령의 언어를 구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방에 전하게 되었다. 이것이 복음전파의 시작이며 이 사명은 사도들을 중심으로 한 교회성을 낳았고 이 사도전래의 교회를 통하여 복음전파는 온 세상에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된다. 신품을 받은 새신부가 심기일변 오직 복음전파에 몸 바쳐 일하는 용기를 받는 모습에서 사도들의 이미지를 눈으로 볼 수가 있다.
사도들은 주님한테서 너희는 성령을 받을 것이며 그 성령께서 모든 것을 생생하게 되새기게 해 주실 것이라는 확약을 받은 바 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사도들에게서 생생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 받은 목격시대의 사람들이었다. 사도들이 살아 활동하던 시대에는 글이 중요하지 않았고 오직 사도들의 목소리가 중요하였다. 그래서 이 시대를 복음전파의 구전시대(口傳時代), 학술적으로는「케릭마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사도들이 하나둘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면서 생생한 목소리는 희미해졌고 생생한 글이 중요하게 되었다. 복음은 요원의 불길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한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 불붙어 퍼져나가야 갔고 그러는 동안 시대는 흘러 사도들의 말대로 목격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깊은 잠에 빠졌으며 예수를 직접 아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졌다. 사도들의 만년의 시대는 50년에서 100년까지이고 이 기간에 그들은 복음의 내용을 글로 남겨 다음 세대에 넘겨주게 된다. 이글들이 신약성서이다. 신약성서 중에서 가장먼저 쓰여진 책은 사도 바오로의 서간인 데살로니카전 후서이다. 이 서간은 대략 51년경에 쓰여 졌다. 우리가 신약성서를 펴보면 제일 먼저 마태오 복음서가 나오고 잇달아 세 개의 복음서, 사도행전, 그리고 로마서를 위시한서 간편, 마지막으로 묵시록으로 끝난다. 그런데 이순서의 신약성서는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하여 편집한 것이 아니다 우선 복음서는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부활 후에 사도들에게 나타나신 내용으로 되어있지만 제일먼저 나온 복음서는 마르꼬복음서로 65년경에 나왔고 마지막 복음서는 요한복음서로 100년 이후에 나왔다. 그러니 복음서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최초의 문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마르꼬가 최초의 복음서를 쓰기 전에 다른 사도들과 그 협력자들은 여러 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웠고 그들은 편지의 형태로 글을 써 보내어 교회집회에서 큰소리로 낭도 하게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어는 곳에서나 들을 수 있게 하였다. 신자들은 이 편지들을 복사하여 자매교회와 교환해서 낭독하기도 하였다. 성령이 사도들에게 내리던 날을 교회의 창립일로 보고 있지만 서간편이 형성되던 시기는 교회의 본격적인 활동시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기록문서에 의한 복음전파시대의 주역은 사도 바오로이다. 우선 그의 첫 서간 데살로니까서는 첫 복음서인 마르꼬복음서보다 14년이나 먼저이고 그의 서간은 신약성서 27권의 절반이나 되는 13권이나 된다. 그는 성령의 방망이를 얻어맞고 사도로 직접 임명되면서 이사명을 수행했던 것이다. 이복음전파의 사명은 사도후시대에는 그들이 조직해놓은 교회에 이어져 수행하게 된다.
하느님의 성령이 물위를 휘돌리면서 세상만물을 창조하는 말씀의 창조력을 발휘하였고 같은 성령이 동정녀 마리아위에 머무르시어 그 말씀을 구세주로 탄생시켰고, 그 성령이 사도들 머리위에 내리시면서 교회를 탄생시켰다 이제 교회 안에 그 성령이 살으시면서 생명의 말씀을 온 세상에 뿌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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