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9일 발표된 새회칙「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socialis)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위 10년 동안 반포된 일곱 번째의 회칙이며, 사회적 성격을 띤 것으로는 1981년에 반포된「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에 이어 두 번째 것이다.
1987년 12월 30일자로 반포된 새회칙「사회적 관심」은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의 반포 20주년(1987년 3월 20일)을 기념하고 그 가르침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으로 20주년 전 바오로 6세가 강조한 발전의 도덕적 성격을 재확인하면서 과거 20년 동안 전개되어온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상황에 비추어 발전 문제를 다루고 있다.
회칙「노동하는 인간」이 인간의 노동을 인간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새회칙「사회적 관심」은 발전을 민족들의 공동선의 관점에서 사회문제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다. 교황은발전의 진정한 개념을 경제적 차원뿐만 아니라 문화적, 도덕적, 정신적 차원에서 그리고 평화와의 관계 차원에서 강조하면서, 전세계 모든 민족들에게 발전의 엄청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
새회칙은 전부 7개장(49개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회칙은 먼저 제1장 서론에서 회칙을 반포하게 된 동기와 목적을 다룬 다음 제2장에서 바오로 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의 독창성에대해 설명하고 제3창성에서는 현대 세계의 저개발상황과 그 원인을 분석한다. 새회칙은 이어서 제4장에서는 진정한 인간적발전의 개념을 제시하고 제5장에서는 발전에 대한 장애요인들을 신학적으로 분석하며 제6장에서는 지침을 제시한 다음 제7장 결론에서 발전을 위한 연대성의 실천을 강조한다.
새회칙「사회적 관심」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제1장(1-4항)
교황은 제1장 서론에서 새회칙을 발표하게 된 밝히고 있다. 교황은 우선 새회칙의 목적을 (1)바오로 6세의 역사적 문인이 회칙 「민족들의 발전」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2)역대 교황들의 선례를 좇아 사회교리의 끊임없는「쇄신」과「계속성」을 재확인하고자 하는데 있음을 밝히면서 20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는 현재의 역사적 상황에 비추어볼 때 회칙「민조들의 발전」의 가르침은 80년대 말에 접어든 오는 날에도 양심에의 호소력을 그대로 지나고 있다고 역설한다.
교황은 또한 세계의 상황이 과거 20년 동안 눈에 띄게 면화하였고 전혀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기도 하였음을 지적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새회칙의 목적을 현대 세계에 대한 신학적 탐구를 통해 회칙「민족들의 발전」에서 제시된 제안들에 맞추어 발전의 보다 충실한 개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몇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하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2장 회칙「민족들의 발전」의 독창성 (5~10항)
교황은 새회칙의 제2장에서 바오로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이 교회의사회 교리를「계속성」과「쇄신」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회칙이 사회문제에 대한 공의회의 가르침, 특히「현대세계의 사목헌장」(Caudium et spes)의 가르침에 응답하여 이를 민족들의 발전과 저개발문제에 적용한 문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요한바오로 2세는 가난한 사람들의「슬픔」과「번뇌」는 바로 그리스도를 따라르는 신자들의「슬픔」과「번뇌」임을 천명한「현대세계의 사목헌장」의 기본정신에 따라「빈곤」과「저개발」이야말로 현대의 가난한 사람의「슬픔」과「번뇌」라는 기본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바오로 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회칙이 발전 문제에 대한 가르침으로서 지니는 독창성을 다음과 같이 세가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1. 회칙「민족들의 발전」은 단지「경제적」「사회적」인 것으로만 보이던 민족들의「발전」문제의「윤리적」「문화적」성격을 강조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교회의 개입의 정통성과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이 회칙은 교회의 사회교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사람들의 생활과 사회의생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지상 현실에 적용하며「성찰의 원리」「판단 기준」및「행동 지침」을 제공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 주었다.
이 회칙은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특히「도덕적 행위」를 위한 실천적 지침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교회가 민족들의 발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고 해서 자기고유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으로 비단 받을 수는 없다.
2. 회칙「민족들의 발전」은 사회문제에 대한 사회교리의 시각을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시켰다. 이 회칙은 사회문제가 대체로 국내 문제로만 머물지 않고 국제적 요인들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세계적 차원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회칙은 선진국들이 개발도시국들보다 수적으로 훨씬 많으며 발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그것을 누리는 사람들 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간의 생활수단의「불평등 분배」로부터 생기는 심각한 문제를 분석하면서 하나의「도덕적 사실」을 확인하였다. 즉 이 회칙은 부유한 나라들의 정치지도자들과 시민들은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책임의 정도에 따라 자신들의 개인적 결정이나 정부의 정책결정에 자신들의 행위와 수많은 사람들의 빈곤과 저개발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도덕적 의무, 즉「연대성의 의무」를 강조한 것이다.
이 회칙의 독창성은 또한 발전의 개념을 세계적 상호의존성의 시각에서 파악하여 진정한 발전은 대중의 발전을 희생하고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차원을 합당하게 고려하지 않고 이룩된 단순한 부의 축적이나 재화와 서비스의 양적인 증가에 있지 않다는 기본적 통찰을 제시한데에도 있다.
3. 바오로 6세의 회칙「민족들의 발전」은 교회의 사회 교리전반과 발전의 개념자체에 대하여 독창적인 공헌을 하였다. 이러한 독창성은 이 회칙의 결론 분부의『발전은 평화의 새 이름이다』라는 구절에 잘 나타나 있다. 사실 사회문제가 세계적 차원을 지니고 있음을「정의에의 요구」가 바로 이차원에서가 아니면 충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요구를 무시하게 되면 많은 경우에 전쟁의 발단이 되었던 것처럼 불의의 희생자들 사이에 폭력으로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유혹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가 이데올로기에 따라 양대 진영으로 분열되어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위험은 훨씬 더 큰 것이다.
한편 민족들의 발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쓰일 수 있거나 쓰여져야 할 막대한 자금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무기의 축적을 증대시키는데 이용된다면 실직적인 우선순위가 전도될 것이다. 『발전이 평화의 새 이름』이라면 전쟁과 군사적 준비는 민족들의 완전한 발전의 주요한 적이다.
평화는 사람들 사이에 보다 완전한 정의가 실현될 때 가능한 것이다. 정의의존중과 실질적 평화의 건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에 비추어볼 때, 회칙「민족들의 발전」의 이 새로운 요소는「영구적이고 현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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