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가톨릭대학자인 정의채 신부가 제8차 세계 주교시노드에 참가하여 발표한「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이라는 제하의 내용과 시노드 토의내용을 종합한 세계 시노드참가기이다.
I. 머리말
제8차 시노드가 금년 9월 30일부터 10월 28일까지 로마에서 열렸다. 그 주제는「현대상황 안에서의 상제양성」이었다. 그리고 금년은 시노드를 개최한지 25주년이되는 해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이런 계기에 사제성소의 큰 위기를 맞고있는 교회가「사제양성」을 주제로 선정한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
나는 주교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 주교대표자회의인 시노드에는 전문위원(Auditor)으로 참가한 셈이다. 처음에 이런 말을 전해 들을 때 극구 사양하였었다. 왜 내가 로마로부터 지명되느냐고 거듭 사양의 뜻을 표하며 이유를 물었더니 서울 대신학교의 근년의 변화와 서울 대신학교에서 울린 안(세계 모든 신학교가 시노드 준비관계로 올린 것)이 서울 교황대사관에서도 좋게 보았고 특히 로마에서도 면밀히 검토하고 높이 평가하였다는 이야기였다. 이 점 동료 교수신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런 저런 간곡한 설득이 있어 참가를 수락하였다. 그리고나서 출발하기 몇일전 FAX편으로「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약17분간에 걸쳐 교황님 임석하에 시노드 교부들 (주교들) 앞에서 발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처음에 참가를 수락할 때는 단순히 참가만 하고 한국의 성소 실정에 대한 질문 있으면 대답할 정도로 알았다. 또 교황대사관 측에서도 그런 식으로 알려주었다. 그러나 막상 이런 큰 제목을 받고나니 몹시 당혹스러웠다.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몇몇 교수신부님들과의 회의를 거쳐 어느정도 초안을 만들어 갖고 로마로 떠났던 것이다. 현지에 가서 상황을 보고 중언부언을 피하고자 하였고 또 새로운 면도 부각되어 수정을 하여 발표하게된 것 (원문) 이 아래에 소개하는 글이다.
이번 시노드에 참가함으로써 가톨릭교회의 놀라운 면을 체험하게 된 것은 은혜이다. 이른바 서방세계, 자유세계 대표 전원이 참여한 것은 물론이고 사상 처음으로 백러시아,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레토니아 등 소련 연방국가들을 비롯하여 폴란드, 동독, 유고, 체코, 불가리아, 헝가리 등 동구제국이 공산주의에서 해방되어 참가한 것이 놀랍기만 하였다. 또한 베트남대표 주교들은 폐회 2~3일 전에 출국이 허용되어 참가하였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중국 본토에서는 대표들이 참가치 못했었다. 총 참가자는 명단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시노드 교부 250명 전문위원 60명 등 도합 310명이었다. 전문위원을 중에는 성소양성에 직접 관련된 신학교책임자 수명과 여타 성직자들 그리고 수녀, 평신도 등 심리학과 여타 분야의 교수급 전문가들이 여러분 있었다. 동양 전체에서 신학교 당국자로서 주제 발표를 한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II. 본인의 발표전문
지극히 거룩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하와 추기경님들, 그리고 주교님들과 그리스도 안에 형제 자매들 앞에서 제8차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에서 말씀드리게 된 것을 하느님의 큰 은혜이며 교회가 저에게 내려주신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에게 주어지 제목은「가톨릭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입니다. 저의 미약한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부르심에 순명하는 정신으로 몇 가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 서울 대신학교 현황
먼저 저는 제가 봉사하고 있는 한국 서울 관구 대신학교의 현황에 대해 간단한 소개 말씀을 드리고 본론으로 옮겨 가겠습니다. 현재(1990년) 전체 학생수는 744명입니다. 신학원에 있는 신학생들은 431명입니다. 기숙사에 있지 않는 학생들 중에서 군복무 중에 있는 학생이 228명입니다. 그리고 수도자 신학생이 89명이고 휴학 중에 있는 학생이 42명입니다. 그리고 수녀와 평신도는 72명입니다.
사제 서품자 현황을 말씀드리면 1987년 2월에 39명, 1988년 2월에 41명, 1989년 2월에 50명, 1990년 2월에 79명 그리고 1991년 7월에는 약 75명이 배출될 예정입니다.
그 밖에도 성소 지망자들의 증가로 지난 20년 동안에 3개 대신학교가 증설되었고 1991년에 또 하나의 신학교가 그리고 1992년에는 하나나 둘의 대신학교가 설립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1992년에는 남한에 6개나 7개의 대신학교가 있게 됩니다. 이런 대신학교의 숫자는 3백만에 가까운 신자수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20년동안 한국 신자수는 1백50% 이상 증가하였으며 그것은 대부분 개종에 의한 것입니다. 지금은 약 1천5백명의 대신학생들이 남한에 있습니다.
2. 가톨릭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
이제 본론으로서 이번 시노드의 의안 초안「현대 상황에서의 사제 양성」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오늘의 사회는 매우 다원적인 사회이며 학무의 세계도 또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도 다원적입니다.
우리 한국 사회는 급변하는 현대사의 축소판입니다. 우리 한국은 제2차 대전으로 식민지 시대에서 해방되었으나 곧이어 남북의 비극적 전쟁을 3년간 치루었고 독재 군사정권의 출현과 젊은 학생들의 끝없는 항쟁을 겪으며 지난45년을 지내왔습니다. 또한 한반도는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경제적 발전도 이루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종교가 당면하는 윤리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문제 또한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가톨릭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에 국한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수세기 동안 서구사회가 유물론과 무신론의 도전을 받아왔으며 더 나아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 아주 다원적인 사회로 이동하였습니다. 한국사회는 오랜 유교의 전통이 무너지고 다원화 사회 산업사회 혹은 탈산업 사회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한국 사회는 큰 혼란 특히 윤리적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리스도교적인 역할 특히 인군옹호와 정의와 평화가 기여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사회의 큰 변동 중에서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아시아 종교들인 유교와 불교의 영향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크게 쇠퇴하여 갔습니다. 개신교도 어느 시기에는 이런 면에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종교 사회 현상은 지난 수십년간 한국에 일어난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 직면한 불교와 유교 더 나아가 개신교는 지난 20년 혹은 30년간 이런 조락에서 회복되기 위해 그들이 경영하는 큰 대학을 안에 불교대학, 유교대학 더 나아가서는 그리스도교 신학대학을 설립함으로써 큰 역할을 하게 하여 정신적 종교적 활기를 불어 넣는 작용을 하여 왔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좋은 스님이나 좋은 목사들을 배출하였으며 평신도들을 양성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 종교들은 오늘에 이르러서 다시 활기넘치게 되었습니다. 종합대학 안에서의 건전한 종교학 내지 신학교육, 신학생 교육은 가톨릭교회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신학교가 그러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교회는 오늘날 많은 수의 사제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오늘날 더 좋은 사제 즉 양질의 사제들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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